[끈질긴K] 주름 개선·모공 축소?…‘오존’ 내뿜는 플라스마 미용기기

입력 2019.09.17 (21:29) 수정 2019.09.18 (08: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요즘 주름 개선과 피부 탄력은 물론 아이들의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며 시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른바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로 불리는 제품들인데요,

이 제품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용 시 인체에 큰 해를 주는 급성 독성물질 '오존'이 대량 발생하는 것으로 KBS 시험 결과 확인됐습니다.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에서 오존이 얼마나 발생하고 또 위험한 것인지 끈질긴 K가 검증해 봤습니다.

[리포트]

시중에 판매되는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의 광고입니다.

주름 개선과 피부 미백은 물론 모공이 축소된다고 선전합니다.

최근 2, 3년간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면세점 판매원/음성변조 : "여드름이나 주름이나 모공 축소, 미백, 보습 이런 거 하루에 10분씩만 하시면... 저희 홈쇼핑에서도 광고 몇 번 나갔었고요. 중국 분들도 많이 사가요."]

또 다른 플라스마 미용기기 판매점.

[백화점 판매원/음성변조 : "아기가 이걸 긁어요. 굉장히 심하게. 되게 심하거든요. 이런 애들이 4주, 6주, 8주 쓰면 완화가 다 많이 되는 거예요. 이건 임상시험을 한 거예요."]

그런데 이 플라스마 미용기기에서, 오존이 대량 검출된다는 제보가 KBS에 접수됐습니다.

실제로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오존 냄새로 보이는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취재팀은 오존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공인 인증기관에 시험을 의뢰했습니다.

시험 대상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4개를 선정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사용자의 실제 사용환경을 고려하여 시험을 설계했습니다.

[이종태/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우리 피부에 밀착해서 있는 것이잖아요. 측정할 때 밀착한 형태, 그런 시뮬레이션을 모사해서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고요."]

제품과 피부가 닿는 부위에 0.5cm 떨어진 상태로 제품 권장 사용 시간인 10분 동안의 오존 발생량을 측정했습니다.

6초에 한 번씩 오존을 측정해 10분 동안의 최대치와 평균치를 산출했습니다.

제품마다 이러한 과정을 세 번씩 반복한 뒤, 각 결과들의 평균값을 다시 구했습니다.

시험 결과, 제품별로 적게는 0.273ppm, 많게는 1.364ppm의 오존이 검출됐습니다.

제품별 최댓값만 놓고 보면, 각각 0.712ppm부터 2.691ppm까지 수치가 높아집니다.

보통 대기의 경우 오존 농도가 0.12ppm이 되면 오존 주의보가 내려집니다.

그런데 피부관리기를 사용할 때 오존 주의보 수준을 훨씬 넘는 농도의 오존이 뿜어져 나오는 겁니다.

[이종태/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10분 동안 이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한 시간 동안 오존 주의보가 발령된 그런 공간에서 내가 생활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거죠."]

미국 식품의약청인 FDA의 의료기기 오존 방출 기준은 0.05ppm.

이걸 기준으로 보면, 이번에 실험한 제품에선 무려 기준치의 54배에 달하는 오존이 나온 셈입니다.

오존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기 중에 늘 존재합니다.

문제는 기준치를 넘은 높은 농도의 오존에 노출될 경우입니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눈에 염증이 생기고 폐나 기관지 등의 세포가 손상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급성 독성물질이 오존입니다.

[홍윤철/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오존의 농도가 높은 날 사망률이 증가하기도 하고요.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량의 오존을 뿜어내는 피부 미용기기.

해당 제품을 만든 제조사들의 입장은 무엇인지, 그리고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 당국의 문제점은 없는 지에 대해선 내일(18일) 추가 보도할 예정입니다.

끈질긴 K, 박진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끈질긴K] 주름 개선·모공 축소?…‘오존’ 내뿜는 플라스마 미용기기
    • 입력 2019-09-17 21:34:07
    • 수정2019-09-18 08:46:26
    뉴스 9
[기자] 요즘 주름 개선과 피부 탄력은 물론 아이들의 아토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며 시중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른바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로 불리는 제품들인데요, 이 제품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용 시 인체에 큰 해를 주는 급성 독성물질 '오존'이 대량 발생하는 것으로 KBS 시험 결과 확인됐습니다.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에서 오존이 얼마나 발생하고 또 위험한 것인지 끈질긴 K가 검증해 봤습니다. [리포트] 시중에 판매되는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의 광고입니다. 주름 개선과 피부 미백은 물론 모공이 축소된다고 선전합니다. 최근 2, 3년간 플라스마 피부 미용기기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면세점 판매원/음성변조 : "여드름이나 주름이나 모공 축소, 미백, 보습 이런 거 하루에 10분씩만 하시면... 저희 홈쇼핑에서도 광고 몇 번 나갔었고요. 중국 분들도 많이 사가요."] 또 다른 플라스마 미용기기 판매점. [백화점 판매원/음성변조 : "아기가 이걸 긁어요. 굉장히 심하게. 되게 심하거든요. 이런 애들이 4주, 6주, 8주 쓰면 완화가 다 많이 되는 거예요. 이건 임상시험을 한 거예요."] 그런데 이 플라스마 미용기기에서, 오존이 대량 검출된다는 제보가 KBS에 접수됐습니다. 실제로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오존 냄새로 보이는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취재팀은 오존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공인 인증기관에 시험을 의뢰했습니다. 시험 대상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4개를 선정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사용자의 실제 사용환경을 고려하여 시험을 설계했습니다. [이종태/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우리 피부에 밀착해서 있는 것이잖아요. 측정할 때 밀착한 형태, 그런 시뮬레이션을 모사해서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고요."] 제품과 피부가 닿는 부위에 0.5cm 떨어진 상태로 제품 권장 사용 시간인 10분 동안의 오존 발생량을 측정했습니다. 6초에 한 번씩 오존을 측정해 10분 동안의 최대치와 평균치를 산출했습니다. 제품마다 이러한 과정을 세 번씩 반복한 뒤, 각 결과들의 평균값을 다시 구했습니다. 시험 결과, 제품별로 적게는 0.273ppm, 많게는 1.364ppm의 오존이 검출됐습니다. 제품별 최댓값만 놓고 보면, 각각 0.712ppm부터 2.691ppm까지 수치가 높아집니다. 보통 대기의 경우 오존 농도가 0.12ppm이 되면 오존 주의보가 내려집니다. 그런데 피부관리기를 사용할 때 오존 주의보 수준을 훨씬 넘는 농도의 오존이 뿜어져 나오는 겁니다. [이종태/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10분 동안 이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한 시간 동안 오존 주의보가 발령된 그런 공간에서 내가 생활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거죠."] 미국 식품의약청인 FDA의 의료기기 오존 방출 기준은 0.05ppm. 이걸 기준으로 보면, 이번에 실험한 제품에선 무려 기준치의 54배에 달하는 오존이 나온 셈입니다. 오존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기 중에 늘 존재합니다. 문제는 기준치를 넘은 높은 농도의 오존에 노출될 경우입니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눈에 염증이 생기고 폐나 기관지 등의 세포가 손상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급성 독성물질이 오존입니다. [홍윤철/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오존의 농도가 높은 날 사망률이 증가하기도 하고요.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량의 오존을 뿜어내는 피부 미용기기. 해당 제품을 만든 제조사들의 입장은 무엇인지, 그리고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 당국의 문제점은 없는 지에 대해선 내일(18일) 추가 보도할 예정입니다. 끈질긴 K, 박진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