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연세대 류석춘 교수는 누구?

입력 2019.09.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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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수업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한 뒤 항의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

류 교수는 '매춘 권유'가 아닌 '조사 권유'였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류 교수가 자신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 일베는 대한민국 정통성 사랑하는 곳?

2006년 11월, 류 교수는 경향신문이 주최한 ‘진보개혁의 위기’ 좌담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테러에 빗댑니다.

"좌파, 진보가 우리 보고 극우, 수구라고 하던데 극우는 테러하는 안중근 같은 사람이지 난 연필 하나도 못 던진다".

2015년에는 '배나TV'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새는 일베(일간베스트)를 보고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알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전파력이 커진 사이트가 됐죠. 한편으로는 아주 순박한 삶의 애환에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현대사의 깊숙한 것까지 아는 고수들이 숨어있는 사이트더라고요."

인터넷 방송 ‘배나TV’에 출연해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대해 말하는 류석춘 교수인터넷 방송 ‘배나TV’에 출연해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대해 말하는 류석춘 교수

많은 사람들이 일베와 타 사이트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전형적인 이중잣대의 구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중략) 일베의 어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사랑하는 지향, 그것을 우리가 칭찬해주지 못할망정 왜 비난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발언은 이어집니다.

"패륜적이라고 할 때에 일베가 보여주는 특성이 좀 있는데 그게 무슨 실제 생활에서 실천이 되면 패륜적이라고 할 부분이 있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그냥 사이트에서 자기들끼리 희희덕거리면서 즐기는 유희용 멘트들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실 인터넷에 우리가 내용을 가지고 시비를 걸 사이트가 너무 많죠. 대표적인게 북한을 추종하는 사이트가 얼마나 많아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내던 2017년 7월, '당의 미래에 대한 쓴소리를 듣는' 청년 간담회 자리에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선점하는 일은 당이 할 일이 아니라 정치평론가들이 할 일"이라면서 "일베하세요. 일베 많이 하시고"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학자' 류석춘 교수는 어떤 사람일까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식민지 근대화론’ 옹호

류 교수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7년 연세대학교 정교수로 임용됐고, 2005년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 대표를 지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학계의 대표적 우파 인사로 꼽힙니다.

출간한 책 중에는 근현대사 관련 서적이 많습니다. 2015년에는 <이승만 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을 남정우 작가와 함께 썼습니다.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올라온 책 소개 페이지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올라온 책 소개 페이지

2017년 "박정희 탄생 100주년"(출판사 책 소개문 발췌)을 맞아 출판된 "박정희 바로 보기 : 우리가 알아야 할 9가지 진실"이라는 책에서는 '박정희가 노동자를 착취했다고? - 중산층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나요'라는 장(章)을 썼는데, 이 내용은 2018년 260여 쪽짜리 책으로 따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하기는커녕 중산층으로 키워 냈다'는 게 출판사가 요약한 핵심 내용입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아시아연구기금이라는 재단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는데, 이 재단은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돈으로 설립된 곳이라 논란이 됐습니다.

1999년, 직접 창간에 참여했던 '전통과 현대'라는 계간지에 '식민지배의 다양성과 탈식민지의 전개: 한국을 중심으로’라는 글을 실었는데, 이때“식민지 근대화론은 단절된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류 교수는 23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의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번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같은 날 YTN ‘최형진의 오~뉴스!’에 출연해 류 교수가 오만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위안부가 완전히 강제적으로 연행되었다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연구도 하지 않은 류 교수는 일본 쪽의 주장을 그대로 말하거나 더해서 말했다”며 "제가 낸 책이나 좀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류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http://sclew.yonsei.ac.kr)에 기고문과 연구 실적 등을 올려 두고 있습니다. 직접 쓴 책 본문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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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연세대 류석춘 교수는 누구?
    • 입력 2019-09-24 16:33:02
    취재K
지난 19일, 수업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한 뒤 항의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

류 교수는 '매춘 권유'가 아닌 '조사 권유'였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류 교수가 자신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 일베는 대한민국 정통성 사랑하는 곳?

2006년 11월, 류 교수는 경향신문이 주최한 ‘진보개혁의 위기’ 좌담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테러에 빗댑니다.

"좌파, 진보가 우리 보고 극우, 수구라고 하던데 극우는 테러하는 안중근 같은 사람이지 난 연필 하나도 못 던진다".

2015년에는 '배나TV'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새는 일베(일간베스트)를 보고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다 알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전파력이 커진 사이트가 됐죠. 한편으로는 아주 순박한 삶의 애환에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현대사의 깊숙한 것까지 아는 고수들이 숨어있는 사이트더라고요."

인터넷 방송 ‘배나TV’에 출연해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대해 말하는 류석춘 교수
많은 사람들이 일베와 타 사이트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전형적인 이중잣대의 구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중략) 일베의 어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사랑하는 지향, 그것을 우리가 칭찬해주지 못할망정 왜 비난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발언은 이어집니다.

"패륜적이라고 할 때에 일베가 보여주는 특성이 좀 있는데 그게 무슨 실제 생활에서 실천이 되면 패륜적이라고 할 부분이 있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그냥 사이트에서 자기들끼리 희희덕거리면서 즐기는 유희용 멘트들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실 인터넷에 우리가 내용을 가지고 시비를 걸 사이트가 너무 많죠. 대표적인게 북한을 추종하는 사이트가 얼마나 많아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내던 2017년 7월, '당의 미래에 대한 쓴소리를 듣는' 청년 간담회 자리에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선점하는 일은 당이 할 일이 아니라 정치평론가들이 할 일"이라면서 "일베하세요. 일베 많이 하시고"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학자' 류석춘 교수는 어떤 사람일까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식민지 근대화론’ 옹호

류 교수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7년 연세대학교 정교수로 임용됐고, 2005년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 대표를 지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학계의 대표적 우파 인사로 꼽힙니다.

출간한 책 중에는 근현대사 관련 서적이 많습니다. 2015년에는 <이승만 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을 남정우 작가와 함께 썼습니다.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올라온 책 소개 페이지
2017년 "박정희 탄생 100주년"(출판사 책 소개문 발췌)을 맞아 출판된 "박정희 바로 보기 : 우리가 알아야 할 9가지 진실"이라는 책에서는 '박정희가 노동자를 착취했다고? - 중산층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나요'라는 장(章)을 썼는데, 이 내용은 2018년 260여 쪽짜리 책으로 따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하기는커녕 중산층으로 키워 냈다'는 게 출판사가 요약한 핵심 내용입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아시아연구기금이라는 재단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는데, 이 재단은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돈으로 설립된 곳이라 논란이 됐습니다.

1999년, 직접 창간에 참여했던 '전통과 현대'라는 계간지에 '식민지배의 다양성과 탈식민지의 전개: 한국을 중심으로’라는 글을 실었는데, 이때“식민지 근대화론은 단절된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류 교수는 23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의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번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같은 날 YTN ‘최형진의 오~뉴스!’에 출연해 류 교수가 오만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위안부가 완전히 강제적으로 연행되었다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연구도 하지 않은 류 교수는 일본 쪽의 주장을 그대로 말하거나 더해서 말했다”며 "제가 낸 책이나 좀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류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http://sclew.yonsei.ac.kr)에 기고문과 연구 실적 등을 올려 두고 있습니다. 직접 쓴 책 본문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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