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 니코틴 허위서류로 세관 통과”…3년간 1,400억 탈세

입력 2019.09.25 (21:30) 수정 2019.09.25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액상 니코틴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금은 줄줄 새고 있다는데요.

법의 허점을 이용한 액상 니코틴 수입업자들의 꼼수,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점.

흔히 담배 하면 잎을 떠올리지만, 여기서 파는 건 대부분 '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 제품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모든 게 줄기로 나와요. 니코틴은. 다 줄기예요."]

담배 줄기에는 니코틴 양도 적은데다, 추출 방법도 까다롭습니다.

그런데도 왜 대부분이 줄기 니코틴일까?

세금을 안 내기 위한 꼼수입니다.

현행법상 담배 '잎'에서 추출한 것만 담뱃세를 부과하도록 돼 있습니다.

줄기에서 추출했다고 신고하면 1㎖에 1,800원 가량의 세금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잎 니코틴이 수입 과정에서 줄기 니코틴으로 둔갑하는 건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수입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줄기 니코틴이 아니에요.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인데 중국 제조업체에 요구를 하면 줄기 니코틴이라고 서류를 만들어줘요."]

관세당국도 어디에서 추출한 니코틴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이러다 보니 '줄기 니코틴'은 최근 3년간 120배 넘게 수입이 급증했고, 1,4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샌 것으로 추정됩니다.

[임동욱/관세청 통관기획과 : "DNA 성분이 줄기나 뿌리나 잎이나 동일해서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최근 관세당국은 줄기 니코틴의 근거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빠져나갈 구멍은 있습니다.

["중국 업체에서는 관세청에서 요구하는 (추가) 자료를 맞춰 줄 수 있으니, 안전하게 수입을 해도 된다고 업체들한데 설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담배 줄기나 뿌리를 담배에 포함시키자는 담배법 개정안은 3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줄기 니코틴 허위서류로 세관 통과”…3년간 1,400억 탈세
    • 입력 2019-09-25 21:32:37
    • 수정2019-09-25 21:51:44
    뉴스 9
[앵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액상 니코틴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세금은 줄줄 새고 있다는데요.

법의 허점을 이용한 액상 니코틴 수입업자들의 꼼수,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점.

흔히 담배 하면 잎을 떠올리지만, 여기서 파는 건 대부분 '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 제품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은 모든 게 줄기로 나와요. 니코틴은. 다 줄기예요."]

담배 줄기에는 니코틴 양도 적은데다, 추출 방법도 까다롭습니다.

그런데도 왜 대부분이 줄기 니코틴일까?

세금을 안 내기 위한 꼼수입니다.

현행법상 담배 '잎'에서 추출한 것만 담뱃세를 부과하도록 돼 있습니다.

줄기에서 추출했다고 신고하면 1㎖에 1,800원 가량의 세금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잎 니코틴이 수입 과정에서 줄기 니코틴으로 둔갑하는 건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수입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줄기 니코틴이 아니에요.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인데 중국 제조업체에 요구를 하면 줄기 니코틴이라고 서류를 만들어줘요."]

관세당국도 어디에서 추출한 니코틴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이러다 보니 '줄기 니코틴'은 최근 3년간 120배 넘게 수입이 급증했고, 1,4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샌 것으로 추정됩니다.

[임동욱/관세청 통관기획과 : "DNA 성분이 줄기나 뿌리나 잎이나 동일해서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최근 관세당국은 줄기 니코틴의 근거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빠져나갈 구멍은 있습니다.

["중국 업체에서는 관세청에서 요구하는 (추가) 자료를 맞춰 줄 수 있으니, 안전하게 수입을 해도 된다고 업체들한데 설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담배 줄기나 뿌리를 담배에 포함시키자는 담배법 개정안은 3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