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팩톡] 화성용의자 찾은 DNA 채취, 내년부턴 금지?

입력 2019.09.28 (12:00) 수정 2019.10.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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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기 미제사건이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지목돼 수사가 재개됐습니다. 과학수사 기술이 발달한 덕분인데요.

과거엔 채취할 수 없었던 용의자의 DNA를, 보관 중인 증거물에서 결국 찾아낸 겁니다. 경찰이 이를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DB)에 넣어 돌려봤더니 25년째 복역 중인 이 모 씨의 것과 일치해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건데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첨단 DNA 수사기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범죄자의 DNA를 채취해 보관하기 시작했는데요. 모든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고 재범의 우려가 높은 살인, 강간, 강도, 특수절도 등 11개 주요 범죄에 한합니다. 범죄자 DNA DB(데이터베이스)에 지난해 말까지 축적된 데이터는 23만 3천 건이 넘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지난 30년간 특정하지 못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겁니다. 과거엔 그냥 피의자의 DNA와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가 서로 같은 것인지를 맞춰보는 1:1 매칭 정도만 가능했거든요.

DB 구축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명 `DNA법'이 제정되면서 가능해졌어요,

그런데!

일각에선 내년부터 `강력범죄자의 DNA 채취가 불가능해진다', `DNA법이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나온 헌법재판소의 판단 때문인데요. 당시 헌재는 DNA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말까지 문제가 된 법 조항을 고치라고 주문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해당 법 조항은 효력을 잃게 되는 거죠. 이를 두고 많은 언론이 "내년부터 DNA법이 유명무실화됐다"는 식의 보도를 했고, 기사를 본 상당수의 누리꾼은 "헌재 결정으로 앞으로 강력범죄자의 DNA 채취를 못 하게 됐다", "범죄자 보호하는 나라냐?", "경찰은 뭘로 수사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어요.

정말 헌재의 판단으로 내년부터 흉악범죄자의 DNA 채취를 할 수 없게 된 걸까요? 장기 미제사건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강력한 도구는 이대로 사라지게 되는 걸까요?? <똑똑팩톡>이 면밀히 따져봤습니다.

더불어 해외 주요국 사례, 논란점 등 범죄자 DNA 채취를 둘러싼 다양한 맥락과 상식도 함께 설명해드립니다.


영상을 보지 않는 분들을 위해 핵심 요점을 정리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요점 정리]

검증 대상: 헌재 판결로 범죄자 DNA 채취 전면 금지되나?

●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8월 DNA법에 대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DNA를 강제로 채취할 때 대상자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는 부분이었음. 법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본 건 아냐.

● 헌재는 위헌의 소지가 있는 법 항목을 올해 말까지 개정하라고 주문. 이후 `강제 채취' 부분에 대한 법적 효력은 사라진 상태지만, 연내든 내년이든 국회가 법을 개정하면 법적 효력 회복.

● "채취 대상자의 대부분이 DNA 채취를 거부해 법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 대상자가 DNA 채취를 거부해 영장을 받아 집행한 비율은 전체의 1% 미만에 불과. (2010~2018년 통계)

● 헌재가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개정안 2건이 국회에 계류 중. 서둘러 심사하면 연내 처리 가능.

☞ 따라서 "헌재 판결로 내년부터 범죄자 DNA 채취가 불가능해졌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님!


똑똑팩톡은 한 주를 뜨겁게 달군 긴가민가한 이슈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짚어드리고 현명하게 미디어를 소비하는 노하우까지 알려드리는 본격 `팩트체킹&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입니다. 주목받진 못했지만 꼭 알아둬야 할, 혹은 알아두면 좋은 정보도 함께 다룹니다.

"오늘도 아무런 의심 없이 뉴스를 보셨나요? 아니면 속는 셈 치고 뉴스를 보셨나요? 가짜뉴스 퇴치 프로젝트, 똑똑팩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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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똑팩톡] 화성용의자 찾은 DNA 채취, 내년부턴 금지?
    • 입력 2019-09-28 12:00:24
    • 수정2019-10-04 18:12:22
    팩트체크K
최근 장기 미제사건이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지목돼 수사가 재개됐습니다. 과학수사 기술이 발달한 덕분인데요.

과거엔 채취할 수 없었던 용의자의 DNA를, 보관 중인 증거물에서 결국 찾아낸 겁니다. 경찰이 이를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DB)에 넣어 돌려봤더니 25년째 복역 중인 이 모 씨의 것과 일치해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건데요.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첨단 DNA 수사기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범죄자의 DNA를 채취해 보관하기 시작했는데요. 모든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고 재범의 우려가 높은 살인, 강간, 강도, 특수절도 등 11개 주요 범죄에 한합니다. 범죄자 DNA DB(데이터베이스)에 지난해 말까지 축적된 데이터는 23만 3천 건이 넘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지난 30년간 특정하지 못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겁니다. 과거엔 그냥 피의자의 DNA와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가 서로 같은 것인지를 맞춰보는 1:1 매칭 정도만 가능했거든요.

DB 구축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명 `DNA법'이 제정되면서 가능해졌어요,

그런데!

일각에선 내년부터 `강력범죄자의 DNA 채취가 불가능해진다', `DNA법이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나온 헌법재판소의 판단 때문인데요. 당시 헌재는 DNA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말까지 문제가 된 법 조항을 고치라고 주문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해당 법 조항은 효력을 잃게 되는 거죠. 이를 두고 많은 언론이 "내년부터 DNA법이 유명무실화됐다"는 식의 보도를 했고, 기사를 본 상당수의 누리꾼은 "헌재 결정으로 앞으로 강력범죄자의 DNA 채취를 못 하게 됐다", "범죄자 보호하는 나라냐?", "경찰은 뭘로 수사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어요.

정말 헌재의 판단으로 내년부터 흉악범죄자의 DNA 채취를 할 수 없게 된 걸까요? 장기 미제사건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강력한 도구는 이대로 사라지게 되는 걸까요?? <똑똑팩톡>이 면밀히 따져봤습니다.

더불어 해외 주요국 사례, 논란점 등 범죄자 DNA 채취를 둘러싼 다양한 맥락과 상식도 함께 설명해드립니다.


영상을 보지 않는 분들을 위해 핵심 요점을 정리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요점 정리]

검증 대상: 헌재 판결로 범죄자 DNA 채취 전면 금지되나?

●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8월 DNA법에 대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DNA를 강제로 채취할 때 대상자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는 부분이었음. 법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본 건 아냐.

● 헌재는 위헌의 소지가 있는 법 항목을 올해 말까지 개정하라고 주문. 이후 `강제 채취' 부분에 대한 법적 효력은 사라진 상태지만, 연내든 내년이든 국회가 법을 개정하면 법적 효력 회복.

● "채취 대상자의 대부분이 DNA 채취를 거부해 법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 대상자가 DNA 채취를 거부해 영장을 받아 집행한 비율은 전체의 1% 미만에 불과. (2010~2018년 통계)

● 헌재가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개정안 2건이 국회에 계류 중. 서둘러 심사하면 연내 처리 가능.

☞ 따라서 "헌재 판결로 내년부터 범죄자 DNA 채취가 불가능해졌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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