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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② 싱거운 프로야구, 폭투·실책 탓일까?
입력 2019.10.25 (11:24) 수정 2019.10.25 (15:03) 데이터룸
[데이터]② 싱거운 프로야구, 폭투·실책 탓일까?
2019년 6월 12일, 롯데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LG와 3 대 3으로 맞선 10회 말 2사 1·3루 상황. 롯데 투수의 변화구가 LG 타자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공은 포수에 맞고 옆으로 흘렀고, 이어진 낫아웃 상황에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경기는 LG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2019년 6월 12일 LG와 롯데의 경기에서 낫아웃 끝내기 폭투가 나오는 장면2019년 6월 12일 LG와 롯데의 경기에서 낫아웃 끝내기 폭투가 나오는 장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나온 낫아웃 끝내기 폭투였습니다. 현장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던 한 남성의 날 선 표정이 팬들의 심정을 대변했습니다.

폭투는 2019년 롯데를 기억하는 주요 단어입니다. 올해 롯데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단일 시즌 최다 폭투(103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실책 역시 114개로, 2019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이끌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옵니다.

KBS 디지털뉴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앞선 기사에서 프로야구 구단 간 전력 차이가 16년 만에 가장 커졌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데이터]① 프로야구 팀 전력 차 ‘16년 만에 최대’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04662

그렇다면 이러한 전력 차이가 2019년 팬들 뇌리에 각인된 폭투, 실책과 관련이 있을까요?

■ 폭투와 실책, 리그에 영향 줬나?

2019년 9월 28일 두산 대 한화의 경기에서 나온 실책 상황2019년 9월 28일 두산 대 한화의 경기에서 나온 실책 상황

2019년 증가한 구단 간 전력 차이를 설명해줄 경기 요소를 찾기 위해 표준편차가 아닌, 변수 간 비교가 가능한 변동계수를 산출했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변동계수를 ‘편차’라 하겠습니다. (변동계수의 자세한 내용은 기사 하단에 있습니다.)

2019년 시즌 폭투와 실책의 구단 간 편차는 0.293과 0.099였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니 폭투의 편차는 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실책의 편차는 27.3% 감소했습니다.


실책과 달리 폭투는 구단 간 편차가 커졌습니다. 따라서 2019년 전력 차의 증가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두 지표의 편차가 모두 증가한 것이 2019년 만의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엄밀히 확인하기 위해 2001년부터 2019년까지를 기간으로 상관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두 변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왔습니다(유의수준 p<0.1). 여기서 유의하다는 것은 특정 기록의 편차가 증가한 것이 전력지수 편차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뜻입니다.

■ 커진 전력 차이, 어떻게 설명할까?

2019년 구단 간 전력 차이를 보다 타당하게 설명할 변수를 찾기 위해 시야를 넓혔습니다.

전년 대비 2019년 편차가 가장 커진 10개 기록은 도루 저지, 평균자책점, 피홈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대타 타율, 폭투, 세이브, 도루 저지율,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 고의4구입니다. 투수 기록이 7개, 수비 기록 2개, 타자 기록이 1개입니다.


이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록은 평균자책점, 세이브, 도루 저지율로 분석됐습니다.

평균자책점과 세이브는 투수 지표입니다. 16년 만에 커진 전력 차이는 상대적으로 투수 기록의 편차와 많이 관련됐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겁니다. 투수 기록과 달리 타자와 수비, 주루 관련 지표 대부분 편차가 줄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 편차 커진 투수 지표, 그 속뜻은…

그렇다면 평균자책점 등 투수 지표의 편차가 커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경기 기록 데이터만으로 답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좀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0년 이상 프로야구 선수 생활했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공통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공인구'의 변화.

KBO는 2019년부터 공인구의 반발계수 허용 범위( 0.4134∼0.4374 → 0.4034∼0.4234)를 낮췄습니다. 타력이 투수력보다 우세한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자 내놓은 해법입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100m 날아갈 타구가 2019년부터는 95m 정도밖에 나가지 않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영향으로 예년에는 홈런이나 장타로 이어질 타구가 뜬공 아웃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투수 전략에 잘 적용한 구단이 좋은 성적을 냈을 거라는 겁니다.


구단별로 뜬공 아웃 대비 땅볼 아웃의 비율(GO/AO)을 따져봤습니다. 땅볼 아웃보다 뜬공으로 아웃을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면 2018년보다 2019년 값이 작아야 합니다. 하지만 뜬공으로 아웃을 잡는 성향이 강해진 구단은 오히려 하위권이었습니다. 상위 5개 구단 중 3개 구단은 오히려 땅볼 아웃 성향이 짙어졌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가 실책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실책으로 인해, 아웃이 될 상황에 주자가 나가고 그에 따라 투수가 흔들리는 일이 특정 팀들에 몰렸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봤듯 2019년 실책은 오히려 편차가 줄어든 지표입니다.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와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를 적절히 설명할 결정적 요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평균자책점과 같은 기록들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활동이 복합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 안정된 투수진이 더 중요해진 배경

"선발 투수진을 갖추는 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2019년 리그 최하위를 차지한 롯데는 성적 부진의 원인을 묻는 말에 잦은 폭투·실책과 함께 위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투수 능력의 편차 증가를 밝힌 데이터 분석 결과와 일맥상통한 이야기입니다. 비단 롯데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특히 앞서 언급된 공인구의 변화로 안정된 투수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비록 공인구의 변화와 투수 지표 편차 증가의 연관성은 밝히지 못했지만, 2019년 타자와 투수 성적의 상반된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공인구 변화로 타격 지표가 떨어지면서 투수력보다는 타력으로 승부하던 구단이 이길 확률이 떨어졌다"며 "2019년 최상위 구단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좋은 투수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변화한 리그. 그 과정에서 양극화한 전력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봉으로 대표되는 구단의 투자 전략 등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 표준편차와 변동계수
표준편차는 변수의 성격이나 범위가 다른 변수와 비교하는 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타율과 같이 소수점 단위인 변수보다 타석수처럼 천 단위가 넘는 변수의 표준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변수의 성격과 범위에서 오는 차이를 없애주는 변동계수(표준편차 / 평균)를 통해 변수 간 비교가 가능합니다.
  • [데이터]② 싱거운 프로야구, 폭투·실책 탓일까?
    • 입력 2019.10.25 (11:24)
    • 수정 2019.10.25 (15:03)
    데이터룸
[데이터]② 싱거운 프로야구, 폭투·실책 탓일까?
2019년 6월 12일, 롯데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LG와 3 대 3으로 맞선 10회 말 2사 1·3루 상황. 롯데 투수의 변화구가 LG 타자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공은 포수에 맞고 옆으로 흘렀고, 이어진 낫아웃 상황에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경기는 LG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2019년 6월 12일 LG와 롯데의 경기에서 낫아웃 끝내기 폭투가 나오는 장면2019년 6월 12일 LG와 롯데의 경기에서 낫아웃 끝내기 폭투가 나오는 장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나온 낫아웃 끝내기 폭투였습니다. 현장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던 한 남성의 날 선 표정이 팬들의 심정을 대변했습니다.

폭투는 2019년 롯데를 기억하는 주요 단어입니다. 올해 롯데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단일 시즌 최다 폭투(103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실책 역시 114개로, 2019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이끌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옵니다.

KBS 디지털뉴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앞선 기사에서 프로야구 구단 간 전력 차이가 16년 만에 가장 커졌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데이터]① 프로야구 팀 전력 차 ‘16년 만에 최대’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04662

그렇다면 이러한 전력 차이가 2019년 팬들 뇌리에 각인된 폭투, 실책과 관련이 있을까요?

■ 폭투와 실책, 리그에 영향 줬나?

2019년 9월 28일 두산 대 한화의 경기에서 나온 실책 상황2019년 9월 28일 두산 대 한화의 경기에서 나온 실책 상황

2019년 증가한 구단 간 전력 차이를 설명해줄 경기 요소를 찾기 위해 표준편차가 아닌, 변수 간 비교가 가능한 변동계수를 산출했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변동계수를 ‘편차’라 하겠습니다. (변동계수의 자세한 내용은 기사 하단에 있습니다.)

2019년 시즌 폭투와 실책의 구단 간 편차는 0.293과 0.099였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니 폭투의 편차는 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실책의 편차는 27.3% 감소했습니다.


실책과 달리 폭투는 구단 간 편차가 커졌습니다. 따라서 2019년 전력 차의 증가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두 지표의 편차가 모두 증가한 것이 2019년 만의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엄밀히 확인하기 위해 2001년부터 2019년까지를 기간으로 상관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두 변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왔습니다(유의수준 p<0.1). 여기서 유의하다는 것은 특정 기록의 편차가 증가한 것이 전력지수 편차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뜻입니다.

■ 커진 전력 차이, 어떻게 설명할까?

2019년 구단 간 전력 차이를 보다 타당하게 설명할 변수를 찾기 위해 시야를 넓혔습니다.

전년 대비 2019년 편차가 가장 커진 10개 기록은 도루 저지, 평균자책점, 피홈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대타 타율, 폭투, 세이브, 도루 저지율,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 고의4구입니다. 투수 기록이 7개, 수비 기록 2개, 타자 기록이 1개입니다.


이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록은 평균자책점, 세이브, 도루 저지율로 분석됐습니다.

평균자책점과 세이브는 투수 지표입니다. 16년 만에 커진 전력 차이는 상대적으로 투수 기록의 편차와 많이 관련됐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겁니다. 투수 기록과 달리 타자와 수비, 주루 관련 지표 대부분 편차가 줄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 편차 커진 투수 지표, 그 속뜻은…

그렇다면 평균자책점 등 투수 지표의 편차가 커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경기 기록 데이터만으로 답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좀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0년 이상 프로야구 선수 생활했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공통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공인구'의 변화.

KBO는 2019년부터 공인구의 반발계수 허용 범위( 0.4134∼0.4374 → 0.4034∼0.4234)를 낮췄습니다. 타력이 투수력보다 우세한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자 내놓은 해법입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100m 날아갈 타구가 2019년부터는 95m 정도밖에 나가지 않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영향으로 예년에는 홈런이나 장타로 이어질 타구가 뜬공 아웃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투수 전략에 잘 적용한 구단이 좋은 성적을 냈을 거라는 겁니다.


구단별로 뜬공 아웃 대비 땅볼 아웃의 비율(GO/AO)을 따져봤습니다. 땅볼 아웃보다 뜬공으로 아웃을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면 2018년보다 2019년 값이 작아야 합니다. 하지만 뜬공으로 아웃을 잡는 성향이 강해진 구단은 오히려 하위권이었습니다. 상위 5개 구단 중 3개 구단은 오히려 땅볼 아웃 성향이 짙어졌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가 실책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실책으로 인해, 아웃이 될 상황에 주자가 나가고 그에 따라 투수가 흔들리는 일이 특정 팀들에 몰렸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봤듯 2019년 실책은 오히려 편차가 줄어든 지표입니다.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와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투수 지표의 편차 증가를 적절히 설명할 결정적 요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평균자책점과 같은 기록들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활동이 복합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 안정된 투수진이 더 중요해진 배경

"선발 투수진을 갖추는 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2019년 리그 최하위를 차지한 롯데는 성적 부진의 원인을 묻는 말에 잦은 폭투·실책과 함께 위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투수 능력의 편차 증가를 밝힌 데이터 분석 결과와 일맥상통한 이야기입니다. 비단 롯데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특히 앞서 언급된 공인구의 변화로 안정된 투수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비록 공인구의 변화와 투수 지표 편차 증가의 연관성은 밝히지 못했지만, 2019년 타자와 투수 성적의 상반된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공인구 변화로 타격 지표가 떨어지면서 투수력보다는 타력으로 승부하던 구단이 이길 확률이 떨어졌다"며 "2019년 최상위 구단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좋은 투수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변화한 리그. 그 과정에서 양극화한 전력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봉으로 대표되는 구단의 투자 전략 등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 표준편차와 변동계수
표준편차는 변수의 성격이나 범위가 다른 변수와 비교하는 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타율과 같이 소수점 단위인 변수보다 타석수처럼 천 단위가 넘는 변수의 표준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변수의 성격과 범위에서 오는 차이를 없애주는 변동계수(표준편차 / 평균)를 통해 변수 간 비교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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