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턴 뽑아주고 수수료 수십억 ‘꿀꺽’…어떻게 이런일이?

입력 2019.11.10 (21:11) 수정 2019.11.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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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국,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공공기관 임원들이 이를 악용해 채용청탁을 한 셈입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국내 금융당국이 아닌, '미국 당국'의 조사로 밝혀진 것도 문젭니다.

우리 당국은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손을 놓고 있었던 걸까요? 정재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전 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우리 국책은행과 공기업은 외화 채권을 발행하며, 달러 확보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입장에선, 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면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알짜 사업이었습니다.

바클레이즈가 2009년 4월, 인턴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를 위한 모종의 거래를 염두에 둔 게 아니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음성변조 : "2009년 아니면 그때 당시였으면 되게 관행처럼 중요한 딜(계약)을 따기 위한 의사결정권자의 자녀나 부탁을 들어주고 채용하는 일이 업계에 많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수출입은행의 경우 2009년엔 아예 채권 발생 주관사 선정과 관련한 규정 자체가 없었습니다.

2011년에야 담당 부서가 자체 지침을 만들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다가 올해 감사원 지적을 받고서야 지난 9월 관련 규정을 명문화했습니다.

최근에는 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직원이 증권사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의 주관사 선정 과정에 채용 청탁이나 접대 등이 있었는지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국회 기획재정위 : "정부 차원에서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그리고 최근까지 외화채권을 발행한 공공기관에 대하여 이와 같은 해외증권사 불법 채용청탁이 없었는지 전수조사하고..."]

세계적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인턴 가운데 절반은 고객사와 관련이 있다는 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입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의 채용 청탁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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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0 21:13:10
    • 수정2019-11-10 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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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국,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공공기관 임원들이 이를 악용해 채용청탁을 한 셈입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 같은 사실이 국내 금융당국이 아닌, '미국 당국'의 조사로 밝혀진 것도 문젭니다.

우리 당국은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손을 놓고 있었던 걸까요? 정재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전 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우리 국책은행과 공기업은 외화 채권을 발행하며, 달러 확보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입장에선, 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면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알짜 사업이었습니다.

바클레이즈가 2009년 4월, 인턴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를 위한 모종의 거래를 염두에 둔 게 아니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음성변조 : "2009년 아니면 그때 당시였으면 되게 관행처럼 중요한 딜(계약)을 따기 위한 의사결정권자의 자녀나 부탁을 들어주고 채용하는 일이 업계에 많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수출입은행의 경우 2009년엔 아예 채권 발생 주관사 선정과 관련한 규정 자체가 없었습니다.

2011년에야 담당 부서가 자체 지침을 만들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다가 올해 감사원 지적을 받고서야 지난 9월 관련 규정을 명문화했습니다.

최근에는 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직원이 증권사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의 주관사 선정 과정에 채용 청탁이나 접대 등이 있었는지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국회 기획재정위 : "정부 차원에서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그리고 최근까지 외화채권을 발행한 공공기관에 대하여 이와 같은 해외증권사 불법 채용청탁이 없었는지 전수조사하고..."]

세계적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인턴 가운데 절반은 고객사와 관련이 있다는 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입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한국의 국책은행과 공기업 임원들의 채용 청탁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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