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의 부활…한발 늦은 삼성, 한미중 폴더블 격전

입력 2019.11.14 (07:01) 수정 2019.11.15 (10: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포럼에서 갤럭시 폴드 2세대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존의 세로로 긴 형태의 스마트폰을 가로로 접는 이른바 클램셸 (Clamshell) 방식이다. 조개처럼 반으로 접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올해 초 모토로라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하반기 출시가 유력했던 레이저(Razr) 모델과 동일하다.


모토로라의 선공, 한발 늦은 삼성

모토로라가 삼성이 갤럭시 폴드 2세대 디자인을 공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같은 디자인의 폴더블 폰인 레이저(Razr)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전략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모토로라는 언론에 보낸 초대장에서 13일 (우리나라 시각으로 14일) 레이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들은 다음 달쯤에 미국 버라이즌 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에반 블레스 트위터출처: 에반 블레스 트위터

모토로라의 폴더블 폰인 레이저의 출시 가격은 1,500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갤럭시 폴드보다는 500달러 정도 저렴해 가격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미국 퀄컴사의 스냅드래건 710이 장착되고 4기가 또는 6기가의 램 용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에반 블래스 트위터출처:에반 블래스 트위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내부의 접히는 화면은 6.2인치 크기이고 배터리 용량은 2370mAh이다. 외부에도 작은 액정 화면이 있어 셀카를 찍을 때나 문자가 왔을 때 단말기를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색상은 화이트, 블랙 그리고 골드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차적으로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2차 해외 출시는 내년 1월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내년 초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로 예정된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삼성이 준비하고 있는 유사한 디자인의 신제품이 공개되기 전에 해외 시장에 출시해야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관기사] 베일 벗은 모토로라 레이저…공식 공개 앞두고 실물 사진 유출

중국 화웨이 메이트X의 반격

중국에서도 갤럭시 폴드의 폴더블 폰 시장 독점을 막으려는 화훼이의 반격이 시작된다. 화웨이는 오는 15일 아웃 폴딩 방식의 폴더블 폰인 메이트X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차이나 텔레콤을 통해 오는 19일 갤럭시 폴드 5G 모델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보이자 맞불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1일 광군제에서 갤럭시 폴드가 매진을 기록하면서 고가의 폴더블 폰 시장을 삼성에 내줄 수 없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출처: 화웨이 홈페이지출처: 화웨이 홈페이지

메이트X의 가격은 280만 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측면으로는 200만 원 초반대인 갤럭시 폴드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중국 통신사나 제조업체의 보조금 정부의 세금 정책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좁혀지거나 거의 없을 가능성도 있어 가격만으로는 갤럭시 폴드의 일방적 우세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트X, 저온 사용주의?

다만 화웨이의 기술력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지원 문제까지 고려하면 갤럭시 폴드가 유리한 측면이 많다.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X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용상 주의 사항에 영하 5도 및 그 이하에서는 스마트폰을 접지 말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아웃 폴딩 방식인 메이트X는 접힌 상태에서도 전후 디스플레이가 차가운 공기에 직접 노출되고 낮은 기온에서 접고 펼치고 접는 과정에서 이상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완성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출처: consumer.huawei.com출처: consumer.huawei.com

중국 한 언론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 쳉두의 한 직원은 웨이보에서 "영하 5도는 그렇게 낮은 온도가 아니며 중국 후베이(湖北)와 쓰촨을 경계로 하는 많은 지역의 겨울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을 의식해 메이트X를 성급히 내놓은 결과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이 정도 기온이면 베이징에서도 사용이 어렵고 중국 동북 지역은 다 해당된다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이물질 유입 문제를 의식한 듯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액체와 먼지 등 이물질이 힌지 등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피하고 전용 보호필름을 임의로 벗기지 말라는 주의 사항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원 제한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원 문제도 화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화웨이가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등재되면서 미국 기업인 구글과 거래를 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이트X는 구글 앱을 내장하지 않은 오픈 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될 수밖에 없다. 오픈 소스 버전에서는 구글이 제공하는 플레이스토어, 구글 맵, G메일, 크롬 브라우저, 유튜브 앱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물론 중국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이용이 불가능했고 어차피 유튜브 등 미국의 SNS 서비스의 사용도 제한돼 있어 실질적인 사용자 측면에서 큰 불편함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사용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출시되는 메이트X가 중국 내수용으로만 출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단점들을 고려하면 삼성은 당분간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폴더블 폰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세계 폴더블 시장은 선발 업체인 삼성전자와 미국의 모토로라 그리고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과 중국 내수 시장을 놓고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무역 분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풀린다면 화웨이와 삼성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레이저의 부활…한발 늦은 삼성, 한미중 폴더블 격전
    • 입력 2019-11-14 07:01:56
    • 수정2019-11-15 10:07:15
    취재K
얼마 전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포럼에서 갤럭시 폴드 2세대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존의 세로로 긴 형태의 스마트폰을 가로로 접는 이른바 클램셸 (Clamshell) 방식이다. 조개처럼 반으로 접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올해 초 모토로라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하반기 출시가 유력했던 레이저(Razr) 모델과 동일하다.


모토로라의 선공, 한발 늦은 삼성

모토로라가 삼성이 갤럭시 폴드 2세대 디자인을 공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같은 디자인의 폴더블 폰인 레이저(Razr)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전략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모토로라는 언론에 보낸 초대장에서 13일 (우리나라 시각으로 14일) 레이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들은 다음 달쯤에 미국 버라이즌 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에반 블레스 트위터
모토로라의 폴더블 폰인 레이저의 출시 가격은 1,500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갤럭시 폴드보다는 500달러 정도 저렴해 가격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미국 퀄컴사의 스냅드래건 710이 장착되고 4기가 또는 6기가의 램 용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에반 블래스 트위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내부의 접히는 화면은 6.2인치 크기이고 배터리 용량은 2370mAh이다. 외부에도 작은 액정 화면이 있어 셀카를 찍을 때나 문자가 왔을 때 단말기를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색상은 화이트, 블랙 그리고 골드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차적으로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2차 해외 출시는 내년 1월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내년 초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로 예정된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삼성이 준비하고 있는 유사한 디자인의 신제품이 공개되기 전에 해외 시장에 출시해야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관기사] 베일 벗은 모토로라 레이저…공식 공개 앞두고 실물 사진 유출

중국 화웨이 메이트X의 반격

중국에서도 갤럭시 폴드의 폴더블 폰 시장 독점을 막으려는 화훼이의 반격이 시작된다. 화웨이는 오는 15일 아웃 폴딩 방식의 폴더블 폰인 메이트X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차이나 텔레콤을 통해 오는 19일 갤럭시 폴드 5G 모델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보이자 맞불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1일 광군제에서 갤럭시 폴드가 매진을 기록하면서 고가의 폴더블 폰 시장을 삼성에 내줄 수 없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출처: 화웨이 홈페이지
메이트X의 가격은 280만 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측면으로는 200만 원 초반대인 갤럭시 폴드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중국 통신사나 제조업체의 보조금 정부의 세금 정책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좁혀지거나 거의 없을 가능성도 있어 가격만으로는 갤럭시 폴드의 일방적 우세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트X, 저온 사용주의?

다만 화웨이의 기술력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지원 문제까지 고려하면 갤럭시 폴드가 유리한 측면이 많다.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X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용상 주의 사항에 영하 5도 및 그 이하에서는 스마트폰을 접지 말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아웃 폴딩 방식인 메이트X는 접힌 상태에서도 전후 디스플레이가 차가운 공기에 직접 노출되고 낮은 기온에서 접고 펼치고 접는 과정에서 이상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완성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출처: consumer.huawei.com
중국 한 언론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 쳉두의 한 직원은 웨이보에서 "영하 5도는 그렇게 낮은 온도가 아니며 중국 후베이(湖北)와 쓰촨을 경계로 하는 많은 지역의 겨울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을 의식해 메이트X를 성급히 내놓은 결과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이 정도 기온이면 베이징에서도 사용이 어렵고 중국 동북 지역은 다 해당된다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이물질 유입 문제를 의식한 듯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액체와 먼지 등 이물질이 힌지 등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피하고 전용 보호필름을 임의로 벗기지 말라는 주의 사항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원 제한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원 문제도 화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화웨이가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등재되면서 미국 기업인 구글과 거래를 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이트X는 구글 앱을 내장하지 않은 오픈 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될 수밖에 없다. 오픈 소스 버전에서는 구글이 제공하는 플레이스토어, 구글 맵, G메일, 크롬 브라우저, 유튜브 앱 등이 제공되지 않는다.

물론 중국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이용이 불가능했고 어차피 유튜브 등 미국의 SNS 서비스의 사용도 제한돼 있어 실질적인 사용자 측면에서 큰 불편함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사용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출시되는 메이트X가 중국 내수용으로만 출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단점들을 고려하면 삼성은 당분간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폴더블 폰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세계 폴더블 시장은 선발 업체인 삼성전자와 미국의 모토로라 그리고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과 중국 내수 시장을 놓고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무역 분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풀린다면 화웨이와 삼성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