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인출해주지 마세요, 제발! 알바가 아닙니다”

입력 2019.1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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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보이스피싱 가담하신겁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18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우체국 안에서 47살 여성을 사기방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이 여성은 피해자가 자신의 우체국예금 계좌로 입금된 1,500만 원을 인출했고, 추가로 또다른 피해자가 전달한 1,100만 원을 인출하려다 붙잡혔습니다.

이 여성을 경찰에 신고한 우체국 관계자는 여성이 1,100만 원을 송금 받자마자 전부 인출하려는 점이 수상해서 기존 인출내역도 함께 살펴 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전날에 1,500만 원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입금 즉시 인출된 것을 확인하고 의심 신고를 한 건데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여성에게 어떤 거래인지 추궁했습니다. 처음엔 정당한 은행 거래를 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이 여성은 "알바하는 걸로 생각했었다"라는 진술을 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돈을 대신 보내는 알바는 없다, 지금 하는 게 보이스피싱 인출책 역할에 가담한 것이다"라며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이렇게 하면 신용도가 높아지고 거래실적도 쌓인다고 (지시한 사람이) 말해서 한 건데 보이스피싱 가담인 줄 몰랐다"라고 변명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사기방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며, 인출을 시도하려던 1,100만 원은 계좌 동결 조치했습니다.

■ "천만 원 인출해줬는데, 천만 원 더 갖다줘야 실적도 늘고 대출한도도 올라간대요..."

사흘 뒤인 지난달 21일에는 오후 4시반쯤 32살 남성도 보이스피싱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한 여성에게 같은 날 낮에 1,000만 원을 먼저 받아 챙긴 뒤, 추가로 1,000만 원을 더 받으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힌 건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대출한도를 높이려면 거래 실적이 쌓여야한다는 '대부업체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홍보성 글을 봤고, 자기 통장에 들어온 돈을 대신 인출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처음엔 이 말에 따라 1,000만 원을 전달한 여성은 '추가 실적이 더 있어야 한다'며 같은 식으로 한번 더 시행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추가 요구를 수상하게 여긴 이 여성이 경찰에 의심 신고를 했고, 서울 강남의 한 은행 앞에서 이 남성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속한 이 남성을 이달 초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 "대신 송금해준다고 대출한도 안올라요, 제발!"

경찰 관계자는 당부합니다.

"거래 실적을 만들어서 대출을 해준다는 그런 대출업체는 모두 보이스피싱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발 대신 송금해주면 대출한도 오른다는 그런 허위 사기 광고에 속지마세요! 피해자가 수시로 발생할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부를 보탭니다.

"돈을 대신 송금해주는 역할 자체로 '보이스피싱 가담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를 하는 기관에 이런 홍보안내문이나 포스터도 비치했는데, 여전히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는 순간 보이스피싱 가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연말 연시 급전이 필요할 때 이런 사기 홍보에 속는 분들이 많다고 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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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인출해주지 마세요, 제발! 알바가 아닙니다”
    • 입력 2019-11-15 09:00:45
    취재K
■ "지금 보이스피싱 가담하신겁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18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우체국 안에서 47살 여성을 사기방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이 여성은 피해자가 자신의 우체국예금 계좌로 입금된 1,500만 원을 인출했고, 추가로 또다른 피해자가 전달한 1,100만 원을 인출하려다 붙잡혔습니다.

이 여성을 경찰에 신고한 우체국 관계자는 여성이 1,100만 원을 송금 받자마자 전부 인출하려는 점이 수상해서 기존 인출내역도 함께 살펴 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전날에 1,500만 원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입금 즉시 인출된 것을 확인하고 의심 신고를 한 건데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 여성에게 어떤 거래인지 추궁했습니다. 처음엔 정당한 은행 거래를 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이 여성은 "알바하는 걸로 생각했었다"라는 진술을 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돈을 대신 보내는 알바는 없다, 지금 하는 게 보이스피싱 인출책 역할에 가담한 것이다"라며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이렇게 하면 신용도가 높아지고 거래실적도 쌓인다고 (지시한 사람이) 말해서 한 건데 보이스피싱 가담인 줄 몰랐다"라고 변명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사기방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며, 인출을 시도하려던 1,100만 원은 계좌 동결 조치했습니다.

■ "천만 원 인출해줬는데, 천만 원 더 갖다줘야 실적도 늘고 대출한도도 올라간대요..."

사흘 뒤인 지난달 21일에는 오후 4시반쯤 32살 남성도 보이스피싱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한 여성에게 같은 날 낮에 1,000만 원을 먼저 받아 챙긴 뒤, 추가로 1,000만 원을 더 받으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힌 건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대출한도를 높이려면 거래 실적이 쌓여야한다는 '대부업체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홍보성 글을 봤고, 자기 통장에 들어온 돈을 대신 인출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처음엔 이 말에 따라 1,000만 원을 전달한 여성은 '추가 실적이 더 있어야 한다'며 같은 식으로 한번 더 시행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추가 요구를 수상하게 여긴 이 여성이 경찰에 의심 신고를 했고, 서울 강남의 한 은행 앞에서 이 남성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속한 이 남성을 이달 초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 "대신 송금해준다고 대출한도 안올라요, 제발!"

경찰 관계자는 당부합니다.

"거래 실적을 만들어서 대출을 해준다는 그런 대출업체는 모두 보이스피싱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발 대신 송금해주면 대출한도 오른다는 그런 허위 사기 광고에 속지마세요! 피해자가 수시로 발생할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부를 보탭니다.

"돈을 대신 송금해주는 역할 자체로 '보이스피싱 가담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를 하는 기관에 이런 홍보안내문이나 포스터도 비치했는데, 여전히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는 순간 보이스피싱 가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연말 연시 급전이 필요할 때 이런 사기 홍보에 속는 분들이 많다고 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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