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위기, 공유경제는 새로운 기회인가? 수렁인가?

입력 2019.11.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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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는 지난 4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무려 11억 6천만 달러(약 1조 35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버의 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늘어났다. 한때 100년이 넘는 전통의 자동차 기업 GM의 시가총액을 능가했다며 떠들썩했던 기업의 초라한 현주소가 드러난 셈이다.

세계 최대의 오피스 공유 업체인 위워크도 3분기 순손실이 25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손실 폭이 무려 2배나 늘어났다. 소프트뱅크로부터 95억 달러의 긴급 수혈을 받고도 직원의 3분의 1이나 해고해야 했다. 게다가 위워크의 천문학적인 손실은 소프트뱅크까지 경영위기로 몰아넣었다.

그 잘 나가던 공유경제는 왜 흔들리게 된 걸까?

우버와 위워크 같은 공유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공유경제 산업이 기존의 산업과 상충되는 측면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존 시장 사업자나 종사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법도 대체로 기존의 근로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잇따라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거나 입법이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각국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에 따른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지면서 공유 산업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또한, 공유 경제는 시장의 확장성에서도 한계가 있다. 공유 경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미국에서 공유경제를 연구한 결과 연간소득이 7만 5천 달러 이상인 경우 공유 경제를 이용한 사람이 약 30% 수준이지만, 3만~7만 5천 달러 소득 구간에서는 10% 수준으로 떨어지고, 3만 달러 미만에서는 1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1년에 2~3번씩 해외여행을 가는 고소득자는 한 번쯤 여행을 망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부담이 없지만, 10년에 한 번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 공유경제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유경제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즐기는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시장의 저변 확대는 결국 확실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 급성장하던 공유 경제가 새로운 시장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주춤하는 공유경제, 신규 진출을 노린다면 지금이 기회다

사실 새로운 산업이 태동을 시작하면 일련의 사이클을 겪게 된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가트너사가 지금까지 다양한 산업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결과 새로운 산업은 1단계 기술촉발, 2단계 과도한 기대, 3단계 환멸의 단계를 거치게 되고, 환멸의 단계를 넘어선 산업만이 4단계 깨달음의 단계를 거쳐, 5단계 안정기에 도달하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하이프 사이클을 공유 경제에 적용할 경우 공유경제는 지금 막 2단계를 지나 3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산업에 진출을 하려고 한다면 3단계 환멸의 단계만큼 좋은 조건이 없다. 이미 기술 촉발과 과도한 기대 단계에서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상태에서 경쟁자들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유산업 진출이 늦었기 때문에 초기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일 기존의 산업과 공유 경제의 상생모델을 찾아낸다면 공유산업에서 대역전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이 기회마저 놓친다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얼마 안 되는 카드 중에 소중한 카드 한 장을 또 잃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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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버의 위기, 공유경제는 새로운 기회인가? 수렁인가?
    • 입력 2019-11-19 16:53:58
    취재K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는 지난 4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무려 11억 6천만 달러(약 1조 35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버의 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나 늘어났다. 한때 100년이 넘는 전통의 자동차 기업 GM의 시가총액을 능가했다며 떠들썩했던 기업의 초라한 현주소가 드러난 셈이다.

세계 최대의 오피스 공유 업체인 위워크도 3분기 순손실이 25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손실 폭이 무려 2배나 늘어났다. 소프트뱅크로부터 95억 달러의 긴급 수혈을 받고도 직원의 3분의 1이나 해고해야 했다. 게다가 위워크의 천문학적인 손실은 소프트뱅크까지 경영위기로 몰아넣었다.

그 잘 나가던 공유경제는 왜 흔들리게 된 걸까?

우버와 위워크 같은 공유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공유경제 산업이 기존의 산업과 상충되는 측면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존 시장 사업자나 종사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법도 대체로 기존의 근로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잇따라 플랫폼 종사자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거나 입법이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각국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에 따른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지면서 공유 산업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다.

또한, 공유 경제는 시장의 확장성에서도 한계가 있다. 공유 경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미국에서 공유경제를 연구한 결과 연간소득이 7만 5천 달러 이상인 경우 공유 경제를 이용한 사람이 약 30% 수준이지만, 3만~7만 5천 달러 소득 구간에서는 10% 수준으로 떨어지고, 3만 달러 미만에서는 1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1년에 2~3번씩 해외여행을 가는 고소득자는 한 번쯤 여행을 망쳐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부담이 없지만, 10년에 한 번 여행을 가는 사람에게 공유경제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큰 선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유경제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즐기는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시장의 저변 확대는 결국 확실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 급성장하던 공유 경제가 새로운 시장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주춤하는 공유경제, 신규 진출을 노린다면 지금이 기회다

사실 새로운 산업이 태동을 시작하면 일련의 사이클을 겪게 된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가트너사가 지금까지 다양한 산업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결과 새로운 산업은 1단계 기술촉발, 2단계 과도한 기대, 3단계 환멸의 단계를 거치게 되고, 환멸의 단계를 넘어선 산업만이 4단계 깨달음의 단계를 거쳐, 5단계 안정기에 도달하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하이프 사이클을 공유 경제에 적용할 경우 공유경제는 지금 막 2단계를 지나 3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산업에 진출을 하려고 한다면 3단계 환멸의 단계만큼 좋은 조건이 없다. 이미 기술 촉발과 과도한 기대 단계에서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상태에서 경쟁자들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유산업 진출이 늦었기 때문에 초기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일 기존의 산업과 공유 경제의 상생모델을 찾아낸다면 공유산업에서 대역전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이 기회마저 놓친다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얼마 안 되는 카드 중에 소중한 카드 한 장을 또 잃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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