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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억지 임대사업자 된 세입자의 눈물 “갭투자 집주인 탓에…”
입력 2019.12.09 (15:44) 수정 2019.12.09 (15:59) 취재K
[취재K] 억지 임대사업자 된 세입자의 눈물 “갭투자 집주인 탓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주거 난민 추락'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은 새로운 출발을 꿈꾸며 집을 구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아서', '벌이가 쉽지 않아서','나이가 많지 않은 탓에'.. 모두 가능한 이유지만 일단 집값이 너무 비싼 탓이 크다.

집을 사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난한 청춘들이 기대는 곳은 '전세'다. 서울 시내에서 2억 원 안팎 하는 빌라 전세는 전세금 대출을 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주거 옵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첫 보금자리로 여겨졌던 집이 알고 보니 이른바 '깡통전세'라면 어떨까. 채무를 포함한 모든 자산이 집에 묶여있는데, 집주인이 잠적해 그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게 된 절망적인 상황.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올해 들어 '갭투자'를 한 집주인 때문에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구제방안이나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국가에 등록된 임대주택이라고 해서 믿었는데…."

좁은 고시원과 원룸을 떠나 '집다운 집'에 한번 살아보겠다며 용기를 냈던 30대 직장인 정 모 씨 역시 깡통 전세문제로 1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다.

맘이 맞는 절친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신축 빌라에 전세로 입주할 때만 해도 정 씨는 본인이 주거 난민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정 씨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건 전세로 사는 건물에 하자가 생겨 집주인에게 보수를 요청하면서부터였다.

정 씨는 "집주인한테 연락을 해보게 됐고, 근데 전화가 통화가 안 되고 그래서 집주인의 주소지로, 계약서에 있는 주소지로 이제 저희 건물의 세입자 중 한 분이 찾아가 봤는데, 집주인 집 앞에 우편함에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임대인 집 앞에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에는 본인이 어디 사는 누구인데 자기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읍소하는 분들의 메시지가 담겨있었고, 집주인한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얘기다.

그렇게 잠적하면서 애를 태웠던 집주인은 몇 달 만에 돌연 나타나 "명의 이전을 해줄 테니까 전세금은 돌려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정 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한다. "엄청 망설였죠. 왜냐면 원래 이 집을 사려고 생각했었던 것도 아니고.. 하지만 소유권 이전 말고는 저희가 보증보험 가입된 것도 아니라 보증보험으로 돌려받을 방법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전셋집을 떠안아야 했던 정 씨,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살고 있던 전셋집이 '임대등록'된 주택이었기 때문이다. '임대등록'된 주택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려면 입주민 가운데 누군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만 했다.

결국, 같이 전세를 살고 있던 동거인 친구 한 명은 팔자에도 없는 '임대사업자'가 되어야 했다. 더구나 임대사업자가 되면 본인 소유의 임대주택에 살면 안 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가 된 동거인 친구는 맘을 졸이며 하루하루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정 씨는 "그 친구 역시 나중에는 결국 자기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청약을 붓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자 등록하고 명의를 이전받으면서 유주택자가 됐고,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본인 대신 '임대사업자'된 장인.. 갭투자 피해가 뭐길래

30대 직장인 김 모 씨 역시 갭투자자의 신축빌라에 들어갔다가 곤경에 빠진 경우다. 김 씨한테 전세를 준 집주인 이 모 씨는 화곡동 일대에 600채가 넘는 집을 '갭투자'로 확보한 임대사업자다.

거의 모든 자산이나 다름없는 신혼집의 전세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김 씨. 억울하지만 집주인의 비위를 맞추느라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할 말이 없죠. 답답하죠. 마음 같아서는 저도 사람인지라 세게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절대적인 '을' 아닙니까? 그래서 최대한 집주인 비위를 좀 맞추려고 노력 아닌 노력을 하고.. 정말 스트레스만 그냥 받고 살았죠."

책임을 져야 할 임대사업자가 '갑'이 되고, 피해자가 오히려 '을'이 된 황당한 상황. 김 씨 역시 선택지는 집을 매입하는 '명의 이전'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장 떠안은 전셋집을 경매로 넘기게 되면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고, 또 한두 채가 아니고, 물건도 많이 나올 것이고, 경매가 언제 처리가 될 건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가늠할 수가 없으니까요."

김 씨는 경매 대신 집주인이 떠넘긴 임대 등록된 '전셋집'을 사줄 임대사업자를 찾아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그 부담은 가족이 져야 했다.

김 씨는 "이 집의 매입가가 저희 전셋값하고 같았기 때문에. 그 같은 금액으로 저희 전세를 끼고 매입을 하려는 사람이 없었다."라면서 "위험을 안고 갈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쩔 수 없이 장인어른에게 임대사업자 등록과 신혼 전셋집의 매수를 부탁한 것이다.

은퇴한 장인은 수입이 없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내지 않고 있었지만 졸지에 팔자에도 없는 임대사업자가 되는 바람에 납부 부담이 생겨났다. 임대등록이 된 집은 최대 8년까지 팔지도 못하기 때문에 이런 불이익은 그 기간만큼 피할 길이 없다.

김 씨는 "피해자 대부분이 신혼부부인 상황에서 앞으로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본인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좀 반성해가면서 피해자들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덜 갈 수 있게 했어야만 하지 않느냐. 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정 씨 역시 "임대사업자라는 이름 자체가 되게 전문적으로 집을 관리해서 그게 소득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에서는 금전적으로 본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재정적 상태인지에 대한 아무 검증 없이 그냥 아무나 임대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투기판 깔아준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 정부 책임은?

민간영역에서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주기 시작한 건 박근혜 정부부터다. 하지만 이 같은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은 현 정부에 들어와서 더욱 강화됐다.

임대사업용 집을 살 때 조건에 따라 취득세가 50% 이상 감면되고, 임대사업을 하는 동안에는 임대소득세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도 빠진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집을 팔 때 양도세 절감 혜택도 크다.

그 결과 활성화 대책이 도입된 다음 해인 2018년에만 14만 8천 명에 달하는 임대업자가 38만 호의 임대주택을 등록했다. 지금까지 등록된 임대주택은 모두 147만 9천 호에 달한다.

지난해 9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뒤늦게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했다.

현 정권 초기부터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며 임대주택등록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최근 언론에 나와 임대주택등록제가 시장 불안 요인이 된다면 과감히 제한하거나 고칠 수도 있다며 임대주택 정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하지만 이미 투기판으로 변해버린 임대주택 시장은 여전히 피해자들의 절규로 가득 차 있다. 뾰족한 구제책도 없고, 제도적 보완책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임대사업자가 보증금 반환을 회피하거나 잠적하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는 법(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9월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갭투자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온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재산세, 종부세 등 세금 특혜를 줘가면서 강력하게 추진한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를 임대사업자들이 악용하고 있다"면서 "LH와 지자체 등이 전세보증금을 떼인 30대 청년·신혼부부들을 위해 임대주택 매입 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취재K] 억지 임대사업자 된 세입자의 눈물 “갭투자 집주인 탓에…”
    • 입력 2019.12.09 (15:44)
    • 수정 2019.12.09 (15:59)
    취재K
[취재K] 억지 임대사업자 된 세입자의 눈물 “갭투자 집주인 탓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주거 난민 추락'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은 새로운 출발을 꿈꾸며 집을 구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아서', '벌이가 쉽지 않아서','나이가 많지 않은 탓에'.. 모두 가능한 이유지만 일단 집값이 너무 비싼 탓이 크다.

집을 사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난한 청춘들이 기대는 곳은 '전세'다. 서울 시내에서 2억 원 안팎 하는 빌라 전세는 전세금 대출을 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주거 옵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첫 보금자리로 여겨졌던 집이 알고 보니 이른바 '깡통전세'라면 어떨까. 채무를 포함한 모든 자산이 집에 묶여있는데, 집주인이 잠적해 그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게 된 절망적인 상황.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올해 들어 '갭투자'를 한 집주인 때문에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구제방안이나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국가에 등록된 임대주택이라고 해서 믿었는데…."

좁은 고시원과 원룸을 떠나 '집다운 집'에 한번 살아보겠다며 용기를 냈던 30대 직장인 정 모 씨 역시 깡통 전세문제로 1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다.

맘이 맞는 절친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신축 빌라에 전세로 입주할 때만 해도 정 씨는 본인이 주거 난민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정 씨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건 전세로 사는 건물에 하자가 생겨 집주인에게 보수를 요청하면서부터였다.

정 씨는 "집주인한테 연락을 해보게 됐고, 근데 전화가 통화가 안 되고 그래서 집주인의 주소지로, 계약서에 있는 주소지로 이제 저희 건물의 세입자 중 한 분이 찾아가 봤는데, 집주인 집 앞에 우편함에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임대인 집 앞에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에는 본인이 어디 사는 누구인데 자기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읍소하는 분들의 메시지가 담겨있었고, 집주인한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얘기다.

그렇게 잠적하면서 애를 태웠던 집주인은 몇 달 만에 돌연 나타나 "명의 이전을 해줄 테니까 전세금은 돌려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정 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한다. "엄청 망설였죠. 왜냐면 원래 이 집을 사려고 생각했었던 것도 아니고.. 하지만 소유권 이전 말고는 저희가 보증보험 가입된 것도 아니라 보증보험으로 돌려받을 방법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전셋집을 떠안아야 했던 정 씨,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살고 있던 전셋집이 '임대등록'된 주택이었기 때문이다. '임대등록'된 주택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려면 입주민 가운데 누군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만 했다.

결국, 같이 전세를 살고 있던 동거인 친구 한 명은 팔자에도 없는 '임대사업자'가 되어야 했다. 더구나 임대사업자가 되면 본인 소유의 임대주택에 살면 안 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가 된 동거인 친구는 맘을 졸이며 하루하루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정 씨는 "그 친구 역시 나중에는 결국 자기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청약을 붓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자 등록하고 명의를 이전받으면서 유주택자가 됐고,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본인 대신 '임대사업자'된 장인.. 갭투자 피해가 뭐길래

30대 직장인 김 모 씨 역시 갭투자자의 신축빌라에 들어갔다가 곤경에 빠진 경우다. 김 씨한테 전세를 준 집주인 이 모 씨는 화곡동 일대에 600채가 넘는 집을 '갭투자'로 확보한 임대사업자다.

거의 모든 자산이나 다름없는 신혼집의 전세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김 씨. 억울하지만 집주인의 비위를 맞추느라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할 말이 없죠. 답답하죠. 마음 같아서는 저도 사람인지라 세게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절대적인 '을' 아닙니까? 그래서 최대한 집주인 비위를 좀 맞추려고 노력 아닌 노력을 하고.. 정말 스트레스만 그냥 받고 살았죠."

책임을 져야 할 임대사업자가 '갑'이 되고, 피해자가 오히려 '을'이 된 황당한 상황. 김 씨 역시 선택지는 집을 매입하는 '명의 이전'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장 떠안은 전셋집을 경매로 넘기게 되면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고, 또 한두 채가 아니고, 물건도 많이 나올 것이고, 경매가 언제 처리가 될 건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가늠할 수가 없으니까요."

김 씨는 경매 대신 집주인이 떠넘긴 임대 등록된 '전셋집'을 사줄 임대사업자를 찾아 백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그 부담은 가족이 져야 했다.

김 씨는 "이 집의 매입가가 저희 전셋값하고 같았기 때문에. 그 같은 금액으로 저희 전세를 끼고 매입을 하려는 사람이 없었다."라면서 "위험을 안고 갈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쩔 수 없이 장인어른에게 임대사업자 등록과 신혼 전셋집의 매수를 부탁한 것이다.

은퇴한 장인은 수입이 없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내지 않고 있었지만 졸지에 팔자에도 없는 임대사업자가 되는 바람에 납부 부담이 생겨났다. 임대등록이 된 집은 최대 8년까지 팔지도 못하기 때문에 이런 불이익은 그 기간만큼 피할 길이 없다.

김 씨는 "피해자 대부분이 신혼부부인 상황에서 앞으로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본인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좀 반성해가면서 피해자들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덜 갈 수 있게 했어야만 하지 않느냐. 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정 씨 역시 "임대사업자라는 이름 자체가 되게 전문적으로 집을 관리해서 그게 소득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에서는 금전적으로 본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는 재정적 상태인지에 대한 아무 검증 없이 그냥 아무나 임대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투기판 깔아준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 정부 책임은?

민간영역에서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주기 시작한 건 박근혜 정부부터다. 하지만 이 같은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은 현 정부에 들어와서 더욱 강화됐다.

임대사업용 집을 살 때 조건에 따라 취득세가 50% 이상 감면되고, 임대사업을 하는 동안에는 임대소득세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도 빠진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집을 팔 때 양도세 절감 혜택도 크다.

그 결과 활성화 대책이 도입된 다음 해인 2018년에만 14만 8천 명에 달하는 임대업자가 38만 호의 임대주택을 등록했다. 지금까지 등록된 임대주택은 모두 147만 9천 호에 달한다.

지난해 9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뒤늦게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했다.

현 정권 초기부터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며 임대주택등록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최근 언론에 나와 임대주택등록제가 시장 불안 요인이 된다면 과감히 제한하거나 고칠 수도 있다며 임대주택 정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하지만 이미 투기판으로 변해버린 임대주택 시장은 여전히 피해자들의 절규로 가득 차 있다. 뾰족한 구제책도 없고, 제도적 보완책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임대사업자가 보증금 반환을 회피하거나 잠적하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는 법(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9월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갭투자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온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재산세, 종부세 등 세금 특혜를 줘가면서 강력하게 추진한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를 임대사업자들이 악용하고 있다"면서 "LH와 지자체 등이 전세보증금을 떼인 30대 청년·신혼부부들을 위해 임대주택 매입 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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