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똑같은 살균제 피해인데 왜 달라야 하나요?”

입력 2019.12.09 (21:37) 수정 2019.12.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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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치료비 지원은, 질환 정도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폐섬유화 등 질환 다섯 가지 경우엔 치료비 지원이 정부 예산에서 나옵니다.

이것을 구제급여 대상자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인과관계 확인이 어려운 폐렴 등은 정부와 가해 기업의 분담 기금을 합쳐 치료비를 받습니다.

이걸 구제계정 대상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 구제계정이 문젠데요.

발병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인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그 인과관계를 100% 인정한 건 아닙니다.

이렇다보니 피해자들은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엔 두 종류로 나눈 구분을 없애고,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들이 발의된 상탭니다.

하지만 법안이 언제 처리될지는 미지순데요.

법안 통과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양민철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왕종현 씨는 10년 전 아내를 잃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지 1년 반 만이었습니다.

[왕종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살균효과도 있고 한다고 해서 집에서 필요에 따라서 하루에 한 서너번씩 틀어가지고 사용을 했습니다."]

입원 사흘 만에 숨진 아내의 병명은 폐렴.

정부는 무려 9년이 지난 뒤에야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폐렴 질환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100%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해 기업에 소송을 걸더라도 이길 확률이 낮은 겁니다.

[왕종현/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폐에 대해서는 확실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있으니까 좀 (피해 인정 질환) 범위를 넓혀가지고 좀 정부에서 인정 완화를 해가지고..."]

왕 씨의 유일한 희망은 국회에 발의된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안.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 : "똑같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는 급여고, 누구는 계정이냐, 왜 이런 차별을 하느냐는 하는 민원이 계속 제기돼 왔거든요."]

하지만 개정안은 아직 국회 본회의에도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임흥규/가습기살균제 특별조사위 조사관 : "신속하게 지원이 되어야지만 생존하신 피해자분들이 그나마 치료할 수 있는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어서 당장 지원되는 개정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 관문은 오는 수요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입니다.

[왕종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집사람 하나꺼만 해도 너무 원통하고 해가지고... 그 통과가 돼야 해요. (특별법 개정안이) 안 되면은 해봤자 별 효력을 발휘를 못 하니까..."]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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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똑같은 살균제 피해인데 왜 달라야 하나요?”
    • 입력 2019-12-09 21:40:28
    • 수정2019-12-10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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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치료비 지원은, 질환 정도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폐섬유화 등 질환 다섯 가지 경우엔 치료비 지원이 정부 예산에서 나옵니다. 이것을 구제급여 대상자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인과관계 확인이 어려운 폐렴 등은 정부와 가해 기업의 분담 기금을 합쳐 치료비를 받습니다. 이걸 구제계정 대상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 구제계정이 문젠데요. 발병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인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그 인과관계를 100% 인정한 건 아닙니다. 이렇다보니 피해자들은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엔 두 종류로 나눈 구분을 없애고,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들이 발의된 상탭니다. 하지만 법안이 언제 처리될지는 미지순데요. 법안 통과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양민철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왕종현 씨는 10년 전 아내를 잃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지 1년 반 만이었습니다. [왕종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살균효과도 있고 한다고 해서 집에서 필요에 따라서 하루에 한 서너번씩 틀어가지고 사용을 했습니다."] 입원 사흘 만에 숨진 아내의 병명은 폐렴. 정부는 무려 9년이 지난 뒤에야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폐렴 질환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100%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해 기업에 소송을 걸더라도 이길 확률이 낮은 겁니다. [왕종현/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폐에 대해서는 확실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있으니까 좀 (피해 인정 질환) 범위를 넓혀가지고 좀 정부에서 인정 완화를 해가지고..."] 왕 씨의 유일한 희망은 국회에 발의된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안.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 : "똑같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는 급여고, 누구는 계정이냐, 왜 이런 차별을 하느냐는 하는 민원이 계속 제기돼 왔거든요."] 하지만 개정안은 아직 국회 본회의에도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임흥규/가습기살균제 특별조사위 조사관 : "신속하게 지원이 되어야지만 생존하신 피해자분들이 그나마 치료할 수 있는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어서 당장 지원되는 개정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 관문은 오는 수요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입니다. [왕종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집사람 하나꺼만 해도 너무 원통하고 해가지고... 그 통과가 돼야 해요. (특별법 개정안이) 안 되면은 해봤자 별 효력을 발휘를 못 하니까..."]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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