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신대철 “음악, 순수의 시대는 끝났다…음원사재기 심각해”

입력 2019.12.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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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원사재기, 업계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 모두 모른 척 하고 있을 뿐 사실 심각해
- 음원사재기 보다는 순위조작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 순위 올라가야 행사 섭외 들어와
- 음악, 순수의 시대는 끝나... 무한경쟁 시대, 음원차트 1위해야 섭외되는 환경
- 순위조작 막는 방법? 지금 같은 구조라면 거의 불가능... 어떻게 막나
- 실시간 차트가 문제, 1분 동안 1위해도 1위... 주간이나 월간으로 바꿔야
- 시나위의 시작... 음반사 대표 눈에 띄어 한달만에 곡 만들어 녹음한 것이 데뷔 앨범
- 아버지에게 기타 배운 것은 딱 2달... 신중현 아들이라는 후광 늘 따라다녀
- 아버지는 굉장히 건강하셔... 지금도 계속 작품 만들고 계서 그래서 늙지 않으시는 듯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12월 13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신대철 이사장(바른음원협동조합)



▷ 오태훈 : ‘요즘 애들은 모르는 신들린 기타 연주’ 오늘 초대석의 주인공을 모시려고 자료를 찾던 중에 한 동영상 클립의 제목이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신들린 실력을 갖추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람, 이러면 안 되는데. 대한민국 각 분야의 최고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시사본부 ‘금요 초대석’ 오늘은 신들린 기타리스트, 최고의 기타리스트, 전설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신대철 : 안녕하세요? 너무 과분한 말씀으로 소개해주셔서.

▷ 오태훈 : 박수부터 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저희 어렸을 때는 정말 전설이셨어요.

▶ 신대철 : 살아있는데 자꾸 전설이라고...


▷ 오태훈 : 그러네요. 레전드 그러면 그냥 그런 것 같은데 왠지 좀 전설 그러면 다 어느 단계에 가신 분들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 신대철 : 요즘 음악 활동보다는 바른음원협회조합이라는 단체를 지금 하고 있고요. 그동안 수년간 음원 플랫폼사들의 횡포에 맞서던 그런 일을 했었죠. 불공정 구조에 대해서 시정을 요구하고요. 그런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도 여쭤보고 음악 활동은 잠시 뒤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위터라든가 이런 곳에서 조금 불편한 이야기들, 민감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주장해주셨고 바꿔야 된다, 개혁해야 된다, 이 시장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바른음원협회조합의 이사장으로도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이야기들 참 많이 나오거든요, 요즘에.

▶ 신대철 : 네, 갑자기 나오기 시작했죠.

▷ 오태훈 : 진짜 그렇습니까?

▶ 신대철 : 이게 업계에서는 다들 아는 이야기인데요. 다 쉬쉬하고 모른 척하고 있던 얘기이기도 하죠. 제가 알고 있기로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좀 심각합니다, 사실은.

▷ 오태훈 : 그러니까 건강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야할 음악시장이라는 곳이 사재기가 난무하고 있고 쉬쉬하고는 있지만 무언가 특정 세력이라든가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이해를 하면 되는 건가요?

▶ 신대철 : 글쎄요, 거대한 힘이라기보다도 이게 구조적으로 하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 오태훈 : 음원 사재기를 통해서 어떤 왜곡된 이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 신대철 : 음원 사재기라고 그러면 용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한데요.

▷ 오태훈 : 수정해 주세요.

▶ 신대철 : 보통 사재기라고 많이 하시는데 사실 사재기라고 하는 게 수요가 없을 때 물건을 많이 구해놓고.

▷ 오태훈 : 쌀 때 사서 비싸게 팔고.

▶ 신대철 : 그렇죠. 그런 걸 사재기라고 하죠. 그런데 이것은 디지털 음원이기 때문에 디지털 파일이잖아요, 음원이라는 게. 사재기 하려야 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순위 조작인 거죠, 이거는.

▷ 오태훈 : 순위 조작이다.

▶ 신대철 : 순위 조작을 사재기라고 표현한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물건이 실재하는 건 그러니까 파일이니까 용량이라든가 이런 건 있겠지만 그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 신대철 : 물건 사서 쌓아놓는 게 아니잖아요. 이것은 그냥 스트리밍 환경에서 클릭 횟수가 감상했다는 클릭한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순위에서 올라가니까 그 일을 하는 거죠.

▷ 오태훈 : 순위에서 올라가면 어떤 특혜나 이득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사람들 관심도가 높아질 것 같고요.

▶ 신대철 : 물론이고요. 그리고 행사 시장, 소위 행사 공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죠.

▷ 오태훈 : 그러니까 그것이 다른 이득으로 그러면 전환이 될 수 있겠군요.

▶ 신대철 : 네, 음악계에서 사실은 음원수익이라는 것은 큰 수익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수익은 공연 행사 수익으로 보통 가수들이 그렇게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약간의 자금을 투여해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까 기꺼이 하죠.

▷ 오태훈 : 그런데 뮤지션, 음악을 하는 분들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평가받는 것 원하시는 것 같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창조하는 게 주된 생각일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것과 달리 행사 위주로만 이 음원시장이 구성이 된다고 그러면 정작 음악을 하고자 하는 분들의 시장은 없어지는 것 아니에요?

▶ 신대철 : 그러니까 순수의 시대가 끝난 거죠.


▷ 오태훈 : 아, 순수의 시대가 끝났다.

▶ 신대철 : 끝났습니다. 지금은 무한경쟁시대고요, 정말 음악계에 있어서는. 그러니까 뭐 이게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예전에는 피지컬 그러니까 실물이 있는 미디어를 구매했잖아요, CD라든지 LP라든지 카세트 테이프라든지 이런 게 있었는데 지금 그런 거 없잖아요. 다들 디지털 환경으로 바뀌었고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다 옮겨갔는데, 단일시장만 존재한다는 거예요. 음악을 발표하는 것은 플랫폼을 통해서 발표하게 되고요. 그런데 거기서 차트가 존재하잖아요. 그러니까 실시간 차트라든지 이런 것에서 어떤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게 되면 당연히 사람들에게 의심받는 사례도 물론 있겠지만 1위 하는 아티스트니까 우리가 섭외하는 1순위로 하게 되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좀 깨졌어요.

▷ 오태훈 : 음원 사재기가 아니고 순위 조작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면 이 순위 조작을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이 뭐가 필요할까요?

▶ 신대철 : 이게 지금 같은 구조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거 막을 방법은 없어요. 어떻게 막을 거예요?

▷ 오태훈 : 막을 방법은 없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음악이 순수해지지 않고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진다면 음악 자체가 사람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는 시장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신대철 : 그러니까 굉장히 이게 본질적인 질문이신데요. 예전하고 다른 거죠, 지금 음악 환경 자체도 다르고 음악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고요. 지금 여러 가지 환경적인 변화들이 있겠지만 예전에는 저희 한참 활동할 때만 해도 음반이라는 걸 냈잖아요. 앨범 단위로 CD 1장에 10곡 정도 들어가 있는 그런 음반을 발매하고 그 음반을 통해서 활동을 하고 이런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10곡 정도가 있으면 1곡, 1곡을 잘라서 발표하죠, 싱글로만.

▷ 오태훈 : 그 1곡만 뜨면 무조건 순위에서 올라가고 그러면.

▶ 신대철 : 지금 차트 순위가 굉장히 중요해진 게 실시간 차트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예전같이 위클리 차트라든지 먼슬리 차트라든지 이런 것들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이런 일은 별로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실시간 차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순위 있지 않습니까? 실시간 검색순위 어쩌다가 살다 보면 1위 할 수도 있잖아요. 만약에 제가 1위를 하면 캡처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SNS에다가 올리고 할 텐데 가요계에서도 그런 게 필요한 거죠, 차트 1위 했다는 게. 그게 1분 동안 1위를 하든 1시간 동안 1위를 하든 1위 한 건 마찬가지인 거죠.

▷ 오태훈 : 투자 대비 남는 장사네요.

▶ 신대철 : 남는 장사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앞서서 제가 음악할 때는 그러지 않았다고 처음에 시작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당시로 돌아가서 말씀을 나눠볼까 합니다. 전설의 록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 시나위로 활동을 하셨어요. 지금도 시나위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 신대철 : 활동을 하고 싶은데요. 여러 가지 요즘은 지금 저한테 질문해 주신 것 같은 그런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다니느라고 음악 활동을 조금 요즘 잘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음악이라는 게 저는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음악이라는 게 틈틈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 오태훈 : 몰두해서 계속 집중해야지.

▶ 신대철 : 오로지 음악을 위해서 일을 해야지 음악을 만들어내고 하는 거지, 이런 사회 활동하면서 음악을 한다? 이건 잘 안 되더라고요.

▷ 오태훈 : 시나위 1집 ‘크게 라디오를 켜고’ 86년에 나왔나요?

▶ 신대철 :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앨범 자켓에 보면 그림으로 그려진 여성의 반대쪽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때만 해도 상당히 파격적인 음악이었거든요.

▶ 신대철 : 그랬죠, 파격적인 거였죠.

▷ 오태훈 : 당시 시나위는 어떻게 탄생을 한 거였어요?

▶ 신대철 : 그냥 친구들하고 잘하는 친구들하고 같이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해보자, 이런 거였어요. 하다가 우연히 음반사 대표님한테 눈에 띄어서 어느 날 저희 공연을 보셨나봐요. 그러더니 이렇게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들 곡 있지?” 그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음반사 사장이 와서 “너희들 곡 있지?” 하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 우리가 알잖아요. ‘너희들 음반 내고 싶은데’라는 말을 그렇게 하는 거잖아요.

▷ 오태훈 : ‘우리 회사에서 내자’, 이런 거 아니에요?

▶ 신대철 : 그런 거죠. 그런데 그때 당시 곡이 없었어요, 저희가 만든.

▷ 오태훈 : 그러면 뭘 연주하셨어요?

▶ 신대철 : 커버곡들을 했는데, “너희들 곡 있지?” 물으시기에 무조건 있다고 그랬죠,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몇월 며칠에 녹음하자.”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보니까 한 달밖에 안 남았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곡 만들고 연습하고 해서 녹음한 것이 데뷔 앨범이었어요.

▷ 오태훈 : 그러면 한 달 동안 만든 곡, 그게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어요?

▶ 신대철 : 네, 그런 노래도 있었죠.

▷ 오태훈 : 다, 거기에 있는 전곡이?

▶ 신대철 : 네, 거의 전곡. 1곡 정도 빼놓고는 아마 다 그랬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대 앞에 촛불이어라’도 다 그거예요?

▶ 신대철 : 그런 셈이죠.

▷ 오태훈 : 그건 정말 명곡들인데, 다. 그것이 그렇게 짧은 순간에 이루어졌고 누군가의 주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게 의외네요.

▶ 신대철 : 사람이 집중을 하면 되더라고요.

▷ 오태훈 : 같이 활동을 했던 멤버들 말씀도 여쭤볼까 합니다.

▶ 신대철 : 그때 임재범 씨가 노래를 했었고요.

▷ 오태훈 : 보컬이셨고. 김종서 씨는요?

▶ 신대철 : 김종서 씨는 그다음 앨범, 음반부터 했었고요. 이전에도 잠깐 같이 활동한 적 있었지만 하여간 아주 이상한 밴드였어요. 시나위라는 밴드는 음반마다 멤버가 다 달랐으니까.

▷ 오태훈 : 서태지 씨도 시나위 멤버 아니었나요?

▶ 신대철 : 네, 서태지 씨가 시나위 4집 앨범을 같이했었죠.

▷ 오태훈 : 86년에 데뷔를 해서 현재까지 활동은 뜸하다고 집중을 안 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시나위는 지금도 존재를 하고 김바다 씨랑 지금 같이 활동을 하시나요?

▶ 신대철 : 김바다 씨랑도 간혹가다 한 번씩 간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삼십몇 년 동안 꾸준한 현재도 조금 뜸하지만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시나위입니다. 거쳐간 그룹들의 멤버들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동안에 명곡들도 참 많이 있었고 헤비메탈로 시작이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이 헤비메탈이 대중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1집 앨범은 라디오 업계에서도 상당히 많은 히트를 치지 않았어요?

▶ 신대철 :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으니까요.

▷ 오태훈 : 라디오가 들어가서.

▶ 신대철 : 라디오에서도 상당히 많이 방송이 됐었죠.

▷ 오태훈 : 시나위를 지켜오게 된 지금까지 어찌 됐든 간에 이것을 해체하지 않고 끌고 오게 된 이유, 계기?

▶ 신대철 :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 계속 그냥 하는 거예요.

▷ 오태훈 : 마지막 앨범은 언제 나왔습니까?


▶ 신대철 : 2013년었나, 2014년이었나. 아마도 그쯤 나왔고요. 요즘 이런 활동만 하고. 그런데 음악가, 기타리스트라는 것은 사실 저한테 변하지 않는 하나의 천직? 본직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항상 다음에 이런 걸 좀 해야겠다, 이런 걸 만들어봐야겠다, 이런 생각 항상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본인이 시나위 밴드로 활동하시기도 하지만 다른 후배들이나 이런 친구들의 작품에 연주도 같이 참여를 해주고 계시잖아요.

▶ 신대철 : 어쩌다 한 번씩 저한테 의뢰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저는 사실 해달라고 그러면 다 해주거든요. 그런데 되게 무서워하더라고요, 저를.

▷ 오태훈 : 무섭죠.

▶ 신대철 : 아니, 연주해달라고 부탁하면 웬만하면 흔쾌히 다 해요, 저는. 그런데 약간 부담스러운 게 있는 것 같아요. 좀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까 나이도 많고 꼰대 같은데, 이런. 부탁한 게 혹시 잘못 부탁하다 맞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 오태훈 : 감히 너 따위가 나한테 이런 걸 부탁해? 이런 소리 들을까봐?

▶ 신대철 : 전혀 그런 거 아닌데 부담스러워하시더라고요.

▷ 오태훈 : 당시에 기타리스트에 대한 계보, 서로 간에 경쟁관계 이런 거 참 많이 있었잖아요. 김도균 씨도 있었고.

▶ 신대철 : 그렇죠.

▷ 오태훈 : 그때는 거의 톱 아니었어요? 내가 항상 1위였다고 생각하세요?

▶ 신대철 : 글쎄요, 그냥 주목을 많이 받았다, 정도.

▷ 오태훈 : 그런데 그 기타를 만지게 된 계기가 아버지가 신중현 씨고 어떻게 해서 시작하신 거예요? 너무 궁금했어요. 물론 어렸을 때부터 보셨겠지만.

▶ 신대철 : 저는 아버지가 음악 하시니까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환경에서 자랐어요. 음악 듣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고요. 악기를 집에 항상 악기들이 있었으니까 소리가 나네? 이런 것을 항상 경험했던 사람이고 음악이라는 게 너무 자연스러웠던 거죠. 그러다가 저한테 어느 날 아버지가 항상 바쁘셨는데 어느 날 집에서 노시더라고요. 제가 초등학생 4학년쯤 됐을 때인데 그래서 마침 그때 기타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시기였는데, 아버지한테 기타 좀 가르쳐주세요, 그랬죠. 그래서 한 두 달 정도 배웠요, 기타를.

▷ 오태훈 : 두 달 만에?

▶ 신대철 : 예, 제가 레슨받은 게 제 평생 통틀어서 두 달 받았습니다.

▷ 오태훈 : 신중현 씨에게 아들인데 레슨을 일생 동안 딱 두 달밖에 안 받으셨어요?

▶ 신대철 : 예.

▷ 오태훈 : 그런데 아버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그때 평가를 내리시기를? 소질이 있어?

▶ 신대철 : 그거야 뭐 나중에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하셨는지는. 그냥 그러고 기타를 쳐야겠다고 하게 됐죠.

▷ 오태훈 : 그러고 나서는 활동을 하고 나서 아버지의 조언이라든가 도움 없이 그냥 내 스스로가 모든 걸 다 하신 것 아니에요?

▶ 신대철 : 사실은 도움을 많이 받았죠. 신중현의 아들이라는 후광이 항상 따라다니니까.

▷ 오태훈 : 후광 자체만으로도?

▶ 신대철 : 그게 도움이 되는 거죠, 사실. 뭐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고 합니다.

▷ 오태훈 : 지금 청취자 8156님께서 “시나위 한국의 유투처럼 장대한 활동을 기원합니다.”, “부친 되시는 신중현님과의 협연 작업도 몇 년 만에 시간 냈다고 하시던데 아버님 건강은 괜찮으시죠?”라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 신대철 : 굉장히 건강하세요. 물론 나이가 많이 드셨으니까 운동 능력이나 이런 것 좀 많이 저하가 됐지만 그래도 비교적 아주 건강하신 것 같아요. 지금도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요.

▷ 오태훈 : 지금도요?

▶ 신대철 : 네, 지금도 뭔가 계속 작품을 만드세요, 항상. 그래서 안 늙으시는 것 같아요, 진짜.

▷ 오태훈 : 2016년 12월에 광화문 무대에서 ‘아름다운 강산’과 ‘미인’ 이거를 연주하고 당시에 또 공연을 함께해주셨잖아요. 그곳에 같이 섞였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셨는지도 궁금하고 아버님께서 그 연주를 어떻게 평가하실까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요.

▶ 신대철 : 그게 촉발된 게 그 당시에 이런 이야기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분들이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집회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그 노래가 사실 박정희 정권 때 금지곡이었거든요. 그리고 ‘미인’이라는 곡도 금지곡이었고.

▷ 오태훈 : 두 곡 다?

▶ 신대철 : 네, 그 이외에 저희 아버지 곡들이 다 금지곡을 달았던 그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데 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쪽에서 그 노래를 틀고 시위하니까 저는 정말 좀 보니까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페이스북에다가 글도 올리고 내가 곡을 연주해보겠다. 약간 도발했던 거죠. 그래서 거짓말같이 진짜 그렇게 이루어지고 하여간 저한테는 굉장히 아주 뜻깊은 그런 시간이었고요. 아버지도 나중에 잘했다, 그러시더라고요.

▷ 오태훈 : 그러셨어요? 평가를 해주셨군요.

▶ 신대철 : 네, 그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 오태훈 : 당시 노래를 전인권 씨가 같이 불러주셨고. 10여 분의 거의 대곡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 신대철 : 많이 길었습니다.

▷ 오태훈 : 많이 추웠고.

▶ 신대철 : 그렇죠, 추웠죠.

▷ 오태훈 : 그런데 추웠을 때 기타를 그렇게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신대철 : 아니요, 힘들어요. 그거 굉장히 힘듭니다.

▷ 오태훈 : 꽁꽁 언 손으로 그 연주를 하시기가 참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생각해 보시면 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세요?

▶ 신대철 : 글쎄요, 그런 일이 또 그런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해야죠.

▷ 오태훈 : 아버지 신중현님 그리고 두 동생도 음악을 같이하지 않으셨습니까?

▶ 신대철 : 동생도 음악 활동하고 있고요. 둘째는 기타리스트 겸 싱어고요. 막냇동생은 드러머예요. 드럼 치고 유명한 세션 드러머이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오태훈 : 가족 모두가 그렇게 음악 가족이시고 또 오랫동안 아버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여러 가지 음악 시장이라든가 공연 무대라든가 이런 측면들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계실 것 같은데, 최근 후배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실까 궁금하기도 해요.

▶ 신대철 : 굉장히 터프하죠. 터프합니다, 환경 자체가. 요즘은 특히 이건 경쟁이 웬만해야 되는데 너무 방치해놓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이게 물론 모두 다 잘될 수는 없어요. 모두 다 잘될 수는 없는데 기회라는 게 좀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러 경로로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 가요계를 딱 보면 딱 두 가지 기회밖에 없어요. 오디션 프로그램 나가서 잘되는 것 그리고 대형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것. 그 두 가지밖에 안 보여요, 저한테는. 그 이외에는 그냥 인디로 활동하거나 어쩌다가 정말 잘 풀려서 잘되는 케이스들이 가끔 있지만 뭐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거죠. 그러니까 이 기회 자체가 그렇게 특정한 기회밖에 몇 가지 기회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해도 해도 왜 음악을 시작했지? 이런 후회하는 친구들도 많고.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음악적 재능이 있어요, 정말. 음악적 재능이 있고 예술적 재능이 있고 또 어떤 친구들 보면 그러니까 천재들이 많아요, 많이 있어요.

▷ 오태훈 : 그 천재를 발굴해내고 천재들이 설 수 있는 그런 시장들이 있어야 되는데.

▶ 신대철 : 그들이 설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어야 되는데 부족해요, 좀.

▷ 오태훈 : 더 노력해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청쥐자 김지영님께서 “순위 조작 사재기 가요계 개혁해야 합니다. 신대철 형님, 포에버”라고 보내주셨고. 한기복님께서는 “라이브 연주를 듣고 싶은데요.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있을지요?”.

▶ 신대철 : 노력하겠습니다.

▷ 오태훈 : 라고 주셨고 김미숙님께서는 “두 달 레슨받고 그 정도 실력이시면 정말 기타 천재 아니시겠습니까?”라고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저희가 노래 한 곡을 좀 추천받아야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시나위의 ‘희망가’를 선정해주셨어요.

▶ 신대철 : 좀 옛날 노래인데.

▷ 오태훈 : 이게 1집이었나요?

▶ 신대철 : 아니요, 이거는 7집 음반에 있는 건데요.

▷ 오태훈 : 그러면 그룹 시나위의 리더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희망가’ 들으시면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좀 부탁드릴게요. 연주 들을 수 있는 공간들 많이 마련해주세요.

▶ 신대철 : 노력하겠습니다.

▷ 오태훈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신대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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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신대철 “음악, 순수의 시대는 끝났다…음원사재기 심각해”
    • 입력 2019-12-13 15:52:16
    최영일의 시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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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12월 13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신대철 이사장(바른음원협동조합)



▷ 오태훈 : ‘요즘 애들은 모르는 신들린 기타 연주’ 오늘 초대석의 주인공을 모시려고 자료를 찾던 중에 한 동영상 클립의 제목이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신들린 실력을 갖추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람, 이러면 안 되는데. 대한민국 각 분야의 최고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시사본부 ‘금요 초대석’ 오늘은 신들린 기타리스트, 최고의 기타리스트, 전설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신대철 : 안녕하세요? 너무 과분한 말씀으로 소개해주셔서.

▷ 오태훈 : 박수부터 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저희 어렸을 때는 정말 전설이셨어요.

▶ 신대철 : 살아있는데 자꾸 전설이라고...


▷ 오태훈 : 그러네요. 레전드 그러면 그냥 그런 것 같은데 왠지 좀 전설 그러면 다 어느 단계에 가신 분들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 신대철 : 요즘 음악 활동보다는 바른음원협회조합이라는 단체를 지금 하고 있고요. 그동안 수년간 음원 플랫폼사들의 횡포에 맞서던 그런 일을 했었죠. 불공정 구조에 대해서 시정을 요구하고요. 그런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 오태훈 : 그 부분도 여쭤보고 음악 활동은 잠시 뒤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위터라든가 이런 곳에서 조금 불편한 이야기들, 민감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주장해주셨고 바꿔야 된다, 개혁해야 된다, 이 시장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바른음원협회조합의 이사장으로도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이야기들 참 많이 나오거든요, 요즘에.

▶ 신대철 : 네, 갑자기 나오기 시작했죠.

▷ 오태훈 : 진짜 그렇습니까?

▶ 신대철 : 이게 업계에서는 다들 아는 이야기인데요. 다 쉬쉬하고 모른 척하고 있던 얘기이기도 하죠. 제가 알고 있기로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좀 심각합니다, 사실은.

▷ 오태훈 : 그러니까 건강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야할 음악시장이라는 곳이 사재기가 난무하고 있고 쉬쉬하고는 있지만 무언가 특정 세력이라든가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이해를 하면 되는 건가요?

▶ 신대철 : 글쎄요, 거대한 힘이라기보다도 이게 구조적으로 하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 오태훈 : 음원 사재기를 통해서 어떤 왜곡된 이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 신대철 : 음원 사재기라고 그러면 용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한데요.

▷ 오태훈 : 수정해 주세요.

▶ 신대철 : 보통 사재기라고 많이 하시는데 사실 사재기라고 하는 게 수요가 없을 때 물건을 많이 구해놓고.

▷ 오태훈 : 쌀 때 사서 비싸게 팔고.

▶ 신대철 : 그렇죠. 그런 걸 사재기라고 하죠. 그런데 이것은 디지털 음원이기 때문에 디지털 파일이잖아요, 음원이라는 게. 사재기 하려야 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순위 조작인 거죠, 이거는.

▷ 오태훈 : 순위 조작이다.

▶ 신대철 : 순위 조작을 사재기라고 표현한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물건이 실재하는 건 그러니까 파일이니까 용량이라든가 이런 건 있겠지만 그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 신대철 : 물건 사서 쌓아놓는 게 아니잖아요. 이것은 그냥 스트리밍 환경에서 클릭 횟수가 감상했다는 클릭한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순위에서 올라가니까 그 일을 하는 거죠.

▷ 오태훈 : 순위에서 올라가면 어떤 특혜나 이득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사람들 관심도가 높아질 것 같고요.

▶ 신대철 : 물론이고요. 그리고 행사 시장, 소위 행사 공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죠.

▷ 오태훈 : 그러니까 그것이 다른 이득으로 그러면 전환이 될 수 있겠군요.

▶ 신대철 : 네, 음악계에서 사실은 음원수익이라는 것은 큰 수익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수익은 공연 행사 수익으로 보통 가수들이 그렇게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약간의 자금을 투여해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까 기꺼이 하죠.

▷ 오태훈 : 그런데 뮤지션, 음악을 하는 분들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평가받는 것 원하시는 것 같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창조하는 게 주된 생각일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것과 달리 행사 위주로만 이 음원시장이 구성이 된다고 그러면 정작 음악을 하고자 하는 분들의 시장은 없어지는 것 아니에요?

▶ 신대철 : 그러니까 순수의 시대가 끝난 거죠.


▷ 오태훈 : 아, 순수의 시대가 끝났다.

▶ 신대철 : 끝났습니다. 지금은 무한경쟁시대고요, 정말 음악계에 있어서는. 그러니까 뭐 이게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예전에는 피지컬 그러니까 실물이 있는 미디어를 구매했잖아요, CD라든지 LP라든지 카세트 테이프라든지 이런 게 있었는데 지금 그런 거 없잖아요. 다들 디지털 환경으로 바뀌었고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다 옮겨갔는데, 단일시장만 존재한다는 거예요. 음악을 발표하는 것은 플랫폼을 통해서 발표하게 되고요. 그런데 거기서 차트가 존재하잖아요. 그러니까 실시간 차트라든지 이런 것에서 어떤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게 되면 당연히 사람들에게 의심받는 사례도 물론 있겠지만 1위 하는 아티스트니까 우리가 섭외하는 1순위로 하게 되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좀 깨졌어요.

▷ 오태훈 : 음원 사재기가 아니고 순위 조작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면 이 순위 조작을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이 뭐가 필요할까요?

▶ 신대철 : 이게 지금 같은 구조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거 막을 방법은 없어요. 어떻게 막을 거예요?

▷ 오태훈 : 막을 방법은 없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음악이 순수해지지 않고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진다면 음악 자체가 사람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는 시장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신대철 : 그러니까 굉장히 이게 본질적인 질문이신데요. 예전하고 다른 거죠, 지금 음악 환경 자체도 다르고 음악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고요. 지금 여러 가지 환경적인 변화들이 있겠지만 예전에는 저희 한참 활동할 때만 해도 음반이라는 걸 냈잖아요. 앨범 단위로 CD 1장에 10곡 정도 들어가 있는 그런 음반을 발매하고 그 음반을 통해서 활동을 하고 이런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10곡 정도가 있으면 1곡, 1곡을 잘라서 발표하죠, 싱글로만.

▷ 오태훈 : 그 1곡만 뜨면 무조건 순위에서 올라가고 그러면.

▶ 신대철 : 지금 차트 순위가 굉장히 중요해진 게 실시간 차트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예전같이 위클리 차트라든지 먼슬리 차트라든지 이런 것들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이런 일은 별로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실시간 차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순위 있지 않습니까? 실시간 검색순위 어쩌다가 살다 보면 1위 할 수도 있잖아요. 만약에 제가 1위를 하면 캡처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SNS에다가 올리고 할 텐데 가요계에서도 그런 게 필요한 거죠, 차트 1위 했다는 게. 그게 1분 동안 1위를 하든 1시간 동안 1위를 하든 1위 한 건 마찬가지인 거죠.

▷ 오태훈 : 투자 대비 남는 장사네요.

▶ 신대철 : 남는 장사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앞서서 제가 음악할 때는 그러지 않았다고 처음에 시작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당시로 돌아가서 말씀을 나눠볼까 합니다. 전설의 록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 시나위로 활동을 하셨어요. 지금도 시나위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 신대철 : 활동을 하고 싶은데요. 여러 가지 요즘은 지금 저한테 질문해 주신 것 같은 그런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다니느라고 음악 활동을 조금 요즘 잘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음악이라는 게 저는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음악이라는 게 틈틈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 오태훈 : 몰두해서 계속 집중해야지.

▶ 신대철 : 오로지 음악을 위해서 일을 해야지 음악을 만들어내고 하는 거지, 이런 사회 활동하면서 음악을 한다? 이건 잘 안 되더라고요.

▷ 오태훈 : 시나위 1집 ‘크게 라디오를 켜고’ 86년에 나왔나요?

▶ 신대철 : 그렇습니다.

▷ 오태훈 : 앨범 자켓에 보면 그림으로 그려진 여성의 반대쪽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때만 해도 상당히 파격적인 음악이었거든요.

▶ 신대철 : 그랬죠, 파격적인 거였죠.

▷ 오태훈 : 당시 시나위는 어떻게 탄생을 한 거였어요?

▶ 신대철 : 그냥 친구들하고 잘하는 친구들하고 같이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해보자, 이런 거였어요. 하다가 우연히 음반사 대표님한테 눈에 띄어서 어느 날 저희 공연을 보셨나봐요. 그러더니 이렇게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들 곡 있지?” 그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음반사 사장이 와서 “너희들 곡 있지?” 하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 우리가 알잖아요. ‘너희들 음반 내고 싶은데’라는 말을 그렇게 하는 거잖아요.

▷ 오태훈 : ‘우리 회사에서 내자’, 이런 거 아니에요?

▶ 신대철 : 그런 거죠. 그런데 그때 당시 곡이 없었어요, 저희가 만든.

▷ 오태훈 : 그러면 뭘 연주하셨어요?

▶ 신대철 : 커버곡들을 했는데, “너희들 곡 있지?” 물으시기에 무조건 있다고 그랬죠,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몇월 며칠에 녹음하자.”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보니까 한 달밖에 안 남았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곡 만들고 연습하고 해서 녹음한 것이 데뷔 앨범이었어요.

▷ 오태훈 : 그러면 한 달 동안 만든 곡, 그게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어요?

▶ 신대철 : 네, 그런 노래도 있었죠.

▷ 오태훈 : 다, 거기에 있는 전곡이?

▶ 신대철 : 네, 거의 전곡. 1곡 정도 빼놓고는 아마 다 그랬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대 앞에 촛불이어라’도 다 그거예요?

▶ 신대철 : 그런 셈이죠.

▷ 오태훈 : 그건 정말 명곡들인데, 다. 그것이 그렇게 짧은 순간에 이루어졌고 누군가의 주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게 의외네요.

▶ 신대철 : 사람이 집중을 하면 되더라고요.

▷ 오태훈 : 같이 활동을 했던 멤버들 말씀도 여쭤볼까 합니다.

▶ 신대철 : 그때 임재범 씨가 노래를 했었고요.

▷ 오태훈 : 보컬이셨고. 김종서 씨는요?

▶ 신대철 : 김종서 씨는 그다음 앨범, 음반부터 했었고요. 이전에도 잠깐 같이 활동한 적 있었지만 하여간 아주 이상한 밴드였어요. 시나위라는 밴드는 음반마다 멤버가 다 달랐으니까.

▷ 오태훈 : 서태지 씨도 시나위 멤버 아니었나요?

▶ 신대철 : 네, 서태지 씨가 시나위 4집 앨범을 같이했었죠.

▷ 오태훈 : 86년에 데뷔를 해서 현재까지 활동은 뜸하다고 집중을 안 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시나위는 지금도 존재를 하고 김바다 씨랑 지금 같이 활동을 하시나요?

▶ 신대철 : 김바다 씨랑도 간혹가다 한 번씩 간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삼십몇 년 동안 꾸준한 현재도 조금 뜸하지만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시나위입니다. 거쳐간 그룹들의 멤버들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동안에 명곡들도 참 많이 있었고 헤비메탈로 시작이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이 헤비메탈이 대중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1집 앨범은 라디오 업계에서도 상당히 많은 히트를 치지 않았어요?

▶ 신대철 :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으니까요.

▷ 오태훈 : 라디오가 들어가서.

▶ 신대철 : 라디오에서도 상당히 많이 방송이 됐었죠.

▷ 오태훈 : 시나위를 지켜오게 된 지금까지 어찌 됐든 간에 이것을 해체하지 않고 끌고 오게 된 이유, 계기?

▶ 신대철 :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고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 계속 그냥 하는 거예요.

▷ 오태훈 : 마지막 앨범은 언제 나왔습니까?


▶ 신대철 : 2013년었나, 2014년이었나. 아마도 그쯤 나왔고요. 요즘 이런 활동만 하고. 그런데 음악가, 기타리스트라는 것은 사실 저한테 변하지 않는 하나의 천직? 본직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항상 다음에 이런 걸 좀 해야겠다, 이런 걸 만들어봐야겠다, 이런 생각 항상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본인이 시나위 밴드로 활동하시기도 하지만 다른 후배들이나 이런 친구들의 작품에 연주도 같이 참여를 해주고 계시잖아요.

▶ 신대철 : 어쩌다 한 번씩 저한테 의뢰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저는 사실 해달라고 그러면 다 해주거든요. 그런데 되게 무서워하더라고요, 저를.

▷ 오태훈 : 무섭죠.

▶ 신대철 : 아니, 연주해달라고 부탁하면 웬만하면 흔쾌히 다 해요, 저는. 그런데 약간 부담스러운 게 있는 것 같아요. 좀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까 나이도 많고 꼰대 같은데, 이런. 부탁한 게 혹시 잘못 부탁하다 맞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 오태훈 : 감히 너 따위가 나한테 이런 걸 부탁해? 이런 소리 들을까봐?

▶ 신대철 : 전혀 그런 거 아닌데 부담스러워하시더라고요.

▷ 오태훈 : 당시에 기타리스트에 대한 계보, 서로 간에 경쟁관계 이런 거 참 많이 있었잖아요. 김도균 씨도 있었고.

▶ 신대철 : 그렇죠.

▷ 오태훈 : 그때는 거의 톱 아니었어요? 내가 항상 1위였다고 생각하세요?

▶ 신대철 : 글쎄요, 그냥 주목을 많이 받았다, 정도.

▷ 오태훈 : 그런데 그 기타를 만지게 된 계기가 아버지가 신중현 씨고 어떻게 해서 시작하신 거예요? 너무 궁금했어요. 물론 어렸을 때부터 보셨겠지만.

▶ 신대철 : 저는 아버지가 음악 하시니까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환경에서 자랐어요. 음악 듣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고요. 악기를 집에 항상 악기들이 있었으니까 소리가 나네? 이런 것을 항상 경험했던 사람이고 음악이라는 게 너무 자연스러웠던 거죠. 그러다가 저한테 어느 날 아버지가 항상 바쁘셨는데 어느 날 집에서 노시더라고요. 제가 초등학생 4학년쯤 됐을 때인데 그래서 마침 그때 기타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시기였는데, 아버지한테 기타 좀 가르쳐주세요, 그랬죠. 그래서 한 두 달 정도 배웠요, 기타를.

▷ 오태훈 : 두 달 만에?

▶ 신대철 : 예, 제가 레슨받은 게 제 평생 통틀어서 두 달 받았습니다.

▷ 오태훈 : 신중현 씨에게 아들인데 레슨을 일생 동안 딱 두 달밖에 안 받으셨어요?

▶ 신대철 : 예.

▷ 오태훈 : 그런데 아버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그때 평가를 내리시기를? 소질이 있어?

▶ 신대철 : 그거야 뭐 나중에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하셨는지는. 그냥 그러고 기타를 쳐야겠다고 하게 됐죠.

▷ 오태훈 : 그러고 나서는 활동을 하고 나서 아버지의 조언이라든가 도움 없이 그냥 내 스스로가 모든 걸 다 하신 것 아니에요?

▶ 신대철 : 사실은 도움을 많이 받았죠. 신중현의 아들이라는 후광이 항상 따라다니니까.

▷ 오태훈 : 후광 자체만으로도?

▶ 신대철 : 그게 도움이 되는 거죠, 사실. 뭐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고 합니다.

▷ 오태훈 : 지금 청취자 8156님께서 “시나위 한국의 유투처럼 장대한 활동을 기원합니다.”, “부친 되시는 신중현님과의 협연 작업도 몇 년 만에 시간 냈다고 하시던데 아버님 건강은 괜찮으시죠?”라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 신대철 : 굉장히 건강하세요. 물론 나이가 많이 드셨으니까 운동 능력이나 이런 것 좀 많이 저하가 됐지만 그래도 비교적 아주 건강하신 것 같아요. 지금도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요.

▷ 오태훈 : 지금도요?

▶ 신대철 : 네, 지금도 뭔가 계속 작품을 만드세요, 항상. 그래서 안 늙으시는 것 같아요, 진짜.

▷ 오태훈 : 2016년 12월에 광화문 무대에서 ‘아름다운 강산’과 ‘미인’ 이거를 연주하고 당시에 또 공연을 함께해주셨잖아요. 그곳에 같이 섞였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셨는지도 궁금하고 아버님께서 그 연주를 어떻게 평가하실까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요.

▶ 신대철 : 그게 촉발된 게 그 당시에 이런 이야기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분들이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집회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그 노래가 사실 박정희 정권 때 금지곡이었거든요. 그리고 ‘미인’이라는 곡도 금지곡이었고.

▷ 오태훈 : 두 곡 다?

▶ 신대철 : 네, 그 이외에 저희 아버지 곡들이 다 금지곡을 달았던 그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데 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쪽에서 그 노래를 틀고 시위하니까 저는 정말 좀 보니까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페이스북에다가 글도 올리고 내가 곡을 연주해보겠다. 약간 도발했던 거죠. 그래서 거짓말같이 진짜 그렇게 이루어지고 하여간 저한테는 굉장히 아주 뜻깊은 그런 시간이었고요. 아버지도 나중에 잘했다, 그러시더라고요.

▷ 오태훈 : 그러셨어요? 평가를 해주셨군요.

▶ 신대철 : 네, 그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 오태훈 : 당시 노래를 전인권 씨가 같이 불러주셨고. 10여 분의 거의 대곡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 신대철 : 많이 길었습니다.

▷ 오태훈 : 많이 추웠고.

▶ 신대철 : 그렇죠, 추웠죠.

▷ 오태훈 : 그런데 추웠을 때 기타를 그렇게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신대철 : 아니요, 힘들어요. 그거 굉장히 힘듭니다.

▷ 오태훈 : 꽁꽁 언 손으로 그 연주를 하시기가 참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생각해 보시면 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세요?

▶ 신대철 : 글쎄요, 그런 일이 또 그런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해야죠.

▷ 오태훈 : 아버지 신중현님 그리고 두 동생도 음악을 같이하지 않으셨습니까?

▶ 신대철 : 동생도 음악 활동하고 있고요. 둘째는 기타리스트 겸 싱어고요. 막냇동생은 드러머예요. 드럼 치고 유명한 세션 드러머이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오태훈 : 가족 모두가 그렇게 음악 가족이시고 또 오랫동안 아버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여러 가지 음악 시장이라든가 공연 무대라든가 이런 측면들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계실 것 같은데, 최근 후배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실까 궁금하기도 해요.

▶ 신대철 : 굉장히 터프하죠. 터프합니다, 환경 자체가. 요즘은 특히 이건 경쟁이 웬만해야 되는데 너무 방치해놓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이게 물론 모두 다 잘될 수는 없어요. 모두 다 잘될 수는 없는데 기회라는 게 좀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러 경로로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 가요계를 딱 보면 딱 두 가지 기회밖에 없어요. 오디션 프로그램 나가서 잘되는 것 그리고 대형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것. 그 두 가지밖에 안 보여요, 저한테는. 그 이외에는 그냥 인디로 활동하거나 어쩌다가 정말 잘 풀려서 잘되는 케이스들이 가끔 있지만 뭐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거죠. 그러니까 이 기회 자체가 그렇게 특정한 기회밖에 몇 가지 기회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해도 해도 왜 음악을 시작했지? 이런 후회하는 친구들도 많고.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음악적 재능이 있어요, 정말. 음악적 재능이 있고 예술적 재능이 있고 또 어떤 친구들 보면 그러니까 천재들이 많아요, 많이 있어요.

▷ 오태훈 : 그 천재를 발굴해내고 천재들이 설 수 있는 그런 시장들이 있어야 되는데.

▶ 신대철 : 그들이 설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어야 되는데 부족해요, 좀.

▷ 오태훈 : 더 노력해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청쥐자 김지영님께서 “순위 조작 사재기 가요계 개혁해야 합니다. 신대철 형님, 포에버”라고 보내주셨고. 한기복님께서는 “라이브 연주를 듣고 싶은데요.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있을지요?”.

▶ 신대철 : 노력하겠습니다.

▷ 오태훈 : 라고 주셨고 김미숙님께서는 “두 달 레슨받고 그 정도 실력이시면 정말 기타 천재 아니시겠습니까?”라고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저희가 노래 한 곡을 좀 추천받아야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시나위의 ‘희망가’를 선정해주셨어요.

▶ 신대철 : 좀 옛날 노래인데.

▷ 오태훈 : 이게 1집이었나요?

▶ 신대철 : 아니요, 이거는 7집 음반에 있는 건데요.

▷ 오태훈 : 그러면 그룹 시나위의 리더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와 ‘희망가’ 들으시면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좀 부탁드릴게요. 연주 들을 수 있는 공간들 많이 마련해주세요.

▶ 신대철 : 노력하겠습니다.

▷ 오태훈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신대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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