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감시K] 의원과 상⑤ 국회는 아수라장인데…사진 찍는 의원님

입력 2020.01.08 (21:29) 수정 2020.02.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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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연말 연시면 쏟아지는 국회의원 시상식,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8일)이 마지막 날인데요,

이번엔 국회 안에서 열린 웃지 못할,한 시상식 풍경 생생하게 담아왔습니다.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거법 표결을 놓고 국회가 아수라장이 된 날, 이 순간, 오후 5시 반.

시계를 돌려 8시간 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화이팅!"]

화기애애하게 사진 찍는 사람들, 수십 명의 여야 의원들입니다.

이곳, 어디일까요?

한 시민단체가 연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입니다.

[주최 측 관계자 : "73명은 본회의에서 선정되신 분이고, 79명 받으십니다."]

이분들 또 상 받으러 오셨네요.

출석 확인 해보니. 7명 빼고 72명 모두 참석했습니다.

[취재진-의원 보좌관 : "(의원님 안 오면 아예 상을 안 주는 건가요?) 아예, 안 주죠. 참석 안 하면 안주겠다는 거죠. 받기 싫으면 말아라."]

상을 준 단체, 어떤 곳일까요?

[원일호/시상식 단장 : "270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21년 전통의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주최하는…."]

그런데 이 단체, 의원들 앞에서 국회 사무처를 향해 거침없이 막말을 합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유인태 총장이 홍위병도 아니고, 조폭도 아니고."]

무슨 사정일까? 국정감사 모니터 당시 사무처가 보낸 공문, 활동 편의를 요구하려면, 소속 단체 270개 명단을 알려달라, 요청합니다.

[유인태/국회 사무총장 : "(6개 단체밖에 회신이 안 왔다는데..) 270개 명단을 좀 달라고 했더니 뭐, 탄압한다고..."]

270개 소속 단체, 왜 공개를 안 하는 걸까?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옛날에 전자주민카드 운동하는데 검찰에서 전화 와서 50개 단체라는데 명단 내라, 명단 내면 거기 압박할 거 아니냐, 못 줍니다."]

모니터단을 그만둔 관계자를 수소문해 물어봤습니다.

[NGO 모니터단 전 관계자/음성변조 : "270개 NGO 모니터라는 건 옛날부터 사용하던 용어인데. 지부까지 합해서 270개 같아요. 지부 빼면 18개 단체 정도."]

그럼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을까요?

우수 상임위원회 뽑는데 모니터단 활동 배려 여부를 고려한답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교과위 같은 데 얼마나 방해가 심한지. (모니터단 의자에) 의자에다 요만한 쪽지로 '모니터단', 앉으면 안 보이는 거예요."]

모니터단 팻말을 작게 만들었다는 교육위원장, 결국, 수상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5.18 망언 주인공들은 상을 받았습니다.

[김순례/자유한국당 의원 : "(5·18 관련 발언한 것 때문에) 아유 그건 지금 여기서 논할 바가 아니고요. 의정 활동하는 분야는 다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김순례 의원 (질문)하려고 하시는 거죠? 국정감사에 관련된 걸 위주로 하지 그 전에 잘하고 못한 거까지 하면 신이 아니면 공정하기 어려워요."]

이런 논란, 상 받은 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오신환/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 "제가 270개 전체가 몇 개인지 모르죠."]

[윤후덕/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런 내용이 있는데 오늘 처음 읽어봤습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녹취] "이 단체에서 나름대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서…."]

시상식이 끝날 무렵, 뒤늦게 도착한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이런 설교까지 듣습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공정성을 상실한 공권력은 폭력이다, (지팡이 뺏으며) 이거 뒀다가 뭐해요, 종아리 아니 대갈통을 때린다든가."]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의원들은 별 상관없나 봅니다.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의원/홍보영상 촬영 : "(의원님 어떤 상 받으신 거예요?) 국정감사 우수 의원상을 받았습니다."]

사진 좀 찍게 해달라, 읍소까지 합니다.

[불참 의원 보좌관 : "의원님도 발 동동 구르고 있는데 혹시 오후라도 의원님이 직접 방문하면 사진이라도 혹시…."]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이 한창이던 때, 의원들 SNS엔 일제히 상장 든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국회 감시 프로젝트K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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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감시K] 의원과 상⑤ 국회는 아수라장인데…사진 찍는 의원님
    • 입력 2020-01-08 21:31:49
    • 수정2020-02-28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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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연말 연시면 쏟아지는 국회의원 시상식,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8일)이 마지막 날인데요, 이번엔 국회 안에서 열린 웃지 못할,한 시상식 풍경 생생하게 담아왔습니다.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거법 표결을 놓고 국회가 아수라장이 된 날, 이 순간, 오후 5시 반. 시계를 돌려 8시간 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화이팅!"] 화기애애하게 사진 찍는 사람들, 수십 명의 여야 의원들입니다. 이곳, 어디일까요? 한 시민단체가 연 국정감사 우수의원 시상식입니다. [주최 측 관계자 : "73명은 본회의에서 선정되신 분이고, 79명 받으십니다."] 이분들 또 상 받으러 오셨네요. 출석 확인 해보니. 7명 빼고 72명 모두 참석했습니다. [취재진-의원 보좌관 : "(의원님 안 오면 아예 상을 안 주는 건가요?) 아예, 안 주죠. 참석 안 하면 안주겠다는 거죠. 받기 싫으면 말아라."] 상을 준 단체, 어떤 곳일까요? [원일호/시상식 단장 : "270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21년 전통의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주최하는…."] 그런데 이 단체, 의원들 앞에서 국회 사무처를 향해 거침없이 막말을 합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유인태 총장이 홍위병도 아니고, 조폭도 아니고."] 무슨 사정일까? 국정감사 모니터 당시 사무처가 보낸 공문, 활동 편의를 요구하려면, 소속 단체 270개 명단을 알려달라, 요청합니다. [유인태/국회 사무총장 : "(6개 단체밖에 회신이 안 왔다는데..) 270개 명단을 좀 달라고 했더니 뭐, 탄압한다고..."] 270개 소속 단체, 왜 공개를 안 하는 걸까?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옛날에 전자주민카드 운동하는데 검찰에서 전화 와서 50개 단체라는데 명단 내라, 명단 내면 거기 압박할 거 아니냐, 못 줍니다."] 모니터단을 그만둔 관계자를 수소문해 물어봤습니다. [NGO 모니터단 전 관계자/음성변조 : "270개 NGO 모니터라는 건 옛날부터 사용하던 용어인데. 지부까지 합해서 270개 같아요. 지부 빼면 18개 단체 정도."] 그럼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을까요? 우수 상임위원회 뽑는데 모니터단 활동 배려 여부를 고려한답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교과위 같은 데 얼마나 방해가 심한지. (모니터단 의자에) 의자에다 요만한 쪽지로 '모니터단', 앉으면 안 보이는 거예요."] 모니터단 팻말을 작게 만들었다는 교육위원장, 결국, 수상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하지만 5.18 망언 주인공들은 상을 받았습니다. [김순례/자유한국당 의원 : "(5·18 관련 발언한 것 때문에) 아유 그건 지금 여기서 논할 바가 아니고요. 의정 활동하는 분야는 다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김순례 의원 (질문)하려고 하시는 거죠? 국정감사에 관련된 걸 위주로 하지 그 전에 잘하고 못한 거까지 하면 신이 아니면 공정하기 어려워요."] 이런 논란, 상 받은 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오신환/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 "제가 270개 전체가 몇 개인지 모르죠."] [윤후덕/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런 내용이 있는데 오늘 처음 읽어봤습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녹취] "이 단체에서 나름대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서…."] 시상식이 끝날 무렵, 뒤늦게 도착한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이런 설교까지 듣습니다. [김대인/NGO 모니터단 대표 : "공정성을 상실한 공권력은 폭력이다, (지팡이 뺏으며) 이거 뒀다가 뭐해요, 종아리 아니 대갈통을 때린다든가."]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의원들은 별 상관없나 봅니다.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의원/홍보영상 촬영 : "(의원님 어떤 상 받으신 거예요?) 국정감사 우수 의원상을 받았습니다."] 사진 좀 찍게 해달라, 읍소까지 합니다. [불참 의원 보좌관 : "의원님도 발 동동 구르고 있는데 혹시 오후라도 의원님이 직접 방문하면 사진이라도 혹시…."]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이 한창이던 때, 의원들 SNS엔 일제히 상장 든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국회 감시 프로젝트K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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