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속지 두 번 속나?”…안철수가 신경쓰이는 사람들

입력 2020.01.20 (19:24) 수정 2020.01.2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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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오늘(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 민주 묘역을 차례로 들러 참배했습니다.

정치권에서 국립 현충원 참배를 첫 일정으로 잡는 건 공식 아닌 공식처럼 돼 있습니다. 하지만 5.18 묘역 참배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그래서인지 안 전 의원의 행보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대안신당이 묻는다 "안철수에게 호남이란?"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 역시 호남의 최대 정당, 대안신당입니다.

대안신당은 오전 대변인 논평과 박지원 의원의 라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전북 현장 최고위회의에서 안철수 전 의원을 저격했습니다.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체 정치인 안철수에게 호남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또 "왜 안철수의 입에서는 호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적 가치, 민족적 가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언어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질문도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으로서의 호남을 등진 것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얍삽한 공학적 계산으로 망국적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호남의 선택과 투자를 무산시킨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이어 "호남이 품고 있는 회한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몽상가적 정치관을 함부로 가르치려 하지도, 호남 민심을 왜곡하지도 말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 저도 이번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안 전 의원을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했습니다.

최경환 대표는 전북 정읍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 추진으로 국민의당 분열에 이르게 된 과정과 당시 보수화와 탈호남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쇼'라고 깎아내리며, 호남 여론이 '냉소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대안신당이 가는 곳마다 안 전 의원이 입에 오르내린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뜻일겁니다.

"제3의 돌풍 주인공은 나야 나!"

진보 정당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안신당만큼 경계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만 과거의 '안풍(安風)'은 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오늘(20일) 상무위원 회의에서 "제3의 돌풍은 낡은 정치를 교체하는 미래 정치의 돌풍"이라며,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가 정치권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제3의 돌풍은 미래 정치의 돌풍이고 그것은 정의당이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복귀 관련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김 의원은 "한 번 더 속을 국민은 없다, 의미 없는 불출마선언에 감동을 받을 국민도 없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만들겠다는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의 실체는 국민의 마음을 모르는 정당을 쫓는 정당"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김 의원은 "개인의 성공 스토리가 정치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번 총선의 주인은 선거철 반짝하고 나타난 정치인이 아니라 촛불을 들고 사회 대개혁을 외쳤던 우리 국민"이라며, "민중당은 노동자, 서민들과 함께 국민의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시작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 대한 평가였지만 끝맺음은 자당에 대한 지지 호소였습니다.

"4년 전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몰랐던 안철수"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19일)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도, 오늘 광주 방문에도 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박주민 의원이 오늘(20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말과, 광주 북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형석 최고위원이 최고위회의에서 개인 의견을 짧게 언급한 정도입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아직까지 안철수 전 대표의 구체적인 구상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저희가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여의치는 않다고 생각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과거의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만 보여주신다면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4년 전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모르는 안철수였다, 하지만 2017년 대선 이후 안철수는 광주가 너무나 잘 아는 안철수란 사실을 (안 전 의원이) 인지하길 바란다"며, "(안 전 의원은) 4년 전 광주와 호남에 대한 환상을 이제 지우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에 호남을 내어준 민주당으로서 안철수 전 의원이 신경 안 쓰일 리 없겠죠. 그런데도 당내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일종의 전략이라는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 될 수 있으면 안 전 의원에 대한 반응 자체를 내놓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 없는 척하자는 겁니다.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일일이 대응했다가, 오히려 '안철수 띄우기'가 될까 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의 광주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 전 의원은 다음(21일) 행보는 조국 전 장관을 두둔하는 여권 진영을 공개 비판했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금융센터소장과의 만남입니다. 이 만남 후에는 누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민주당은 내일도 여전히 말을 아끼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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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안철수가 신경쓰이는 사람들
    • 입력 2020-01-20 19:24:34
    • 수정2020-01-20 19:42:21
    취재K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오늘(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 민주 묘역을 차례로 들러 참배했습니다.

정치권에서 국립 현충원 참배를 첫 일정으로 잡는 건 공식 아닌 공식처럼 돼 있습니다. 하지만 5.18 묘역 참배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그래서인지 안 전 의원의 행보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대안신당이 묻는다 "안철수에게 호남이란?"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 역시 호남의 최대 정당, 대안신당입니다.

대안신당은 오전 대변인 논평과 박지원 의원의 라디오 출연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전북 현장 최고위회의에서 안철수 전 의원을 저격했습니다.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체 정치인 안철수에게 호남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또 "왜 안철수의 입에서는 호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적 가치, 민족적 가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언어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질문도 던졌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으로서의 호남을 등진 것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얍삽한 공학적 계산으로 망국적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호남의 선택과 투자를 무산시킨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이어 "호남이 품고 있는 회한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몽상가적 정치관을 함부로 가르치려 하지도, 호남 민심을 왜곡하지도 말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 저도 이번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안 전 의원을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했습니다.

최경환 대표는 전북 정읍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 추진으로 국민의당 분열에 이르게 된 과정과 당시 보수화와 탈호남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쇼'라고 깎아내리며, 호남 여론이 '냉소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대안신당이 가는 곳마다 안 전 의원이 입에 오르내린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뜻일겁니다.

"제3의 돌풍 주인공은 나야 나!"

진보 정당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안신당만큼 경계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만 과거의 '안풍(安風)'은 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오늘(20일) 상무위원 회의에서 "제3의 돌풍은 낡은 정치를 교체하는 미래 정치의 돌풍"이라며,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가 정치권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제3의 돌풍은 미래 정치의 돌풍이고 그것은 정의당이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복귀 관련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김 의원은 "한 번 더 속을 국민은 없다, 의미 없는 불출마선언에 감동을 받을 국민도 없다"며, "안철수 전 대표가 만들겠다는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의 실체는 국민의 마음을 모르는 정당을 쫓는 정당"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김 의원은 "개인의 성공 스토리가 정치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번 총선의 주인은 선거철 반짝하고 나타난 정치인이 아니라 촛불을 들고 사회 대개혁을 외쳤던 우리 국민"이라며, "민중당은 노동자, 서민들과 함께 국민의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시작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 대한 평가였지만 끝맺음은 자당에 대한 지지 호소였습니다.

"4년 전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몰랐던 안철수"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19일)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도, 오늘 광주 방문에도 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박주민 의원이 오늘(20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말과, 광주 북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형석 최고위원이 최고위회의에서 개인 의견을 짧게 언급한 정도입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아직까지 안철수 전 대표의 구체적인 구상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저희가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여의치는 않다고 생각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과거의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만 보여주신다면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4년 전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모르는 안철수였다, 하지만 2017년 대선 이후 안철수는 광주가 너무나 잘 아는 안철수란 사실을 (안 전 의원이) 인지하길 바란다"며, "(안 전 의원은) 4년 전 광주와 호남에 대한 환상을 이제 지우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에 호남을 내어준 민주당으로서 안철수 전 의원이 신경 안 쓰일 리 없겠죠. 그런데도 당내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일종의 전략이라는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 될 수 있으면 안 전 의원에 대한 반응 자체를 내놓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 없는 척하자는 겁니다.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일일이 대응했다가, 오히려 '안철수 띄우기'가 될까 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의 광주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안 전 의원은 다음(21일) 행보는 조국 전 장관을 두둔하는 여권 진영을 공개 비판했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금융센터소장과의 만남입니다. 이 만남 후에는 누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민주당은 내일도 여전히 말을 아끼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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