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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의 마지막 비행…항공사 배려에 펑펑 운 사연
입력 2020.01.23 (17:10) 수정 2020.01.23 (17:55) 취재K
동생과의 마지막 비행…항공사 배려에 펑펑 운 사연
지난해 11월, 한국에 있던 A 씨는 베트남 다낭에서 일하던 여동생이 중증 뎅기열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A 씨는 급히 다낭으로 날아갔지만, 안타깝게도 도착 하루 만에 동생은 세상을 떠났다.

영사관과 현지 교회의 도움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동생을 화장한 뒤, 귀국 비행기를 예약한 A 씨. 11월 25일 현지시각 밤 11시 45분에 다낭에서 출발하는 이스타항공이었다.

동생의 유골은 공항에서 받기로 하고 발권창구로 간 A 씨는 창구 직원에게 "유골함과 함께 탈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한 직원이 다가와 미리 연락을 받았다며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두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안내했다. 비행시간 동안 동생을 계속 안고 있을 생각을 하고 있던 A 씨에겐 너무나도 감사한 배려였다.

이스타항공 발권창구 자료사진(출처 : 이스타항공)이스타항공 발권창구 자료사진(출처 : 이스타항공)

발권을 마치고 30분 뒤 동생의 유골함을 받은 A 씨는 동생을 품에 안고 출국 심사를 진행했다. 이때 현지 직원들의 태도는 A 씨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 현지 직원들은 이방인의 유골함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을 구경하듯 지켜봤고, 관련 서류도 두 손가락으로 겨우 받는 등 배려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A 씨는 기억했다.

악몽과도 같은 출국 절차를 마무리한 뒤 게이트 앞에 도착한 A를 기다리고 있던 건 한국인 단체관광객이었다. A 씨는 동생을 끌어안고 시끌벅적한 관광객 틈바구니에 섞이기보다 가장 나중에 타기로 마음먹고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한 직원이 다가왔다.

"동생분과 함께 가시죠? 먼저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직원의 안내에 A 씨는 "네?" 하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직원은 다시 "먼저 체크인하고 탑승해 계시는 게 더 편하지 않으시겠어요?"하고 재차 A 씨를 탑승구로 안내했다. 그 직원은 동생을 양손으로 안고 있는 A 씨를 대신해 외투 주머니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꺼내 직접 확인한 뒤 A 씨를 기내로 안내했다.

A 씨를 기다리고 있던 건 발권 창구에서 그에게 두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안내했던 직원 B 씨였다. B 씨는 A 씨와 동생을 비행기까지 안내했고, 동생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상치 못한 거듭된 배려에 그저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던 A 씨는 직원 B 씨의 마지막 말에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모든 크루원들에게 이야기는 해두었습니다.
불편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고요.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 이스타항공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비행기를 정말 좋아하던 동생. 그 동생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한 비행이었다. 직원이 두 자리를 준비해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빈자리는 세 자리였고, A 씨는 동생과 함께 편안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이 사연은 A씨가 항공사와 해당 직원에게 "작은 마음을 전달하고자"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려서 화제가 됐다. 어제(22일) 오후에 "두 달 전 저를 펑펑 울린 한 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사연은 23일 오후 3시 현재 14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천30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스타항공과 직원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 B 씨는 올해로 5년 차인 이스타항공 베트남 다낭지점 직원이다. B 씨는 취재진에게 "상주분께서 혼자 오셨고, 너무 슬퍼 보여서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해당 항공편이 만석이 아니어서 자리 마련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다"며 오히려 A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B 씨는 이와 함께 "글을 보고 다낭 보안 검색대 직원들 때문에 고객분이 힘들어하셨을 텐데 그 부분을 못 챙겨 드린 게 미안하다" 며 "다음에 같은 상황이 또 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유골함이 국제선을 통해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해당 직원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매뉴얼에는 유골함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려서 기내 수화물로만 탑재 가능하다"는 내용만 있다며 "해당 지점과 직원이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B 씨에게 특별포상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동생과의 마지막 비행…항공사 배려에 펑펑 운 사연
    • 입력 2020.01.23 (17:10)
    • 수정 2020.01.23 (17:55)
    취재K
동생과의 마지막 비행…항공사 배려에 펑펑 운 사연
지난해 11월, 한국에 있던 A 씨는 베트남 다낭에서 일하던 여동생이 중증 뎅기열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A 씨는 급히 다낭으로 날아갔지만, 안타깝게도 도착 하루 만에 동생은 세상을 떠났다.

영사관과 현지 교회의 도움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동생을 화장한 뒤, 귀국 비행기를 예약한 A 씨. 11월 25일 현지시각 밤 11시 45분에 다낭에서 출발하는 이스타항공이었다.

동생의 유골은 공항에서 받기로 하고 발권창구로 간 A 씨는 창구 직원에게 "유골함과 함께 탈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한 직원이 다가와 미리 연락을 받았다며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두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안내했다. 비행시간 동안 동생을 계속 안고 있을 생각을 하고 있던 A 씨에겐 너무나도 감사한 배려였다.

이스타항공 발권창구 자료사진(출처 : 이스타항공)이스타항공 발권창구 자료사진(출처 : 이스타항공)

발권을 마치고 30분 뒤 동생의 유골함을 받은 A 씨는 동생을 품에 안고 출국 심사를 진행했다. 이때 현지 직원들의 태도는 A 씨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 현지 직원들은 이방인의 유골함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을 구경하듯 지켜봤고, 관련 서류도 두 손가락으로 겨우 받는 등 배려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A 씨는 기억했다.

악몽과도 같은 출국 절차를 마무리한 뒤 게이트 앞에 도착한 A를 기다리고 있던 건 한국인 단체관광객이었다. A 씨는 동생을 끌어안고 시끌벅적한 관광객 틈바구니에 섞이기보다 가장 나중에 타기로 마음먹고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한 직원이 다가왔다.

"동생분과 함께 가시죠? 먼저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직원의 안내에 A 씨는 "네?" 하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직원은 다시 "먼저 체크인하고 탑승해 계시는 게 더 편하지 않으시겠어요?"하고 재차 A 씨를 탑승구로 안내했다. 그 직원은 동생을 양손으로 안고 있는 A 씨를 대신해 외투 주머니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꺼내 직접 확인한 뒤 A 씨를 기내로 안내했다.

A 씨를 기다리고 있던 건 발권 창구에서 그에게 두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안내했던 직원 B 씨였다. B 씨는 A 씨와 동생을 비행기까지 안내했고, 동생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상치 못한 거듭된 배려에 그저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던 A 씨는 직원 B 씨의 마지막 말에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모든 크루원들에게 이야기는 해두었습니다.
불편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고요.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 이스타항공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비행기를 정말 좋아하던 동생. 그 동생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한 비행이었다. 직원이 두 자리를 준비해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빈자리는 세 자리였고, A 씨는 동생과 함께 편안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

이 사연은 A씨가 항공사와 해당 직원에게 "작은 마음을 전달하고자"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려서 화제가 됐다. 어제(22일) 오후에 "두 달 전 저를 펑펑 울린 한 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사연은 23일 오후 3시 현재 14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천30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스타항공과 직원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 B 씨는 올해로 5년 차인 이스타항공 베트남 다낭지점 직원이다. B 씨는 취재진에게 "상주분께서 혼자 오셨고, 너무 슬퍼 보여서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해당 항공편이 만석이 아니어서 자리 마련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다"며 오히려 A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B 씨는 이와 함께 "글을 보고 다낭 보안 검색대 직원들 때문에 고객분이 힘들어하셨을 텐데 그 부분을 못 챙겨 드린 게 미안하다" 며 "다음에 같은 상황이 또 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유골함이 국제선을 통해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해당 직원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매뉴얼에는 유골함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려서 기내 수화물로만 탑재 가능하다"는 내용만 있다며 "해당 지점과 직원이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B 씨에게 특별포상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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