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산천어와 스타 기자 (feat. 체헐리즘 남형도 기자)

입력 2020.03.16 (18:21) 수정 2020.03.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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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기자를 만났다.

'체험'과 '저널리즘'의 합성어인 '체헐리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네이버에서만 3만 명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다.

이번 만남이 성사되게 이끈 주인공은 다름 아닌 산천어, 더 자세하게는 화천산천어축제에 동원(?)된 산천어다.

남 기자는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기 위해 기자가 됐다"고 자기 소개에 밝혀놓았지만 이번에는 시선에서 소외된 곳 대신 논란의 중심이 된 곳, '화천산천어축제장'을 찾아갔다.

대신 철저하게 그동안 '소외되어온 대상'인 산천어의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올해 화천산천어축제장의 모습. 날씨 관계로 얼음이 얼지 않아 얼음 낚시 대신 루어 낚시 등 대체 수단이 동원됐다.(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올해 화천산천어축제장의 모습. 날씨 관계로 얼음이 얼지 않아 얼음 낚시 대신 루어 낚시 등 대체 수단이 동원됐다.(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

올해 화천산천어축제는 어느 때보다 자주 그리고 많이 회자됐다.

일단 기후 변화로 인한 날씨 때문에 얼음이 얼지 않아 고민거리였고,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골칫거리 악재까지 겹쳤다.

축제 개최 측인 화천군과 군민들의 고심이 깊은 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사견을 전제로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발언해 '폄훼 논란'에 휩싸였고 - 이같은 소신을 밝힌 것은 역대 환경부 장관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를 지낸 이외수 소설가가 자신의 SNS에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흉기로 난도질 당한 화천군민 알몸에 친히 왕소금을 뿌리는 듯한 발언"이라고 응수하면서 결국 장관이 군수에게 전화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참고로 이외수 작가는 "닭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행복하게 사육되고 있는가, 돼지는, 소는, 말은, 양은?"이라고도 반문했다.

어쨌든 남형도 기자는 '체헐리즘' 기사를 위해 산천어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을 찾았고 난생 처음 낚시에 도전했다고.

결과는 역시나 실패! 단 한 마리도 낚진 못 했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남 기자는 축제장 직원에게 사정사정해 입구 옆 플라스틱 양동이에서 죽어가던 산천어 두 마리를 '얻었고', 그 길로 양양 어성전 계곡으로 향했다.

축제장 산천어를 '집으로 보내주기' 위해서.

남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산천어는 화천에 살지 않는다고 한다.

화천에는 열목어가 살고, 따라서 산천어를 풀어놓으면 열목어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했다.

산천어의 '고향'은 강원도 해안과 맞닿은 강릉, 동해, 속초, 양양 등지의 하천들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어차피 축제 용도로 양식장에서 태어나고 길러져 화천천 가두리에 투입된 산천어였지만, 꼭 '고향을 보여주고 싶다'는 한 인간의 일념에 마침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양양 어성전 계곡물을 만났다.

그리고 양동이 속에서 금방이라도 죽을 듯 비실대던 산천어는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씽씽하게 헤엄쳐 사라졌다고…….

남 기자는 “화천에서 양양 계곡으로 향하는 두 시간 남짓한 운행 동안 산천어가 살아있을 확률은 10%도 안 되겠지만, 죽는다 하더라도 원래 살았어야 할 고향을 꼭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바위에 놓인 투명한 서랍 안의 고기가 화천에서 데려온 산천어.(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남 기자는 “화천에서 양양 계곡으로 향하는 두 시간 남짓한 운행 동안 산천어가 살아있을 확률은 10%도 안 되겠지만, 죽는다 하더라도 원래 살았어야 할 고향을 꼭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바위에 놓인 투명한 서랍 안의 고기가 화천에서 데려온 산천어.(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

얼마 전 읽었던 남 기자의 "차에 치인 길냥이 안고...'마지막 길'을 함께했다[남 기자의 체헐리즘]" 기사 내용이 생각나 그 산천어에게 작별인사를 했는지 물었다.

대답은 '물론!'

그러면서 '살리는 게 더 즐거웠다'고 말하는 그에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질문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 "어릴 적 한강고수부지 아스팔트 위에서 펄떡대던 물고기 한 마리를 도로 한강물에 놓아줬던 경험이 떠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해보시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GGQykHMOtx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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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산천어와 스타 기자 (feat. 체헐리즘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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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남이 성사되게 이끈 주인공은 다름 아닌 산천어, 더 자세하게는 화천산천어축제에 동원(?)된 산천어다.

남 기자는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기 위해 기자가 됐다"고 자기 소개에 밝혀놓았지만 이번에는 시선에서 소외된 곳 대신 논란의 중심이 된 곳, '화천산천어축제장'을 찾아갔다.

대신 철저하게 그동안 '소외되어온 대상'인 산천어의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올해 화천산천어축제장의 모습. 날씨 관계로 얼음이 얼지 않아 얼음 낚시 대신 루어 낚시 등 대체 수단이 동원됐다.(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
올해 화천산천어축제는 어느 때보다 자주 그리고 많이 회자됐다.

일단 기후 변화로 인한 날씨 때문에 얼음이 얼지 않아 고민거리였고,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골칫거리 악재까지 겹쳤다.

축제 개최 측인 화천군과 군민들의 고심이 깊은 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사견을 전제로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발언해 '폄훼 논란'에 휩싸였고 - 이같은 소신을 밝힌 것은 역대 환경부 장관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산천어축제 홍보대사를 지낸 이외수 소설가가 자신의 SNS에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흉기로 난도질 당한 화천군민 알몸에 친히 왕소금을 뿌리는 듯한 발언"이라고 응수하면서 결국 장관이 군수에게 전화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참고로 이외수 작가는 "닭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행복하게 사육되고 있는가, 돼지는, 소는, 말은, 양은?"이라고도 반문했다.

어쨌든 남형도 기자는 '체헐리즘' 기사를 위해 산천어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을 찾았고 난생 처음 낚시에 도전했다고.

결과는 역시나 실패! 단 한 마리도 낚진 못 했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남 기자는 축제장 직원에게 사정사정해 입구 옆 플라스틱 양동이에서 죽어가던 산천어 두 마리를 '얻었고', 그 길로 양양 어성전 계곡으로 향했다.

축제장 산천어를 '집으로 보내주기' 위해서.

남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산천어는 화천에 살지 않는다고 한다.

화천에는 열목어가 살고, 따라서 산천어를 풀어놓으면 열목어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했다.

산천어의 '고향'은 강원도 해안과 맞닿은 강릉, 동해, 속초, 양양 등지의 하천들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어차피 축제 용도로 양식장에서 태어나고 길러져 화천천 가두리에 투입된 산천어였지만, 꼭 '고향을 보여주고 싶다'는 한 인간의 일념에 마침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양양 어성전 계곡물을 만났다.

그리고 양동이 속에서 금방이라도 죽을 듯 비실대던 산천어는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씽씽하게 헤엄쳐 사라졌다고…….

남 기자는 “화천에서 양양 계곡으로 향하는 두 시간 남짓한 운행 동안 산천어가 살아있을 확률은 10%도 안 되겠지만, 죽는다 하더라도 원래 살았어야 할 고향을 꼭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바위에 놓인 투명한 서랍 안의 고기가 화천에서 데려온 산천어.(사진 제공: 남형도 기자)
얼마 전 읽었던 남 기자의 "차에 치인 길냥이 안고...'마지막 길'을 함께했다[남 기자의 체헐리즘]" 기사 내용이 생각나 그 산천어에게 작별인사를 했는지 물었다.

대답은 '물론!'

그러면서 '살리는 게 더 즐거웠다'고 말하는 그에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질문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 "어릴 적 한강고수부지 아스팔트 위에서 펄떡대던 물고기 한 마리를 도로 한강물에 놓아줬던 경험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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