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아닌 공동현관 ‘비번’…범죄 돕는다

입력 2020.05.23 (06:24) 수정 2020.05.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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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혼자 사는 여성이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끊이질 않아 불안을 호소하는 분들 많으신데요.

그런데 이들 여성이 주로 사는 원룸의 공동 현관 비밀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남미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귀가하는 여성을 집까지 뒤따라가 성폭행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성폭행 미수 사건'.

홀로 사는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나아졌을까, 원룸촌을 찾아가 봤습니다.

출입문 벽면에 공동 현관의 비밀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택배나 배달음식을 편하게 받기 위해 누군가 써둔 겁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 벽면에는 7자리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데요.

제가 한 번 입력해보겠습니다.

쉽게 문이 열립니다.

[원룸 거주 여성/음성변조 : "(불안하지 않으세요?) 있죠. 여긴 좀 보안이나 이런 게 취약하거든요.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는... 저녁하고 이럴 때는 (더 불안해요."]

인근 원룸도 상황은 마찬가지.

비밀번호가 현관문 도어록 옆에 버젓이 적혀 있습니다.

[택배 직원 : "(비밀번호가 다 적혀 있나요?) 99%죠. 택배 직원들이 저만 있는 게 아니라 굉장히 많거든요. 고객님들이 현관 앞에 놓고 가라고..비밀번호 알아야만 들어갈 수 있잖아요."]

공동현관의 도어록이 아예 고장난 채로 방치돼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주차장은 한낮인데도 깜깜합니다.

홀로 사는 여성이 안심하고 다니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원룸의 공동현관이 사실상 열려있는 곳이 많다보니, 혼자 사는 여성은 범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최근엔 택배함을 공동현관 밖에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편리함을 다소 희생하면서 보안을 강화하는 원룸 건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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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 아닌 공동현관 ‘비번’…범죄 돕는다
    • 입력 2020-05-23 06:40:02
    • 수정2020-05-23 06:42:53
    뉴스광장 1부
[앵커]

혼자 사는 여성이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끊이질 않아 불안을 호소하는 분들 많으신데요.

그런데 이들 여성이 주로 사는 원룸의 공동 현관 비밀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남미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귀가하는 여성을 집까지 뒤따라가 성폭행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성폭행 미수 사건'.

홀로 사는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나아졌을까, 원룸촌을 찾아가 봤습니다.

출입문 벽면에 공동 현관의 비밀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택배나 배달음식을 편하게 받기 위해 누군가 써둔 겁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 벽면에는 7자리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데요.

제가 한 번 입력해보겠습니다.

쉽게 문이 열립니다.

[원룸 거주 여성/음성변조 : "(불안하지 않으세요?) 있죠. 여긴 좀 보안이나 이런 게 취약하거든요.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는... 저녁하고 이럴 때는 (더 불안해요."]

인근 원룸도 상황은 마찬가지.

비밀번호가 현관문 도어록 옆에 버젓이 적혀 있습니다.

[택배 직원 : "(비밀번호가 다 적혀 있나요?) 99%죠. 택배 직원들이 저만 있는 게 아니라 굉장히 많거든요. 고객님들이 현관 앞에 놓고 가라고..비밀번호 알아야만 들어갈 수 있잖아요."]

공동현관의 도어록이 아예 고장난 채로 방치돼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주차장은 한낮인데도 깜깜합니다.

홀로 사는 여성이 안심하고 다니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원룸의 공동현관이 사실상 열려있는 곳이 많다보니, 혼자 사는 여성은 범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최근엔 택배함을 공동현관 밖에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편리함을 다소 희생하면서 보안을 강화하는 원룸 건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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