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창업 고군분투 “청년들이 뭉쳤다”

입력 2020.05.23 (08:18) 수정 2020.06.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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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정착한 탈북민 100명 가운데 5명이 창업에 도전할 정도로 제2의 인생으로 창업을 꿈꾸는 탈북민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재단이 탈북 청년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남북한은 물론, 외국인 청년들까지 창업을 위해 함께 모였다고 합니다.

통일 시대를 향해 꿈을 펼쳐 나가는 젊은이들을 채유나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들뜬 표정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나선 건데요.

[정시윤/탈북민 : "저는 취업보다 창업을 꿈꿨던 사람이에요. 많이 설레고 가슴이 뜁니다."]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 있을 땐 상상도 못 했던 이런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많이 떨리네요."]

창업 프로젝트 참가자는 모두 서른 명, 탈북 청년들은 물론 남한, 그리고 외국인 청년들까지 모였습니다.

[박지훈/아산나눔재단/사회혁신팀 팀장 : "통일을 위해서 준비하는 남북이 하나 되는 창업 프로그램인데요. 오늘 첫 출발을 하는 입학식이고요."]

어색한 분위기 속에 자기 소개가 이어집니다.

[패이스 오우마이마/모로코 : "안녕하세요. 저는 모로코에서 온 패이스 오우마이마입니다.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측 청년 8명, 탈북 청년 14명 그리고 외국인 8명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창업에 나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건데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이 이제 한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합니다.

창업 프로그램의 첫 순서는 2박 3일 캠프.

[박성종/ 아산나눔재단/ 사회혁신팀 매니저 :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요. 팀으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팀별로, 전문가와 함께, 창업을 꿈꾸기까지 각자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합니다.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 있을 때부터 외화벌이했습니다. 기술력과 경험을 살려서 대한민국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니콜 브료니 진/남아프리카 공화국 : "(한국은) 많이 열정페이로 (일)해야 했고 기본이 인맥이에요. 한국은 인맥이 기본으로 있어야 하고..."]

청년들이 앞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길은 다양합니다. 유튜버를 꿈꾸는가 하면 의류 사업이나 요식업, 통일 후를 염두에 둔 창업 아이디어까지 무궁무진한데요.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서 나는 특산물 좋은 재료를 (남한에) 공급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강지혜/탈북민 : "(북한에서는) 예쁜 원피스를 입었다 그러면 다음 날이면 어디서 똑같은 원피스를 다 입고 계세요. (통일 후) 옷도 팔고 싶고 가게도 하고 싶고 이런 꿈을 꾸긴 꾸죠."]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창업과 관련된 담소를 나눕니다.

[이가영/서울시 서대문구 : "내가 알기로는 북한은 지금도 한복을 자주 입는다고 하는 데 맞아?"]

[하진우/탈북민 : "맞아. 대학생들도 한복 입고. 꽃이랑 이런 한복이 아니라 대복이라는 게 따로 있는데 한복 비슷한 거야. 한복 입어봤어? (입어봤어. 입어봤어. 재작년에 외국인 대상 한국문화체험.) 우리 브랜드 한복 브랜드 모델 해 줘."]

남북한, 외국인 청년들은 이렇게 서로를 향해 갖던 편견도 씻어낼 수 있습니다.

[홍인기/서울시 서대문구 : "(탈북민은) 순수하신 것 같아요. 모든 분이. (탈북민과) 대화를 하면 굉장히 시각이 열리고 열린 마음도 가지고 그런 마음으로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새로운 것 같아요."]

어느덧, 팀별 발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창업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춤과 노래까지 곁들여흥미롭게 풀어봅니다.

[티차 존슨 펜/카메룬 : "얼마 전에 다른 막걸리 집에서 제안이 왔는데 연봉은 1억까지 준대."]

[안효정/경기도 김포시 : "우리가 처음 푸드트럭 했을 때를 생각해봐. 우리는 팀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잖아.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어. 1억 아무것도 아니야!"]

캠프가 끝나면 청년들은 4개월짜리 전문 창업 교육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창업 컨설팅, 해외 탐방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창업 기회를 만들고, 지원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성종/ 아산나눔재단/ 사회혁신팀 매니저 : "창업의 가장 소외된 청년들의 그룹이 어디인가라는 고민으로 저희가 한 18개 영역의 34개 기관을 인터뷰한 결과 북한 이탈 청년들부터 시작해야겠다. 이들에게 창업의 기회가 없었고 의지와 도전에 대한 마음이 많았어요. 그들과 함께 앞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할 한국 청년들, 그다음에 한국에 있는 외국 청년들 구성하게 됐습니다."]

앞길이 불투명해 불안할 때 이들에게 제일 큰 도움이 됐던 건 앞서 지나간 선배들의 조언이 아닐까 싶은데요. 캠프에 참가한 청년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든든한 선배들이 있다고 하네요.

선배들의 경험담 함께 들어볼까요.

지난해 수료한 1기 선배들이 찾아오자 후배들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하진우/탈북민 : "(탈북민은)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니까 출발점이 다르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인데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허준/탈북민/아산상회 1기 : "창업은 그런 것 같아요. 출발 선상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창업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생각 들거든요."]

처음에는 마냥 험난해 보였지만 남한 정착 과정에서 얻은 자신감이 든든한 밑천이 됐다고 1기 선배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조현주/탈북민/아산상회 1기 : "그 무엇이든 강도 건너왔는데 그 무엇이 두려우랴 진짜 못할 일이 없어요. 여기서 내 존재감을 잃지 않고 배워가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준/탈북민/아산상회 1기 : "힘이 되고 싶었어요. 왜냐면 저희가 경험했던 시간을 이 친구들이 똑같이 겪을 거니까 조금 더 쉬운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 있어요."]

경험에서 묻어나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다 보니 걱정도 수그러듭니다.

[크리스 햄버수미안/호주 : "선배님한테서 팀이라는 자체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 같이 협조해서 성공을 백 퍼센트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시윤/탈북민 : "북한의 문화와 남한의 문화가 많이 다르잖아요. 통일될 한반도에 저희가 주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자신 있으세요?) 탈북할 때만큼 자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뭉친 남과 북의 청년들.

이들이 이뤄나갈 꿈이 장차 통일로 가는 발판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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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창업 고군분투 “청년들이 뭉쳤다”
    • 입력 2020-05-23 08:27:16
    • 수정2020-06-26 16:02:41
    남북의 창
[앵커]

국내 정착한 탈북민 100명 가운데 5명이 창업에 도전할 정도로 제2의 인생으로 창업을 꿈꾸는 탈북민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재단이 탈북 청년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남북한은 물론, 외국인 청년들까지 창업을 위해 함께 모였다고 합니다.

통일 시대를 향해 꿈을 펼쳐 나가는 젊은이들을 채유나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들뜬 표정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 나선 건데요.

[정시윤/탈북민 : "저는 취업보다 창업을 꿈꿨던 사람이에요. 많이 설레고 가슴이 뜁니다."]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 있을 땐 상상도 못 했던 이런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많이 떨리네요."]

창업 프로젝트 참가자는 모두 서른 명, 탈북 청년들은 물론 남한, 그리고 외국인 청년들까지 모였습니다.

[박지훈/아산나눔재단/사회혁신팀 팀장 : "통일을 위해서 준비하는 남북이 하나 되는 창업 프로그램인데요. 오늘 첫 출발을 하는 입학식이고요."]

어색한 분위기 속에 자기 소개가 이어집니다.

[패이스 오우마이마/모로코 : "안녕하세요. 저는 모로코에서 온 패이스 오우마이마입니다.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측 청년 8명, 탈북 청년 14명 그리고 외국인 8명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창업에 나서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건데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이 이제 한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합니다.

창업 프로그램의 첫 순서는 2박 3일 캠프.

[박성종/ 아산나눔재단/ 사회혁신팀 매니저 :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요. 팀으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팀별로, 전문가와 함께, 창업을 꿈꾸기까지 각자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합니다.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 있을 때부터 외화벌이했습니다. 기술력과 경험을 살려서 대한민국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니콜 브료니 진/남아프리카 공화국 : "(한국은) 많이 열정페이로 (일)해야 했고 기본이 인맥이에요. 한국은 인맥이 기본으로 있어야 하고..."]

청년들이 앞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길은 다양합니다. 유튜버를 꿈꾸는가 하면 의류 사업이나 요식업, 통일 후를 염두에 둔 창업 아이디어까지 무궁무진한데요.

[하진우/탈북민 : "북한에서 나는 특산물 좋은 재료를 (남한에) 공급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강지혜/탈북민 : "(북한에서는) 예쁜 원피스를 입었다 그러면 다음 날이면 어디서 똑같은 원피스를 다 입고 계세요. (통일 후) 옷도 팔고 싶고 가게도 하고 싶고 이런 꿈을 꾸긴 꾸죠."]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창업과 관련된 담소를 나눕니다.

[이가영/서울시 서대문구 : "내가 알기로는 북한은 지금도 한복을 자주 입는다고 하는 데 맞아?"]

[하진우/탈북민 : "맞아. 대학생들도 한복 입고. 꽃이랑 이런 한복이 아니라 대복이라는 게 따로 있는데 한복 비슷한 거야. 한복 입어봤어? (입어봤어. 입어봤어. 재작년에 외국인 대상 한국문화체험.) 우리 브랜드 한복 브랜드 모델 해 줘."]

남북한, 외국인 청년들은 이렇게 서로를 향해 갖던 편견도 씻어낼 수 있습니다.

[홍인기/서울시 서대문구 : "(탈북민은) 순수하신 것 같아요. 모든 분이. (탈북민과) 대화를 하면 굉장히 시각이 열리고 열린 마음도 가지고 그런 마음으로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새로운 것 같아요."]

어느덧, 팀별 발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창업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춤과 노래까지 곁들여흥미롭게 풀어봅니다.

[티차 존슨 펜/카메룬 : "얼마 전에 다른 막걸리 집에서 제안이 왔는데 연봉은 1억까지 준대."]

[안효정/경기도 김포시 : "우리가 처음 푸드트럭 했을 때를 생각해봐. 우리는 팀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잖아.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어. 1억 아무것도 아니야!"]

캠프가 끝나면 청년들은 4개월짜리 전문 창업 교육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창업 컨설팅, 해외 탐방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창업 기회를 만들고, 지원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성종/ 아산나눔재단/ 사회혁신팀 매니저 : "창업의 가장 소외된 청년들의 그룹이 어디인가라는 고민으로 저희가 한 18개 영역의 34개 기관을 인터뷰한 결과 북한 이탈 청년들부터 시작해야겠다. 이들에게 창업의 기회가 없었고 의지와 도전에 대한 마음이 많았어요. 그들과 함께 앞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할 한국 청년들, 그다음에 한국에 있는 외국 청년들 구성하게 됐습니다."]

앞길이 불투명해 불안할 때 이들에게 제일 큰 도움이 됐던 건 앞서 지나간 선배들의 조언이 아닐까 싶은데요. 캠프에 참가한 청년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든든한 선배들이 있다고 하네요.

선배들의 경험담 함께 들어볼까요.

지난해 수료한 1기 선배들이 찾아오자 후배들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하진우/탈북민 : "(탈북민은)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니까 출발점이 다르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인데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허준/탈북민/아산상회 1기 : "창업은 그런 것 같아요. 출발 선상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창업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아이템이 중요하다고 생각 들거든요."]

처음에는 마냥 험난해 보였지만 남한 정착 과정에서 얻은 자신감이 든든한 밑천이 됐다고 1기 선배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조현주/탈북민/아산상회 1기 : "그 무엇이든 강도 건너왔는데 그 무엇이 두려우랴 진짜 못할 일이 없어요. 여기서 내 존재감을 잃지 않고 배워가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준/탈북민/아산상회 1기 : "힘이 되고 싶었어요. 왜냐면 저희가 경험했던 시간을 이 친구들이 똑같이 겪을 거니까 조금 더 쉬운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 있어요."]

경험에서 묻어나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다 보니 걱정도 수그러듭니다.

[크리스 햄버수미안/호주 : "선배님한테서 팀이라는 자체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 같이 협조해서 성공을 백 퍼센트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시윤/탈북민 : "북한의 문화와 남한의 문화가 많이 다르잖아요. 통일될 한반도에 저희가 주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자신 있으세요?) 탈북할 때만큼 자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뭉친 남과 북의 청년들.

이들이 이뤄나갈 꿈이 장차 통일로 가는 발판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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