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글로벌 기업들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

입력 2020.06.30 (10:48) 수정 2020.06.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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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기업들이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인종차별 철폐 시위와 함께 SNS를 중심으로 차별과 혐오 요소가 담긴 제품의 불매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사회가 평등과 정의로 나아가는 한걸음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 팬들의 강력한 요청에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놀이기구를 새로 단장하기로 했습니다.

통나무 모양의 기구를 타고 수로를 이동하는 '스플래시 마운틴'을 흑인 공주가 주인공인 영화 '공주와 개구리' 테마로 바꾸기로 한 겁니다.

스플래시 마운틴은 인종차별을 미화해 비판을 받아 온 영화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만들어져 논란이 계속됐는데요.

최근 온·오프라인으로 인종차별 철폐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도 잇따라 인종차별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130년 역사의 팬케이크와 시럽 제품의 로고가 바뀔 예정입니다.

해당 제품은 백인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유모 캐릭터를 사용해 왔는데요.

쌀 등 곡류 식품 재가공 업체 '엉클 벤스'도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엉클벤스는 1946년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흑인 남성 노인의 이미지를 제품 로고로 사용해 왔습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때때로 이런 그림들이 나쁜 역사가 아닌 향수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대체로 노예제와 흑인차별의 흔적을 떠올리게 합니다."]

종합 식품회사 네슬레도 인종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일부 사탕류의 상품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에서 판매 중인 라즈베리 맛 캐러멜류 제품인 레드스킨스와 초콜릿 맛 젤리 치코스가 대상인데요.

레드스킨스는 인디언 원주민을 비하하는 말이고, 치코스는 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담은 단어입니다.

100여 년 역사의 미국 아이스크림 '에스키모 파이' 역시 이름을 바꾸기로 발표했습니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알래스카 원주민인 이누이트 족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큰 영향을 가진 대기업들의 결정은 우리 사회에 상징적일 뿐 아니라 결과적인 변화도 가져올 것입니다."]

화장품 업체들도 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앞으로 제품 홍보 문구에서 '하얀 피부'를 강조하는 단어들을 없애기로 했는데요.

존슨앤드존슨 역시 은연중에 '하얀 피부가 더 낫다'고 말하는 미백 크림을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등 세계 유명 소비재 기업들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진행하던 유료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종차별과 혐오를 방관한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일자 광고 보이콧에 나선 겁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지금은 '미국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겁니다."]

인종차별 이슈에서 여론과 함께하는 것이 곧 매출을 지키는 일이 되면서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에 힘쓰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

작은 변화가 오랜 차별을 지우고 평등과 정의 사회로 가는 한걸음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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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30 10:49:36
    • 수정2020-06-30 11: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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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에 나섰습니다.

인종차별 철폐 시위와 함께 SNS를 중심으로 차별과 혐오 요소가 담긴 제품의 불매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사회가 평등과 정의로 나아가는 한걸음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 팬들의 강력한 요청에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놀이기구를 새로 단장하기로 했습니다.

통나무 모양의 기구를 타고 수로를 이동하는 '스플래시 마운틴'을 흑인 공주가 주인공인 영화 '공주와 개구리' 테마로 바꾸기로 한 겁니다.

스플래시 마운틴은 인종차별을 미화해 비판을 받아 온 영화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만들어져 논란이 계속됐는데요.

최근 온·오프라인으로 인종차별 철폐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도 잇따라 인종차별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130년 역사의 팬케이크와 시럽 제품의 로고가 바뀔 예정입니다.

해당 제품은 백인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유모 캐릭터를 사용해 왔는데요.

쌀 등 곡류 식품 재가공 업체 '엉클 벤스'도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엉클벤스는 1946년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흑인 남성 노인의 이미지를 제품 로고로 사용해 왔습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때때로 이런 그림들이 나쁜 역사가 아닌 향수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대체로 노예제와 흑인차별의 흔적을 떠올리게 합니다."]

종합 식품회사 네슬레도 인종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일부 사탕류의 상품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에서 판매 중인 라즈베리 맛 캐러멜류 제품인 레드스킨스와 초콜릿 맛 젤리 치코스가 대상인데요.

레드스킨스는 인디언 원주민을 비하하는 말이고, 치코스는 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담은 단어입니다.

100여 년 역사의 미국 아이스크림 '에스키모 파이' 역시 이름을 바꾸기로 발표했습니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알래스카 원주민인 이누이트 족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큰 영향을 가진 대기업들의 결정은 우리 사회에 상징적일 뿐 아니라 결과적인 변화도 가져올 것입니다."]

화장품 업체들도 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앞으로 제품 홍보 문구에서 '하얀 피부'를 강조하는 단어들을 없애기로 했는데요.

존슨앤드존슨 역시 은연중에 '하얀 피부가 더 낫다'고 말하는 미백 크림을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등 세계 유명 소비재 기업들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진행하던 유료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종차별과 혐오를 방관한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일자 광고 보이콧에 나선 겁니다.

[데이비드 필그림/흑인차별역사박물관 대표 :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지금은 '미국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겁니다."]

인종차별 이슈에서 여론과 함께하는 것이 곧 매출을 지키는 일이 되면서 인종차별 흔적 지우기에 힘쓰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

작은 변화가 오랜 차별을 지우고 평등과 정의 사회로 가는 한걸음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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