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말없이 죽어간 환경전사들…작년 역대 최다

입력 2020.08.07 (10:47) 수정 2020.08.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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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된 2015년 이후 매년 100여 명 안팎의 환경운동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는 역대 최다인 212명이 살해됐는데요.

환경을 지키려다 희생된 이들의 죽음은 재판은 물론 변변한 수사조차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벌목꾼들로부터 숨기 위해 얼굴에 검은 칠을 한 브라질 아마존의 환경운동가, 파울루 과자자라.

[파울루 과자자라/환경운동가/지난해 9월 생전 인터뷰 : "저는 26살이고, 7년째 아마존 숲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수색에 나섰던 그는 총에 맞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수색에 나섰던 동료 역시 총에 맞았지만 다행히 가까스로 살아났는데요.

그들이 불법 벌목 업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레르시오 과자자라/숨진 환경운동가의 동료 : "영토를 보호하는 우리를 도둑으로 취급합니다. 진짜 도둑은 영토를 침범하고 우리 가족을 살해하고 숲을 파괴하는 사람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파울루가 숲을 지키려다 피살된 첫 희생자가 아니란 겁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선 불법 벌목업자 또는 금광 개발자들과 원주민 간의 충돌이 빈번합니다.

인명 피해도 잇따라 작년 한 해 동안 33명의 환경 운동가가 살해됐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열대 우림을 파괴하려는 이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원주민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있는데요.

[소니아 과자자라/브라질 원주민 지도자 :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기와 집단 학살, 문화 말살, 생태계 파괴를 통한 살해 위협 속에 살고 있습니다."]

비정부 기구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마존 환경 운동가들의 피살 사건은 재판이나 범죄자 처벌은 물론 변변한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페루에선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원주민 환경운동가를 살해한 용의자들이 재판에 섰습니다.

벌목업자 3명과 간부급 임원 2명입니다.

5년 전 불법 벌목에 반대하던 원주민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살해된 환경운동가 중 한 명의 딸은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했습니다.

[다이아나 리오스/아마존 환경운동가의 딸 : "5년 동안 아버지의 정의를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범죄 연루자들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말아 주세요."]

비정부 기구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역대 가장 많은 수의 환경운동가가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살해된 환경운동가의 약 3분 2는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나왔는데요.

전체 사망자 10명 중 6명은 특정 산업계와 연관된 죽음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프란체스카 스튜아르도/글로벌 위트니스 컨설턴트 : "지난해 피해자의 40%는 토착 원주민이었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피해자 3명 중 1명이 세계인구의 5%밖에 안 되는 원주민이었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된 2015년 이후 매주 평균 4명의 환경운동가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살해된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곳곳에서 지구와 인류를 위해 자연환경을 보호하려고 애쓰던 환경운동가들이 이유도 밝히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죽음에 무관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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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말없이 죽어간 환경전사들…작년 역대 최다
    • 입력 2020-08-07 10:52:54
    • 수정2020-08-07 11:03:52
    지구촌뉴스
[앵커]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된 2015년 이후 매년 100여 명 안팎의 환경운동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는 역대 최다인 212명이 살해됐는데요.

환경을 지키려다 희생된 이들의 죽음은 재판은 물론 변변한 수사조차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벌목꾼들로부터 숨기 위해 얼굴에 검은 칠을 한 브라질 아마존의 환경운동가, 파울루 과자자라.

[파울루 과자자라/환경운동가/지난해 9월 생전 인터뷰 : "저는 26살이고, 7년째 아마존 숲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수색에 나섰던 그는 총에 맞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수색에 나섰던 동료 역시 총에 맞았지만 다행히 가까스로 살아났는데요.

그들이 불법 벌목 업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레르시오 과자자라/숨진 환경운동가의 동료 : "영토를 보호하는 우리를 도둑으로 취급합니다. 진짜 도둑은 영토를 침범하고 우리 가족을 살해하고 숲을 파괴하는 사람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파울루가 숲을 지키려다 피살된 첫 희생자가 아니란 겁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선 불법 벌목업자 또는 금광 개발자들과 원주민 간의 충돌이 빈번합니다.

인명 피해도 잇따라 작년 한 해 동안 33명의 환경 운동가가 살해됐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열대 우림을 파괴하려는 이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원주민의 수는 늘어만 가고 있는데요.

[소니아 과자자라/브라질 원주민 지도자 :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기와 집단 학살, 문화 말살, 생태계 파괴를 통한 살해 위협 속에 살고 있습니다."]

비정부 기구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마존 환경 운동가들의 피살 사건은 재판이나 범죄자 처벌은 물론 변변한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페루에선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원주민 환경운동가를 살해한 용의자들이 재판에 섰습니다.

벌목업자 3명과 간부급 임원 2명입니다.

5년 전 불법 벌목에 반대하던 원주민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살해된 환경운동가 중 한 명의 딸은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했습니다.

[다이아나 리오스/아마존 환경운동가의 딸 : "5년 동안 아버지의 정의를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범죄 연루자들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말아 주세요."]

비정부 기구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역대 가장 많은 수의 환경운동가가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살해된 환경운동가의 약 3분 2는 콜롬비아,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나왔는데요.

전체 사망자 10명 중 6명은 특정 산업계와 연관된 죽음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프란체스카 스튜아르도/글로벌 위트니스 컨설턴트 : "지난해 피해자의 40%는 토착 원주민이었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피해자 3명 중 1명이 세계인구의 5%밖에 안 되는 원주민이었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된 2015년 이후 매주 평균 4명의 환경운동가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살해된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곳곳에서 지구와 인류를 위해 자연환경을 보호하려고 애쓰던 환경운동가들이 이유도 밝히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죽음에 무관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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