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최은영 “반지하 주택, 공공재개발 통해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입력 2020.08.10 (11:15) 수정 2020.08.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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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기준 36만 가구가 반지하, 지하에 거주..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밀집
- 침수 뿐 아니라 습기와 곰팡이, 일조 문제, 벌레 문제 심각
- 세입자와 임대인 반반 비율로 반지하 거주해, 대책 마련 더 어려운 측면 있어
- 나쁜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서 특히 자녀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쳐
- 정부가 작년에 주거권 보장 발표하기도.. 공공재개발 형식으로 빨리 해소되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10일(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 (뉴스타파)
■ 출연 : 최은영 소장 (한국도시연구소)


▷ 김경래 : 지금 비가 뭐 기록적인 장마, 태풍까지 오늘 온다고 하고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항상 저희들이 일종의 루틴이 있습니다. 비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있고 그거를 복구하는 작업도 있고 그것들을 계속 뉴스 화면에서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 비 피해를 받는 사람들 잘 보시면 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에요, 대부분. 최근에는 또 반지하 이 이야기가 영화 ‘기생충’ 때문에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까? 여전해요. 여전히 반지하 집에서 사시는 분들이 있고 그 집은 비가 올 때마다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거죠. 도시의 취약한 주거 형태에 대해서 최근에 비도 많이 왔으니까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이름이, 여기 있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은영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반지하 주택이 얼마나 됩니까? 이게 파악이 돼요, 이거는 통계적으로?

▶ 최은영 : 2005년부터 통계청에서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파악하고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기준으로 36만 가구 정도가 반지하 혹은 지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경래 : 36만?

▶ 최은영 : 네, 그런데 대부분은 서울에 23만, 경기도에 10만, 인천에 2만. 더하면 한 35만 가구 정도 되는데요.

▷ 김경래 : 다 수도권에 있네요?

▶ 최은영 : 네, 96% 정도가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수도권은 워낙 밀집되어 있으니까 주거가 부족해서 다른 지방은 지하나 반지하에서 살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공간 자체가? 어쨌든 35만 명이면.

▶ 최은영 : 5만 가구니까 훨씬 더 많은.

▷ 김경래 : 가구면 적지 않은 숫자죠. 이번에 실제로 시흥 쪽에서 정밀한 조사를 하셨다고. 이거는 왜 하신 거예요?

▶ 최은영 : 혹시 ‘기생충’하고 연관이 있을까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고 작년 초에 2019년 5월에 ‘기생충’이 개봉했더라고요. 그런데 2019년 초부터 시흥시에서는 이 지하 문제가 계속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었어요.

▷ 김경래 : 시흥에서요?

▶ 최은영 : 네, 그러니까 시흥이 특별히 지하가 아주 많은 지역은 아닌데요. 거기가 상수 침수 지역이 있다 보니까 수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니까 지하 문제를 꼭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설정을 한 거죠. 문제라고 인식을 해야 그리고 정확한 조사가 되어야 정책이 나오니까 그런 면에서 시흥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 김경래 : 조사를 했다면 언제 조사하신 거예요?

▶ 최은영 : 조사는 올해 6월에 했고요.

▷ 김경래 : 그러면 조사하신 가구들 중에 상당수가 이번에 비 피해를 입으셨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렇죠?

▶ 최은영 : 네, 아무래도 그러셨을 가능성이. 왜냐하면 지하에는 한번 물이 들어온 집은 물이 완전히 빠지는 일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비 피해와 상관없이 그렇게 집 수리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한번 일단 물이 들어온 집은 완벽하게 그게 해소되지 않는다는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쉽게 말하면 들어온 물을 퍼내도 계속 눅눅하고 비가 남아 있는 거다, 어딘가에.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그렇죠?

▶ 최은영 : 그러니까 몇 년 전에 수해 피해를 입은 집에 저희가 방문해봐도 그러니까 장판이 우글우글해 있어요. 그러니까 밑에서 계속 물이 올라오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 김경래 : 시흥도 마찬가지 이건 공통적인 건데 이렇게 반지하 공간이 거주 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돈 때문이겠죠?

▶ 최은영 : 그렇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거비가 높고 그다음에 이촌향도 60~70년대에 많은 분들이 서울로 몰려들면서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라도 살 곳이 없으니까 반지하에 살게 됐고 그다음에 그때 대피소로 만들기 위한 것을 의무화 했어요, 70년대에. 지하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그러면서 원래는 이게 집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데 살 곳이 없으니까 이곳을 집으로 이용하게 되었죠.

▷ 김경래 : 그런데 실태조사를 해보시면 실제로 어떤 부분들이 가장 힘든 부분인지 아실 텐데 지금 딱 생각나기로는 침수 피해 이런 게 힘들 것 같은데 또 다른 게 어떤 게 있을까요?

▶ 최은영 : 침수 피해가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사실 지하 중에서도 일부고요. 가장 그래서 조사해보면 힘드신 건 눅눅함과 습기와 곰팡이고요. 그리고 햇볕이 안 드는 문제, 이런 문제 그다음에 쥐, 바퀴벌레 같은 벌레들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죠. 그러니까 습하다 보니까 그런 벌레가 많이 자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벌레도 상대적으로 많고 그런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이거를? 이게 한순간에 내일부터 반지하에 살지 마, 이럴 수도 없는 거잖아요.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방법 대안은 어떻게 지금 계획을 하고 계신가요?

▶ 최은영 : 일단은 반지하는 다른 지옥고라고 하잖아요. 다른 거처하고 조금 다르더라고요.

▷ 김경래 : 지하, 옥탑방, 고시원.

▶ 최은영 : 고시원인데요. 옥탑하고 고시원은 상대적으로 가족이 덜 사는데요. 지하는 가족 단위로들 많이 사세요. 그러니까 아까 제가 36만 가구라고 했지만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거의 70만 명에 가까운 분들이 지하에 사시는 상황이거든요. 가족 단위로 사시는데 이 지하에는 또 세입자들만 사시는 게 아니라 자가 가구도 많이 사세요. 그러다 보면 이게 정책적으로 훨씬 어려워진 거거든요. 세입자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게 하면 되는데 이분들은 본인 집이니까 공공임대주택 대상도 되지 않고 이런 정책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조사해보니까 거의 세입자와 임대인이 반반으로 자가 가구가 반반으로 살더라고요.

▷ 김경래 : 자가가 많네요, 비율이 상대적으로.

▶ 최은영 : 그리고 사실 지하에는 전세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경쟁력이 좀 약하다 보니까 계속 이 가격으로 살아주세요, 그래서 한 3천만 원, 4천만 원 정도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전세들이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 최은영 : 그래서 사실 정부가 자가가 아니신 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를 하기 위해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요. 현재 그러니까 지하에 사시는 분들도 희망을 가지고 정부 정책을 잘 보셨으면 좋겠고요. 일단 자가가 아니신 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계획을 정부가 세우고 있다. 그리고 자가인 분들은 더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공공 재개발이라는 방식이 서울에서 도입될 예정이거든요. 그러니까 영세 가옥주분들인데 재개발 사업을 하면 보통 이분들은 쫓겨나시게 되거든요. 분담금을 부담할 수 없어서.

▷ 김경래 : 추가 분담금을 낼 수 없으니까.

▶ 최은영 : 그렇게 되는데 공공재개발이라는 방식이라는 것을 정부가 발표했어요. 공공이 조금 관여를 해서 쫓겨나지 않는 개발을 하는 것인데 이런 방식이 서울뿐 아니라 시흥처럼 상수 침수 구역에는 적용이 되어서 쫓겨나지 않고 영세 가옥주들도 그런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그건 좀 시간이 걸리겠네요, 올해도.

▶ 최은영 : 네, 그런데 이제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공공재개발이라는 큰 형태의 개발만 있는 게 아니라 소규모 개발의 형태도 공공성이 가미된 도시재생 등을 포함해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그렇게 개발이 이루어지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기에는 너무 열악해요, 환경이.

▷ 김경래 : 신규 주택을 지을 때 예를 들어서 수도권에요. 신규 주택을 지을 때 지하에다가 주거 공간 같은 것들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습니까?

▶ 최은영 : 실제로는 서울에서는 일부 그런 게 작동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주차장이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지하에는 지하 주택은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 주택들이 필로티라는 거 아마 생각하실 텐데요. 필로티 구조로 보통 지하는 만들어지고 있지 않은 게 최근의 경향입니다.

▷ 김경래 : 기존에 있는 주택들에 사는 거주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정책의 핵심이겠네요, 신규 주택보다는.

▶ 최은영 : 제가 지하 가구를 방문하면 제일 마음이 아픈 건 아예 그냥 체념하시는 거예요. 저희가 보기에는 이런 주거 환경에 사시면 안 되는데 그냥 워낙 그렇게 오래 살아오셨고 그래서 희망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 참 안타까웠거든요. 어떤 아이들은 수십 년 동안 거기서만 산 거예요, 태어나서부터 거기까지. 그러다 보니까 다른 집을 모르다 보니까 그냥 거기 사는 게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좀 이런 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실 정부가 지금 노력을 시작한다고는 했으니 빠른 진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 김경래 : 약간 곰팡이, 눅눅하고 해충도 좀 있고 이런 거 있는데 그래도 사람 사는 데인데 그걸 그렇게 다 바꿔야 되느냐, 굳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거기 안 사시는 분들은. 사시는 분들은 직접 만나셨을 것 아니에요, 조사 때문에. 어떤 부분을 가장 불편해하십니까? 이런 어떤 해충이나 이런 것도 있지만 우울증도 온다고 하는 이야기도 제가 기사에서 본 것 같고. 어떤 부분들이 실제 피해로 연결이 되고 있어요?

▶ 최은영 : 지하 가구를 방문해서 제가 느낀 느낌은 그냥 사람들의 삶이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이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굉장히 나쁜 환경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그래서 사람들의 삶이, 가족의 삶이 가라앉고 있다는 특히 아이들 키우는 집 같은 경우에는 심각하더라고요. 이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환경에서 아이 키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데 경제적인 능력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 없으니까 그런 곳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그러면 이 아이의 건강,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게 보이는 거죠, 부모님 눈에. 그런 것들이 가장 안타까운 일들이었는데요. 이런 문제가 좀 빨리 정책적으로 해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아까 공공재 개발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사실 재개발 그러면 재개발, 재건축 하면 뉴스에서 보면 일확천금 이런 거랑 연결이 돼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공공 재개발 이런 것들이 가능한 건가요? 우리 구조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 최은영 : 네, 그러니까 공공이 개입하면 가능해지는 거죠. 그게 사실 올해 2020년 1월 20일에 용산 참사 11주기인데 그때 정부가 쪽방촌 개발을 발표했거든요. 이게 쫓겨나지 않는 방식의 개발이 처음 우리나라에서 올해부터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이윤 동기로 추진되는 개발이 아니라 쪽방촌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그래서 이게 저는 쪽방촌뿐만 아니라 지하, 상수침수 지역의 지하분들의 삶도 개선할 수 있는 공공 재개발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재개발, 재건축 하면 굉장히 안 좋은 어감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다른 방식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가가 보여주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사실 부동산 시장이 전 사회적 이슈예요,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그런 와중에 이런 주거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안 나오고 있어요. 시장 가격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이런 것 보시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전문가로서는.

▶ 최은영 : 매우 답답하죠. 정책적인 측면에서 사실 집은 재산권이라기보다 주거권으로 다뤄져야 되는 것이거든요.

▷ 김경래 : 그게 본질적인 것인데.

▶ 최은영 : 그런데 나오는 언론의 뉴스들을 봐도 재산권의 측면에서만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최근에 임대차 3법이 31년 만에 국회를 통과해서 시행이 되었는데 거기에서 세입자들의 입장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임대인들의 입장에서만 재산권 침해다, 이런 뉴스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보면 굉장히 답답하죠.

▷ 김경래 : 그런 정책적인 변화들이 시작은 됐는데 아직은 본격 궤도에 오르지 않은 거죠, 평가를 하신다면.

▶ 최은영 : 그렇죠. 시작은 되었습니다만 시민들이 체감하시기에는 빠른 속도로 진행은 되고 있지 않아요. 저 같은 전문가는 시작되었구나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지.

▷ 김경래 :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 많을걸요?

▶ 최은영 : 대부분은 이런 공공재 개발이라는 게 시작되었나? 그다음에 정부가 작년 10월 24일에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발표를 했거든요.

▷ 김경래 : 그래요? 그런 것도 잘 몰라요.

▶ 최은영 : 이런 것을 발표했고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를 해서 주거 복지에 쓰겠다. 주거 복지를 잘하는 시흥시나 전라북도 전주시처럼 잘하는 지자체들이 있거든요. 이런 지자체의 주거 복지에 쓰겠다. 이런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향후에 그러니까 주거권으로서의 집이 좀 더 많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경래 : 집이 재산이기도 하지만 주거, 사는 곳이잖아요. 그게 본질이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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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시사] 최은영 “반지하 주택, 공공재개발 통해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 입력 2020-08-10 11:15:53
    • 수정2020-08-10 11:19:36
    최강시사
- 2015년 기준 36만 가구가 반지하, 지하에 거주.. 대부분 서울, 수도권에 밀집
- 침수 뿐 아니라 습기와 곰팡이, 일조 문제, 벌레 문제 심각
- 세입자와 임대인 반반 비율로 반지하 거주해, 대책 마련 더 어려운 측면 있어
- 나쁜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서 특히 자녀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쳐
- 정부가 작년에 주거권 보장 발표하기도.. 공공재개발 형식으로 빨리 해소되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10일(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 (뉴스타파)
■ 출연 : 최은영 소장 (한국도시연구소)


▷ 김경래 : 지금 비가 뭐 기록적인 장마, 태풍까지 오늘 온다고 하고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항상 저희들이 일종의 루틴이 있습니다. 비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있고 그거를 복구하는 작업도 있고 그것들을 계속 뉴스 화면에서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 비 피해를 받는 사람들 잘 보시면 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에요, 대부분. 최근에는 또 반지하 이 이야기가 영화 ‘기생충’ 때문에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까? 여전해요. 여전히 반지하 집에서 사시는 분들이 있고 그 집은 비가 올 때마다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거죠. 도시의 취약한 주거 형태에 대해서 최근에 비도 많이 왔으니까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이름이, 여기 있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은영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반지하 주택이 얼마나 됩니까? 이게 파악이 돼요, 이거는 통계적으로?

▶ 최은영 : 2005년부터 통계청에서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파악하고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기준으로 36만 가구 정도가 반지하 혹은 지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경래 : 36만?

▶ 최은영 : 네, 그런데 대부분은 서울에 23만, 경기도에 10만, 인천에 2만. 더하면 한 35만 가구 정도 되는데요.

▷ 김경래 : 다 수도권에 있네요?

▶ 최은영 : 네, 96% 정도가 그러니까 거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수도권은 워낙 밀집되어 있으니까 주거가 부족해서 다른 지방은 지하나 반지하에서 살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공간 자체가? 어쨌든 35만 명이면.

▶ 최은영 : 5만 가구니까 훨씬 더 많은.

▷ 김경래 : 가구면 적지 않은 숫자죠. 이번에 실제로 시흥 쪽에서 정밀한 조사를 하셨다고. 이거는 왜 하신 거예요?

▶ 최은영 : 혹시 ‘기생충’하고 연관이 있을까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고 작년 초에 2019년 5월에 ‘기생충’이 개봉했더라고요. 그런데 2019년 초부터 시흥시에서는 이 지하 문제가 계속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었어요.

▷ 김경래 : 시흥에서요?

▶ 최은영 : 네, 그러니까 시흥이 특별히 지하가 아주 많은 지역은 아닌데요. 거기가 상수 침수 지역이 있다 보니까 수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니까 지하 문제를 꼭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설정을 한 거죠. 문제라고 인식을 해야 그리고 정확한 조사가 되어야 정책이 나오니까 그런 면에서 시흥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 김경래 : 조사를 했다면 언제 조사하신 거예요?

▶ 최은영 : 조사는 올해 6월에 했고요.

▷ 김경래 : 그러면 조사하신 가구들 중에 상당수가 이번에 비 피해를 입으셨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렇죠?

▶ 최은영 : 네, 아무래도 그러셨을 가능성이. 왜냐하면 지하에는 한번 물이 들어온 집은 물이 완전히 빠지는 일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비 피해와 상관없이 그렇게 집 수리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더라고요. 한번 일단 물이 들어온 집은 완벽하게 그게 해소되지 않는다는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쉽게 말하면 들어온 물을 퍼내도 계속 눅눅하고 비가 남아 있는 거다, 어딘가에.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그렇죠?

▶ 최은영 : 그러니까 몇 년 전에 수해 피해를 입은 집에 저희가 방문해봐도 그러니까 장판이 우글우글해 있어요. 그러니까 밑에서 계속 물이 올라오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 김경래 : 시흥도 마찬가지 이건 공통적인 건데 이렇게 반지하 공간이 거주 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돈 때문이겠죠?

▶ 최은영 : 그렇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거비가 높고 그다음에 이촌향도 60~70년대에 많은 분들이 서울로 몰려들면서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라도 살 곳이 없으니까 반지하에 살게 됐고 그다음에 그때 대피소로 만들기 위한 것을 의무화 했어요, 70년대에. 지하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그러면서 원래는 이게 집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데 살 곳이 없으니까 이곳을 집으로 이용하게 되었죠.

▷ 김경래 : 그런데 실태조사를 해보시면 실제로 어떤 부분들이 가장 힘든 부분인지 아실 텐데 지금 딱 생각나기로는 침수 피해 이런 게 힘들 것 같은데 또 다른 게 어떤 게 있을까요?

▶ 최은영 : 침수 피해가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사실 지하 중에서도 일부고요. 가장 그래서 조사해보면 힘드신 건 눅눅함과 습기와 곰팡이고요. 그리고 햇볕이 안 드는 문제, 이런 문제 그다음에 쥐, 바퀴벌레 같은 벌레들 이런 문제들이 심각하죠. 그러니까 습하다 보니까 그런 벌레가 많이 자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벌레도 상대적으로 많고 그런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이거를? 이게 한순간에 내일부터 반지하에 살지 마, 이럴 수도 없는 거잖아요.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방법 대안은 어떻게 지금 계획을 하고 계신가요?

▶ 최은영 : 일단은 반지하는 다른 지옥고라고 하잖아요. 다른 거처하고 조금 다르더라고요.

▷ 김경래 : 지하, 옥탑방, 고시원.

▶ 최은영 : 고시원인데요. 옥탑하고 고시원은 상대적으로 가족이 덜 사는데요. 지하는 가족 단위로들 많이 사세요. 그러니까 아까 제가 36만 가구라고 했지만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거의 70만 명에 가까운 분들이 지하에 사시는 상황이거든요. 가족 단위로 사시는데 이 지하에는 또 세입자들만 사시는 게 아니라 자가 가구도 많이 사세요. 그러다 보면 이게 정책적으로 훨씬 어려워진 거거든요. 세입자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게 하면 되는데 이분들은 본인 집이니까 공공임대주택 대상도 되지 않고 이런 정책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조사해보니까 거의 세입자와 임대인이 반반으로 자가 가구가 반반으로 살더라고요.

▷ 김경래 : 자가가 많네요, 비율이 상대적으로.

▶ 최은영 : 그리고 사실 지하에는 전세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경쟁력이 좀 약하다 보니까 계속 이 가격으로 살아주세요, 그래서 한 3천만 원, 4천만 원 정도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전세들이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 최은영 : 그래서 사실 정부가 자가가 아니신 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를 하기 위해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요. 현재 그러니까 지하에 사시는 분들도 희망을 가지고 정부 정책을 잘 보셨으면 좋겠고요. 일단 자가가 아니신 분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계획을 정부가 세우고 있다. 그리고 자가인 분들은 더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공공 재개발이라는 방식이 서울에서 도입될 예정이거든요. 그러니까 영세 가옥주분들인데 재개발 사업을 하면 보통 이분들은 쫓겨나시게 되거든요. 분담금을 부담할 수 없어서.

▷ 김경래 : 추가 분담금을 낼 수 없으니까.

▶ 최은영 : 그렇게 되는데 공공재개발이라는 방식이라는 것을 정부가 발표했어요. 공공이 조금 관여를 해서 쫓겨나지 않는 개발을 하는 것인데 이런 방식이 서울뿐 아니라 시흥처럼 상수 침수 구역에는 적용이 되어서 쫓겨나지 않고 영세 가옥주들도 그런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그건 좀 시간이 걸리겠네요, 올해도.

▶ 최은영 : 네, 그런데 이제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공공재개발이라는 큰 형태의 개발만 있는 게 아니라 소규모 개발의 형태도 공공성이 가미된 도시재생 등을 포함해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그렇게 개발이 이루어지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기에는 너무 열악해요, 환경이.

▷ 김경래 : 신규 주택을 지을 때 예를 들어서 수도권에요. 신규 주택을 지을 때 지하에다가 주거 공간 같은 것들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습니까?

▶ 최은영 : 실제로는 서울에서는 일부 그런 게 작동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주차장이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지하에는 지하 주택은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 주택들이 필로티라는 거 아마 생각하실 텐데요. 필로티 구조로 보통 지하는 만들어지고 있지 않은 게 최근의 경향입니다.

▷ 김경래 : 기존에 있는 주택들에 사는 거주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정책의 핵심이겠네요, 신규 주택보다는.

▶ 최은영 : 제가 지하 가구를 방문하면 제일 마음이 아픈 건 아예 그냥 체념하시는 거예요. 저희가 보기에는 이런 주거 환경에 사시면 안 되는데 그냥 워낙 그렇게 오래 살아오셨고 그래서 희망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 참 안타까웠거든요. 어떤 아이들은 수십 년 동안 거기서만 산 거예요, 태어나서부터 거기까지. 그러다 보니까 다른 집을 모르다 보니까 그냥 거기 사는 게 당연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좀 이런 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실 정부가 지금 노력을 시작한다고는 했으니 빠른 진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 김경래 : 약간 곰팡이, 눅눅하고 해충도 좀 있고 이런 거 있는데 그래도 사람 사는 데인데 그걸 그렇게 다 바꿔야 되느냐, 굳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거기 안 사시는 분들은. 사시는 분들은 직접 만나셨을 것 아니에요, 조사 때문에. 어떤 부분을 가장 불편해하십니까? 이런 어떤 해충이나 이런 것도 있지만 우울증도 온다고 하는 이야기도 제가 기사에서 본 것 같고. 어떤 부분들이 실제 피해로 연결이 되고 있어요?

▶ 최은영 : 지하 가구를 방문해서 제가 느낀 느낌은 그냥 사람들의 삶이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이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굉장히 나쁜 환경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그래서 사람들의 삶이, 가족의 삶이 가라앉고 있다는 특히 아이들 키우는 집 같은 경우에는 심각하더라고요. 이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환경에서 아이 키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데 경제적인 능력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 없으니까 그런 곳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그러면 이 아이의 건강,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게 보이는 거죠, 부모님 눈에. 그런 것들이 가장 안타까운 일들이었는데요. 이런 문제가 좀 빨리 정책적으로 해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경래 : 아까 공공재 개발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사실 재개발 그러면 재개발, 재건축 하면 뉴스에서 보면 일확천금 이런 거랑 연결이 돼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공공 재개발 이런 것들이 가능한 건가요? 우리 구조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 최은영 : 네, 그러니까 공공이 개입하면 가능해지는 거죠. 그게 사실 올해 2020년 1월 20일에 용산 참사 11주기인데 그때 정부가 쪽방촌 개발을 발표했거든요. 이게 쫓겨나지 않는 방식의 개발이 처음 우리나라에서 올해부터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이윤 동기로 추진되는 개발이 아니라 쪽방촌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그래서 이게 저는 쪽방촌뿐만 아니라 지하, 상수침수 지역의 지하분들의 삶도 개선할 수 있는 공공 재개발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재개발, 재건축 하면 굉장히 안 좋은 어감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다른 방식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가가 보여주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사실 부동산 시장이 전 사회적 이슈예요,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그런 와중에 이런 주거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안 나오고 있어요. 시장 가격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이런 것 보시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전문가로서는.

▶ 최은영 : 매우 답답하죠. 정책적인 측면에서 사실 집은 재산권이라기보다 주거권으로 다뤄져야 되는 것이거든요.

▷ 김경래 : 그게 본질적인 것인데.

▶ 최은영 : 그런데 나오는 언론의 뉴스들을 봐도 재산권의 측면에서만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최근에 임대차 3법이 31년 만에 국회를 통과해서 시행이 되었는데 거기에서 세입자들의 입장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임대인들의 입장에서만 재산권 침해다, 이런 뉴스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보면 굉장히 답답하죠.

▷ 김경래 : 그런 정책적인 변화들이 시작은 됐는데 아직은 본격 궤도에 오르지 않은 거죠, 평가를 하신다면.

▶ 최은영 : 그렇죠. 시작은 되었습니다만 시민들이 체감하시기에는 빠른 속도로 진행은 되고 있지 않아요. 저 같은 전문가는 시작되었구나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지.

▷ 김경래 :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 많을걸요?

▶ 최은영 : 대부분은 이런 공공재 개발이라는 게 시작되었나? 그다음에 정부가 작년 10월 24일에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발표를 했거든요.

▷ 김경래 : 그래요? 그런 것도 잘 몰라요.

▶ 최은영 : 이런 것을 발표했고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를 해서 주거 복지에 쓰겠다. 주거 복지를 잘하는 시흥시나 전라북도 전주시처럼 잘하는 지자체들이 있거든요. 이런 지자체의 주거 복지에 쓰겠다. 이런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향후에 그러니까 주거권으로서의 집이 좀 더 많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경래 : 집이 재산이기도 하지만 주거, 사는 곳이잖아요. 그게 본질이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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