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전용 객실·편의시설 부족…“휴가 가기도 힘들어요”

입력 2020.08.13 (19:24) 수정 2020.08.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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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휴가를 계획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숙소 예약이죠.

활동에 제약이 있는 지체 장애인들은 편의시설이 갖춰진 전용 객실에 묵어야 하는데요.

객실 수가 부족한 데다 시설까지 열악해 휴가철마다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휠체어를 탄 남성이 호텔 객실에 있는 화장실로 향합니다.

좁은 틈을 겨우 지나치는가 싶더니 그대로 오도 가도 못하게 됐습니다.

다른 호텔도 마찬가집니다.

침대 옆은 아예 지나갈 수도 없고, 옷장 문 하나 열기 어렵습니다.

배려 없이 놓인 탁자.

방 안 곳곳이 장애물인데 '장애인 전용 객실'로 등록됐습니다.

지체장애인들에게는 휴가가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전윤선/경기 성남시 : "(장애인용) 샤워 의자가 없으니까 변기에 앉아서 샤워를 해야 하는데 샤워기 줄이 변기까지 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씻지도 못하고 머리도 감을 수 없고 이런 경우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관련 법상 객실이 30개 이상인 일반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1%, 관광숙박시설은 객실 수와 관계없이 3% 이상의 장애인 객실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장애인 객실 설치 의무가 있는 수도권 숙박시설 100곳을 조사해봤더니, 절반가량에는 장애인 객실이 없었습니다.

객실이 있는 51곳 중에도 20곳은 장애인 객실이 전체 객실 수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김병법/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 : "객실 내 편의시설 관련 기준이 미달하여 넘어짐, 부딪힘 등의 장애인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원은 자치단체에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하고 중앙정부에도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김연수/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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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전용 객실·편의시설 부족…“휴가 가기도 힘들어요”
    • 입력 2020-08-13 19:45:52
    • 수정2020-08-13 20:03:07
    뉴스 7
[앵커]

여름 휴가를 계획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숙소 예약이죠.

활동에 제약이 있는 지체 장애인들은 편의시설이 갖춰진 전용 객실에 묵어야 하는데요.

객실 수가 부족한 데다 시설까지 열악해 휴가철마다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휠체어를 탄 남성이 호텔 객실에 있는 화장실로 향합니다.

좁은 틈을 겨우 지나치는가 싶더니 그대로 오도 가도 못하게 됐습니다.

다른 호텔도 마찬가집니다.

침대 옆은 아예 지나갈 수도 없고, 옷장 문 하나 열기 어렵습니다.

배려 없이 놓인 탁자.

방 안 곳곳이 장애물인데 '장애인 전용 객실'로 등록됐습니다.

지체장애인들에게는 휴가가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전윤선/경기 성남시 : "(장애인용) 샤워 의자가 없으니까 변기에 앉아서 샤워를 해야 하는데 샤워기 줄이 변기까지 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씻지도 못하고 머리도 감을 수 없고 이런 경우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관련 법상 객실이 30개 이상인 일반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1%, 관광숙박시설은 객실 수와 관계없이 3% 이상의 장애인 객실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장애인 객실 설치 의무가 있는 수도권 숙박시설 100곳을 조사해봤더니, 절반가량에는 장애인 객실이 없었습니다.

객실이 있는 51곳 중에도 20곳은 장애인 객실이 전체 객실 수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김병법/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장 : "객실 내 편의시설 관련 기준이 미달하여 넘어짐, 부딪힘 등의 장애인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원은 자치단체에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하고 중앙정부에도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김연수/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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