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흘러들어 수확이 어려워요…농민들, 청와대 찾아가 대책 마련 호소

입력 2020.09.21 (21:33) 수정 2020.09.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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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걷이로 한창 바쁠 때지만 강원도 접경지역 농민들은 수확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름 폭우 때 농경지로 밀려든 지뢰 걱정 때문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집중호우로 민통선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물이 빠지자 복구에 나설 농민 대신, 군인들이 나왔습니다.

농경지 주변을 따라 폭우에 떠내려온 지뢰를 찾고 있습니다.

강원도 접경지에서 발견된 지뢰는 지금까지 200발이 넘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목을 우선 수색했고 농경지 내부는 아직 수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밭 어딘가에 지뢰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농민들은 군부대 지뢰제거 전문가들이 농경지를 수색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뢰 제거 과정에서 농작물이 짓밟히거나 쓰러질 경우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용금/철원군 동송읍 : "지뢰가 있으니까 더 불안하고 더 빨리 못하죠. 제대로 작업이 안돼요. 이 벼를 베야 되나.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그런 마음까지 하고 작업을 하는 거예요."]

결국, 농민들은 일손을 놓고, 청와대 앞으로 몰려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마당에 지뢰가 있다.' '물난리, 지뢰 난리에 살 수가 없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

옛날 전쟁 때 했던 것처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합니다.

[최종수/철원군지뢰피해대책위원장 :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죽을 각오를 하고 수요일 오후 12시부터는 벼를 베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가을걷이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

농민들은 비무장지대의 유실 지뢰 폭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뢰 피해 지역의 작물보상비를 지급하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고명기 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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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뢰 흘러들어 수확이 어려워요…농민들, 청와대 찾아가 대책 마련 호소
    • 입력 2020-09-21 21:33:40
    • 수정2020-09-21 2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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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걷이로 한창 바쁠 때지만 강원도 접경지역 농민들은 수확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름 폭우 때 농경지로 밀려든 지뢰 걱정 때문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집중호우로 민통선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물이 빠지자 복구에 나설 농민 대신, 군인들이 나왔습니다.

농경지 주변을 따라 폭우에 떠내려온 지뢰를 찾고 있습니다.

강원도 접경지에서 발견된 지뢰는 지금까지 200발이 넘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목을 우선 수색했고 농경지 내부는 아직 수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밭 어딘가에 지뢰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농민들은 군부대 지뢰제거 전문가들이 농경지를 수색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뢰 제거 과정에서 농작물이 짓밟히거나 쓰러질 경우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용금/철원군 동송읍 : "지뢰가 있으니까 더 불안하고 더 빨리 못하죠. 제대로 작업이 안돼요. 이 벼를 베야 되나.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그런 마음까지 하고 작업을 하는 거예요."]

결국, 농민들은 일손을 놓고, 청와대 앞으로 몰려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마당에 지뢰가 있다.' '물난리, 지뢰 난리에 살 수가 없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

옛날 전쟁 때 했던 것처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합니다.

[최종수/철원군지뢰피해대책위원장 :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죽을 각오를 하고 수요일 오후 12시부터는 벼를 베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가을걷이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

농민들은 비무장지대의 유실 지뢰 폭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뢰 피해 지역의 작물보상비를 지급하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고명기 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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