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45범”·“흉기 있다”했는데도 풀어준 경찰…결국 2명 목숨 앗아가

입력 2020.09.21 (21:36) 수정 2020.09.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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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성남에서 70대 여성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60대 남성이 체포됐는데요.

전과 45범에 사건 전 날 흉기로 피해자들을 협박까지 한 이 남성을 경찰은 몇 시간 전에 체포하고도 풀어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집에 살던 70대 주민과 친구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어제(20일) 아침, 모두 흉기에 찔린 상태였습니다.

[인근 주민 : “평상시에도 만날 거기서 시끄럽게 하더라고 문 열어보면…나는 문 열어도 (시끄러워서) 닫고 만날 그래요.”]

경찰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69살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A 씨가 피해자들과 화투를 하면서 심하게 다툰 뒤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사건 전날에도 이곳에서 자신이 피해자들과 함께 도박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 흔적을 찾지 못했고 대신 A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범죄 기록 조회 결과 A 씨는 폭력 등 전과만 45범, 하지만 경찰은 나이가 많고 달아날 우려가 없으며 피해자들을 해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해 2시간 만에 A 씨를 풀어줬습니다.

[김승현/분당경찰서 형사과장 : “그간 범죄 경력이 있다는 점은 참고사항으로 볼 수는 있는데 현재 특수협박에 관한 것으로만 구속 사유를 검토해야 해서 (풀어줬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A 씨는 바로 흉기를 들고 피해자의 아파트로 찾아갔던 것으로 CCTV 확인 결과 드러났습니다.

범죄 전문가들은 경찰이 상해 의사를 드러냈던 용의자에게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해 2명이 목숨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 “언제 인명피해로 돌변할지 모르는 데 45범이면 그런 전과를 확인해보고 위험성을 예견해서 왜 유치를 안 했나?”]

경찰은 흉기의 지문을 감식하는 한편,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안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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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과 45범”·“흉기 있다”했는데도 풀어준 경찰…결국 2명 목숨 앗아가
    • 입력 2020-09-21 21:36:57
    • 수정2020-09-21 2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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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성남에서 70대 여성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60대 남성이 체포됐는데요.

전과 45범에 사건 전 날 흉기로 피해자들을 협박까지 한 이 남성을 경찰은 몇 시간 전에 체포하고도 풀어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집에 살던 70대 주민과 친구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어제(20일) 아침, 모두 흉기에 찔린 상태였습니다.

[인근 주민 : “평상시에도 만날 거기서 시끄럽게 하더라고 문 열어보면…나는 문 열어도 (시끄러워서) 닫고 만날 그래요.”]

경찰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69살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A 씨가 피해자들과 화투를 하면서 심하게 다툰 뒤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사건 전날에도 이곳에서 자신이 피해자들과 함께 도박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 흔적을 찾지 못했고 대신 A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어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범죄 기록 조회 결과 A 씨는 폭력 등 전과만 45범, 하지만 경찰은 나이가 많고 달아날 우려가 없으며 피해자들을 해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해 2시간 만에 A 씨를 풀어줬습니다.

[김승현/분당경찰서 형사과장 : “그간 범죄 경력이 있다는 점은 참고사항으로 볼 수는 있는데 현재 특수협박에 관한 것으로만 구속 사유를 검토해야 해서 (풀어줬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A 씨는 바로 흉기를 들고 피해자의 아파트로 찾아갔던 것으로 CCTV 확인 결과 드러났습니다.

범죄 전문가들은 경찰이 상해 의사를 드러냈던 용의자에게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해 2명이 목숨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 “언제 인명피해로 돌변할지 모르는 데 45범이면 그런 전과를 확인해보고 위험성을 예견해서 왜 유치를 안 했나?”]

경찰은 흉기의 지문을 감식하는 한편,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민아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안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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