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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브로큰’에 담지 못한 한국인 이야기
입력 2015.01.15 (14:56) 수정 2015.12.30 (14:42) 데이터룸
영화 ‘언브로큰’에 담지 못한 한국인 이야기
■ 영화 내용이 심하다고?... '원작은 온갖 가혹행위 생생하게 묘사'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했다. 영화 '언브로큰'이다. 이 작품은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실화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살을 붙여 만든 작품이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고 표기되는 것과 달리 언브로큰은 '실화'라고 명기되고 영화가 시작된다. 일본 극우 세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영화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발이 크다. 해외 언론 기사에도 언브로큰과 안젤리나 졸리에 대한 일본 극우 세력의 반발 소식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영화 언브로큰은 원작인 책과 비교하면 가볍고도 부드러운 편이다. 영화에는 생략돼 있지만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는 2차대전이 끝나고 수년이 지나도록 악몽에 시달린다. 이미 전쟁이 끝났는데도 술을 마셔야 잠이 들 정도로 고통 속에 살아간다. 포로수용소에서 겪었던 온갖 종류의 끔찍했던 일로 몸과 마음이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묘사된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의 체험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놓으면 영화는 잔인하고도 엽기적인 장면이 가득하게 돼 청소년불가 판정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 원작에만 들어있는 한국, 한국인 이야기

원작 언브로큰은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당연히도 소설이 아닌 전기로 분류돼 있다. 저자인 로라 힐렌브랜드는 루이 잠페리니의 전기를 쓰기 위해 7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작에는 2차대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료가 넘쳐난다. 내용을 압축하기 마련인 영화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책에는 한국이나 한국인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도 들어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아마존 킨들 버전으로 된 '언브로큰(Unbroken)'을 살펴봤다. Korea나 Korean이 모두 14번 나온다. 그 가운데는 한국인 성노예와 관련된 내용도 있다.



<일본군 장교는 포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질문을 하나 던졌다. '미국 군인들은 성욕을 어떻게 푸는가?' 루이는 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정신력에 의지해 참는다고 말했다. 장교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일본군 장교는 자신들은 군대에 여자를 제공한다고 얘기를 했다. 일본 군대에 납치돼 끌려온 뒤 성노예를 강요받은 수천 명의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여자를 언급하는 말이었다. / The ranking officer stared cooly at his captive. How do American soldiers satisfy their sexual appetites? he asked. Louie replied that they don't – they rely on willpower. The officer was amused. The Japanese military, he said, provides women for its soldiers, an allusion to the thousands of Chinese, Korean, Indonesian, and Filipino women whom the Japanese military had kidnapped and forced into sexual slavery. ※Unbroken-Page 183.Amazon Kindle Version>

사이판 옆 티니안에 끌려갔던 한국인 얘기도 나온다.

<미군은 이제 사이판 옆 티니안 섬을 노렸다. 일본은 이 섬에 한국인 5천명을 끌고와 노역을 시키고 있었다. 일본은 미군이 공격을 하면 수천 명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적군인 미군 편에 설 것을 두려워했고 전원 살해 정책을 꺼내들었다. 일본은 한국인 5천명을 모두 죽였다. / That same month, American forces turned on Saipan's neighboring isle, Tinian, where the Japanese held five thousand Koreans, conscripted as laborers. Apparently afraid that the Koreans would join the enemy if the Americans invaded, the Japanese employed the kill-all policy. They murdered all five thousand Koreans. ※Unbroken-Page 223.Amazon Kindle Version>


▲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 언브로큰 원작에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 일화도 포함

원작에는 소련과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이 일본의 전범 용의자들을 풀어줬던 일도 나온다. 전범 용의자였지만 수년 뒤에는 일본 총리가 됐던 기시 노부스케와 관련된 일화도 들어있다. 기시 노부스케는 현 아베 일본 총리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책에는 전범 용의자였던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 이름 또한 등장하는 것이다.

<전범 용의자들이 풀려났다. 이들 가운데는 나중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생겨났다. 중국인과 한국인 수십만 명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장본인으로 꼽혔던 기시 노부스케는 1957년에 일본 총리가 됐다. / The defendants were released, and some would go on to great success; onetime defendant Nobusuke Kishi, said to be responsible for forcibly conscribing hundreds of thousands of Chinese and Koreans as laborers, would become prime minister in 1957. ※Unbroken-Page 390.Amazon Kindle Version>

루이 잠페리니의 삶은 극적인 순간으로 가득차 있다. 그는 동네 불량소년에서 올림픽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이어 2차대전 참전 용사가 되지만 폭격기 추락으로 태평양에 표류하고 전쟁 포로가 돼 온갖 고초를 겪는다. 그렇지만 그는 역경과 고난을 끝까지 이겨내고 살아남아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걷는다.

스크린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와 감동도 좋지만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경우 책 내용을 모두 담기란 쉽지 않다. 국내에도 번역서가 나와 있다. 언브로큰은 영화가 아닌 책으로 만나는 길도 있다.
  • 영화 ‘언브로큰’에 담지 못한 한국인 이야기
    • 입력 2015.01.15 (14:56)
    • 수정 2015.12.30 (14:42)
    데이터룸
영화 ‘언브로큰’에 담지 못한 한국인 이야기
■ 영화 내용이 심하다고?... '원작은 온갖 가혹행위 생생하게 묘사'

헐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했다. 영화 '언브로큰'이다. 이 작품은 실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실화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살을 붙여 만든 작품이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고 표기되는 것과 달리 언브로큰은 '실화'라고 명기되고 영화가 시작된다. 일본 극우 세력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영화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발이 크다. 해외 언론 기사에도 언브로큰과 안젤리나 졸리에 대한 일본 극우 세력의 반발 소식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영화 언브로큰은 원작인 책과 비교하면 가볍고도 부드러운 편이다. 영화에는 생략돼 있지만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는 2차대전이 끝나고 수년이 지나도록 악몽에 시달린다. 이미 전쟁이 끝났는데도 술을 마셔야 잠이 들 정도로 고통 속에 살아간다. 포로수용소에서 겪었던 온갖 종류의 끔찍했던 일로 몸과 마음이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묘사된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의 체험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놓으면 영화는 잔인하고도 엽기적인 장면이 가득하게 돼 청소년불가 판정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 원작에만 들어있는 한국, 한국인 이야기

원작 언브로큰은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당연히도 소설이 아닌 전기로 분류돼 있다. 저자인 로라 힐렌브랜드는 루이 잠페리니의 전기를 쓰기 위해 7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작에는 2차대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료가 넘쳐난다. 내용을 압축하기 마련인 영화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책에는 한국이나 한국인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도 들어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아마존 킨들 버전으로 된 '언브로큰(Unbroken)'을 살펴봤다. Korea나 Korean이 모두 14번 나온다. 그 가운데는 한국인 성노예와 관련된 내용도 있다.



<일본군 장교는 포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질문을 하나 던졌다. '미국 군인들은 성욕을 어떻게 푸는가?' 루이는 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정신력에 의지해 참는다고 말했다. 장교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일본군 장교는 자신들은 군대에 여자를 제공한다고 얘기를 했다. 일본 군대에 납치돼 끌려온 뒤 성노예를 강요받은 수천 명의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여자를 언급하는 말이었다. / The ranking officer stared cooly at his captive. How do American soldiers satisfy their sexual appetites? he asked. Louie replied that they don't – they rely on willpower. The officer was amused. The Japanese military, he said, provides women for its soldiers, an allusion to the thousands of Chinese, Korean, Indonesian, and Filipino women whom the Japanese military had kidnapped and forced into sexual slavery. ※Unbroken-Page 183.Amazon Kindle Version>

사이판 옆 티니안에 끌려갔던 한국인 얘기도 나온다.

<미군은 이제 사이판 옆 티니안 섬을 노렸다. 일본은 이 섬에 한국인 5천명을 끌고와 노역을 시키고 있었다. 일본은 미군이 공격을 하면 수천 명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적군인 미군 편에 설 것을 두려워했고 전원 살해 정책을 꺼내들었다. 일본은 한국인 5천명을 모두 죽였다. / That same month, American forces turned on Saipan's neighboring isle, Tinian, where the Japanese held five thousand Koreans, conscripted as laborers. Apparently afraid that the Koreans would join the enemy if the Americans invaded, the Japanese employed the kill-all policy. They murdered all five thousand Koreans. ※Unbroken-Page 223.Amazon Kindle Version>


▲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 언브로큰 원작에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 일화도 포함

원작에는 소련과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이 일본의 전범 용의자들을 풀어줬던 일도 나온다. 전범 용의자였지만 수년 뒤에는 일본 총리가 됐던 기시 노부스케와 관련된 일화도 들어있다. 기시 노부스케는 현 아베 일본 총리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책에는 전범 용의자였던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 이름 또한 등장하는 것이다.

<전범 용의자들이 풀려났다. 이들 가운데는 나중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생겨났다. 중국인과 한국인 수십만 명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장본인으로 꼽혔던 기시 노부스케는 1957년에 일본 총리가 됐다. / The defendants were released, and some would go on to great success; onetime defendant Nobusuke Kishi, said to be responsible for forcibly conscribing hundreds of thousands of Chinese and Koreans as laborers, would become prime minister in 1957. ※Unbroken-Page 390.Amazon Kindle Version>

루이 잠페리니의 삶은 극적인 순간으로 가득차 있다. 그는 동네 불량소년에서 올림픽 국가대표로 성장하고 이어 2차대전 참전 용사가 되지만 폭격기 추락으로 태평양에 표류하고 전쟁 포로가 돼 온갖 고초를 겪는다. 그렇지만 그는 역경과 고난을 끝까지 이겨내고 살아남아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걷는다.

스크린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와 감동도 좋지만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경우 책 내용을 모두 담기란 쉽지 않다. 국내에도 번역서가 나와 있다. 언브로큰은 영화가 아닌 책으로 만나는 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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