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신뢰 없이 선진국도 없다

입력 2015.08.11 (07:35) 수정 2015.08.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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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중 객원 해설위원]

이제 곧 광복 70주년입니다. 땀과 눈물의 70년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강국이 되었습니다. 역동적인 민주주의도 이루었습니다. 한국적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의 결과 채 100년도 안된 대한민국이 선진국 가까이 간 나라가 된 겁니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취입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사회적 신뢰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습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파동에서 경험한 그대로입니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입니다.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 심각해 조사대상 42개국 중 39위입니다. 선진국 진입을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서울대와 조선일보가 함께 수행한 광복 70주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우리네 일상에서도 신뢰가 강한 편이 아닙니다. 무고나 위증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전형적인 저신뢰사회가 된 것은 정부를 비롯한 공적 기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강력한 권력이 막대한 힘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와 검찰, 정당과 대기업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게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공적 제도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좋은 나라입니다.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야말로 나라를 발전시키는 결정적 힘인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이 형사사건에서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고 판결한 건 중요한 진전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악을 타파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이 셀수록 공정하며 가진 자일수록 의무를 다 해야 신뢰가 싹틉니다. 그래야 사람들 사이의 믿음도 커집니다. 신뢰 없이 선진국도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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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신뢰 없이 선진국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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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중 객원 해설위원] 이제 곧 광복 70주년입니다. 땀과 눈물의 70년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강국이 되었습니다. 역동적인 민주주의도 이루었습니다. 한국적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의 결과 채 100년도 안된 대한민국이 선진국 가까이 간 나라가 된 겁니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취입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사회적 신뢰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습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파동에서 경험한 그대로입니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6위입니다.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 심각해 조사대상 42개국 중 39위입니다. 선진국 진입을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서울대와 조선일보가 함께 수행한 광복 70주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우리네 일상에서도 신뢰가 강한 편이 아닙니다. 무고나 위증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전형적인 저신뢰사회가 된 것은 정부를 비롯한 공적 기관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강력한 권력이 막대한 힘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와 검찰, 정당과 대기업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게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공적 제도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좋은 나라입니다.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야말로 나라를 발전시키는 결정적 힘인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이 형사사건에서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이 무효라고 판결한 건 중요한 진전입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악을 타파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이 셀수록 공정하며 가진 자일수록 의무를 다 해야 신뢰가 싹틉니다. 그래야 사람들 사이의 믿음도 커집니다. 신뢰 없이 선진국도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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