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못 믿을 ‘식용 숯’…함부로 먹다 탈날라!

입력 2009.05.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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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도 맛만 본 적이 있는데요. 몸에 좋다며 요즘 숯을 드시는 분들 많잖아요? 그런데 이게 먹어도 되는 건지, 과연 건강에 효능은 있는지 꺼림칙하기도 한데요.

최서희 기자! 어때요? 맘 놓고 먹어도 되나?

<리포트>

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합니다.

숯을 파는 업체들은 숯을 먹을 경우 변비와 피부 등에 좋다며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있는데요, 오히려 큰 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장폐색 등 부작용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로 먹는 숯에서 납 같은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 보시죠.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냉장고 탈취제. 공기 정화용 침실 방향제. 특유의 흡착력을 가진 숯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요.

급기야는 물에 타서 그냥 먹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신비한 효능이 있는 양, 만병통치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부턴데요. 식용 숯, 진짜로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의 한약재 판매점입니다. 혹시 식용 숯을 파는지 묻자 곧바로 묶어 놓은 포대자루를 풀며 숯의 효능에 대해 설명합니다.

<녹취> 숯 판매상인(음성변조) : “몸에 습기 많은 사람은 숯이 (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잖아요. 많이 먹어도 되요. 한 20알 씩...그게 통 하나에 만원씩...”

각종 숯 제품을 파는 다른 가게에서도 숯을 먹고 건강에 효과를 봤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식용 숯의 효과를 내세웁니다.

<인터뷰> 숯 판매상인(ㄱ시장) : “(숯) 먹은 사람들은 설사 나는데 괜찮더라고요. 나도 술 먹고 배 아플 때 먹으면 괜찮더라고요. 은근히 가게에 좋다고 오시는 분들도 있고...”

먹는 숯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요.

가루와 환약 형태로 되어 있는 제품이 종류별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소화기능 개선과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광고와 입소문을 믿고 숯 제품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경자(서울시 망원동) : “그냥 좋다고 그러니까...누가 이웃 사람이랑 사서 같이 먹었는데 건강해진다 좋다 해서 먹은 거야.”

<인터뷰> 이수자(서울시 망원동) : “(숯이) 암도 예방하고...머리맡에 놓고 자라고 잠잘 온다고 그런 소리 들었어요.”

변비로 심하게 고생을 하던 장 모씨. 숯이 변비와 피부 관리에 좋다는 말을 믿고 몇 년 째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데요. 그 효능을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00(숯 복용자) : “제 기분 탓인지 몰라도 먹고 나면 변이 나왔어요. 까만 숯하고 섞여 가지고...(변비) 약을 안 먹고 자연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숯가루를 잘못 복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효능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탠데요.

실제로 한 조사 결과, 나무를 태워 만든 식용 숯 제품에서 모두 납과 비소 등 중금속이 검출됐고 일부는 식품 첨가물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숯을 직접 섭취하는 것은 때로 아주 위험하고 몸에 해를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화숙(소화기내과 전문의) : “(숯을) 과량이나 많이 먹었을 경우 그것이 뭉쳐 가지고 변비를 일으킨다거나...또 뭉쳐서 장을 막는다거나 흡수되지 않는 상태 같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장기 복용할 경우엔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숯은 흡착력이 강해 계속해서 체내에 들어온 숯이 흡수되지 못하고 위나 장 속에 남아있을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복통이나 장 기능 이상을 불러오는가 하면 감염으로 장천공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화숙(소화기내과 전문의) : “모래가 이렇게 쌓여서 쌓여 가지고 두꺼워져서 그 자체가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죠. 또 거기에 2차 감염이 되면 장천공이라던가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는데...신중하게 생각을 해서 부작용 있나 없나를 따져서 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현행법상 숯을 식품처럼 판매하고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는데요.

그럼에도 먹는 숯이 광범위하게 유통되자, 식품 당국이 나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숯이나 숯을 가공한 활성탄 제품을 식용으로 판매한 인터넷 사이트 11곳을 적발했습니다.

<인터뷰> 유명종(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반장) :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식용으로 사용한 것 하고, 이것을 판매하면서 특정 질병에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 과대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조취를 할 예정입니다.”

숯을 음식 안에 든 불순물을 빼주는 보조제 역할의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거나, 아예 의약품으로 가공해 쓰는 건 괜찮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용으로 판매하는 건 안 된다는 건데요.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장) : “약은 화학물질에 중독된 경우에 응급용, 치료용으로 승인된 것이고, 식품은 장기간 복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아직 검증 된 바가 없습니다.”

식약청은 허가되지 않은 식용 숯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숯이 신비의 효능을 가진 것처럼 허위 광고해 판매하는 행위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속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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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못 믿을 ‘식용 숯’…함부로 먹다 탈날라!
    • 입력 2009-05-20 08: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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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도 맛만 본 적이 있는데요. 몸에 좋다며 요즘 숯을 드시는 분들 많잖아요? 그런데 이게 먹어도 되는 건지, 과연 건강에 효능은 있는지 꺼림칙하기도 한데요. 최서희 기자! 어때요? 맘 놓고 먹어도 되나? <리포트> 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합니다. 숯을 파는 업체들은 숯을 먹을 경우 변비와 피부 등에 좋다며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있는데요, 오히려 큰 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장폐색 등 부작용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로 먹는 숯에서 납 같은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 보시죠.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냉장고 탈취제. 공기 정화용 침실 방향제. 특유의 흡착력을 가진 숯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요. 급기야는 물에 타서 그냥 먹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신비한 효능이 있는 양, 만병통치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부턴데요. 식용 숯, 진짜로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의 한약재 판매점입니다. 혹시 식용 숯을 파는지 묻자 곧바로 묶어 놓은 포대자루를 풀며 숯의 효능에 대해 설명합니다. <녹취> 숯 판매상인(음성변조) : “몸에 습기 많은 사람은 숯이 (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잖아요. 많이 먹어도 되요. 한 20알 씩...그게 통 하나에 만원씩...” 각종 숯 제품을 파는 다른 가게에서도 숯을 먹고 건강에 효과를 봤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식용 숯의 효과를 내세웁니다. <인터뷰> 숯 판매상인(ㄱ시장) : “(숯) 먹은 사람들은 설사 나는데 괜찮더라고요. 나도 술 먹고 배 아플 때 먹으면 괜찮더라고요. 은근히 가게에 좋다고 오시는 분들도 있고...” 먹는 숯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요. 가루와 환약 형태로 되어 있는 제품이 종류별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소화기능 개선과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광고와 입소문을 믿고 숯 제품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경자(서울시 망원동) : “그냥 좋다고 그러니까...누가 이웃 사람이랑 사서 같이 먹었는데 건강해진다 좋다 해서 먹은 거야.” <인터뷰> 이수자(서울시 망원동) : “(숯이) 암도 예방하고...머리맡에 놓고 자라고 잠잘 온다고 그런 소리 들었어요.” 변비로 심하게 고생을 하던 장 모씨. 숯이 변비와 피부 관리에 좋다는 말을 믿고 몇 년 째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데요. 그 효능을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00(숯 복용자) : “제 기분 탓인지 몰라도 먹고 나면 변이 나왔어요. 까만 숯하고 섞여 가지고...(변비) 약을 안 먹고 자연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숯가루를 잘못 복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효능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탠데요. 실제로 한 조사 결과, 나무를 태워 만든 식용 숯 제품에서 모두 납과 비소 등 중금속이 검출됐고 일부는 식품 첨가물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숯을 직접 섭취하는 것은 때로 아주 위험하고 몸에 해를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화숙(소화기내과 전문의) : “(숯을) 과량이나 많이 먹었을 경우 그것이 뭉쳐 가지고 변비를 일으킨다거나...또 뭉쳐서 장을 막는다거나 흡수되지 않는 상태 같으면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장기 복용할 경우엔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숯은 흡착력이 강해 계속해서 체내에 들어온 숯이 흡수되지 못하고 위나 장 속에 남아있을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복통이나 장 기능 이상을 불러오는가 하면 감염으로 장천공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화숙(소화기내과 전문의) : “모래가 이렇게 쌓여서 쌓여 가지고 두꺼워져서 그 자체가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죠. 또 거기에 2차 감염이 되면 장천공이라던가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는데...신중하게 생각을 해서 부작용 있나 없나를 따져서 먹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현행법상 숯을 식품처럼 판매하고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는데요. 그럼에도 먹는 숯이 광범위하게 유통되자, 식품 당국이 나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숯이나 숯을 가공한 활성탄 제품을 식용으로 판매한 인터넷 사이트 11곳을 적발했습니다. <인터뷰> 유명종(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반장) :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식용으로 사용한 것 하고, 이것을 판매하면서 특정 질병에 효능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 과대광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조취를 할 예정입니다.” 숯을 음식 안에 든 불순물을 빼주는 보조제 역할의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거나, 아예 의약품으로 가공해 쓰는 건 괜찮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식용으로 판매하는 건 안 된다는 건데요.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장) : “약은 화학물질에 중독된 경우에 응급용, 치료용으로 승인된 것이고, 식품은 장기간 복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아직 검증 된 바가 없습니다.” 식약청은 허가되지 않은 식용 숯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숯이 신비의 효능을 가진 것처럼 허위 광고해 판매하는 행위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속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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