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 “입원 꼭 필요한 코로나19 중증환자 20%”

입력 2020.02.28 (16:35) 수정 2020.02.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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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오늘(28일) 코로나 19 확진자 가운데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20%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중증도와 관계없이 확진 환자를 입원시켜 병상 부족이 초래됐다며 "상급 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를 받고, 증세가 약하거나 무증상이면 집 또는 시설에서 격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반드시 입원 필요한 중증 확진자는 10명 중 2명"

김 원장은 오늘 미래통합당 '우한 코로나 19 대책 특별위원회' 서울대병원 현장 간담회에서 "확진자 중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지나가는 분들은 80% 정도로, 엄밀한 의미에서 입원치료 필요한 분들은 (확진자 중) 20% 내외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병원에서 먼저 치료해야 할 대상은 중증 이상인 20% 환자"라며 "1만 명이 확진되면 (중증은) 2천 명인데,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를 보완하면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80%의 경증·무증상 환자는 병원이 아닌 시설에서 재택 의료 등의 기술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100실 규모의 경북 문경시 소재 연수원을 격리 시설로 만들어 경증환자 치료 등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오전 코로나 19 확진자 격리 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오늘(28일) 오전 코로나 19 확진자 격리 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대구 환자를 서울로? "중증 환자 받는다"

통합당 김승희 의원이 "대구·경북에서 서울대병원에 환자를 받아달라고 요청하면 진료 거부 없이 받아줄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원장은 환자를 증상과 관계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의 경증 환자도 받으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면서 "중증 질환자를 어떻게 분배해서 좋은 아웃풋(결과)을 낼지 노력하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숙제"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구·경북 중증환자를 서울에서 치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대병원 측도 환자 60여 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대구·경북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을 한 개 병동을 비우고,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 교수 연구실에 병동을 (마련)해서 환자를 받도록 작업 중"이라면서, 병실 확충을 위한 긴급 예산지원을 건의했습니다.

"코로나19,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서울대병원 측은 최악의 경우 감염증 유행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감염증이 언제까지 이어지겠느냐"는 통합당 곽상도 의원의 질문에 최평균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 전 국민 40%가 감염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 교수는 "소셜 디스턴싱(사회적 거리 두기·집단활동 제한 등 밀집 상황을 피하는 정책) 전략으로 하면 2주 이내에 꺾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대량 전파 사례가 생기면 더 오래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도 생각하고 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 19가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된다는 게 학술논문으로 입증됐다면서, 증상을 찾아 격리하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는 불가능하므로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할 방역과 신속한 백신 개발이 국민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이밖에 병원 측은 △국립병원에 감염병 등 국가재난에 대비한 전문인력 양성기능 부여 △관련 예산 확보 △의대 정원 확충으로 감염내과 등 취약분야 전문가 확보를 건의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을 방문, 김연수 병원장 등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 19 대응 상황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을 방문, 김연수 병원장 등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 19 대응 상황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업무방해' 비판 의식한 黃 "질문 그만하시죠"

황교안 대표는 '간담회가 1시간가량 이어지며 병원 업무에 지장을 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알기로 이 간담회는 병원 측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것까지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보여주기'를 위한 행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업무방해' 비판을 의식한 듯, 일부 의원들이 간담회 종료 직전에 질문을 하려 하자 황 대표가 "질문을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참석자인 곽상도 의원은 중증 환자에게 입원치료를 집중해야 한다는 김 원장의 주장에 대해 "정상적 방역 체계가 안 되는 상황에서 환자 80%는 문제가 없으니 사실상 방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라고 반발하며 잠시 입씨름이 벌어졌습니다.

대구 중구남구가 지역구인 곽 의원은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실이 없어 입원을 못 한 채 자가 격리된 사람이 어제 오전 기준 570명이라고 밝히면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곽 의원은 의대 정원 확충 건의에도 "조국 교수 딸 같은 사람이 (의대) 들어와서, (정원 확충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힐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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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8 16:35:25
    • 수정2020-02-28 16:38:15
    취재K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오늘(28일) 코로나 19 확진자 가운데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20%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중증도와 관계없이 확진 환자를 입원시켜 병상 부족이 초래됐다며 "상급 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를 받고, 증세가 약하거나 무증상이면 집 또는 시설에서 격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반드시 입원 필요한 중증 확진자는 10명 중 2명"

김 원장은 오늘 미래통합당 '우한 코로나 19 대책 특별위원회' 서울대병원 현장 간담회에서 "확진자 중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지나가는 분들은 80% 정도로, 엄밀한 의미에서 입원치료 필요한 분들은 (확진자 중) 20% 내외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병원에서 먼저 치료해야 할 대상은 중증 이상인 20% 환자"라며 "1만 명이 확진되면 (중증은) 2천 명인데,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를 보완하면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80%의 경증·무증상 환자는 병원이 아닌 시설에서 재택 의료 등의 기술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100실 규모의 경북 문경시 소재 연수원을 격리 시설로 만들어 경증환자 치료 등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오전 코로나 19 확진자 격리 병상이 마련된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대구 환자를 서울로? "중증 환자 받는다"

통합당 김승희 의원이 "대구·경북에서 서울대병원에 환자를 받아달라고 요청하면 진료 거부 없이 받아줄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원장은 환자를 증상과 관계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의 경증 환자도 받으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면서 "중증 질환자를 어떻게 분배해서 좋은 아웃풋(결과)을 낼지 노력하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숙제"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구·경북 중증환자를 서울에서 치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대병원 측도 환자 60여 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대구·경북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을 한 개 병동을 비우고,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 교수 연구실에 병동을 (마련)해서 환자를 받도록 작업 중"이라면서, 병실 확충을 위한 긴급 예산지원을 건의했습니다.

"코로나19,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서울대병원 측은 최악의 경우 감염증 유행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감염증이 언제까지 이어지겠느냐"는 통합당 곽상도 의원의 질문에 최평균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 전 국민 40%가 감염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 교수는 "소셜 디스턴싱(사회적 거리 두기·집단활동 제한 등 밀집 상황을 피하는 정책) 전략으로 하면 2주 이내에 꺾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대량 전파 사례가 생기면 더 오래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도 생각하고 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 19가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된다는 게 학술논문으로 입증됐다면서, 증상을 찾아 격리하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는 불가능하므로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할 방역과 신속한 백신 개발이 국민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이밖에 병원 측은 △국립병원에 감염병 등 국가재난에 대비한 전문인력 양성기능 부여 △관련 예산 확보 △의대 정원 확충으로 감염내과 등 취약분야 전문가 확보를 건의했습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을 방문, 김연수 병원장 등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 19 대응 상황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업무방해' 비판 의식한 黃 "질문 그만하시죠"

황교안 대표는 '간담회가 1시간가량 이어지며 병원 업무에 지장을 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알기로 이 간담회는 병원 측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것까지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보여주기'를 위한 행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업무방해' 비판을 의식한 듯, 일부 의원들이 간담회 종료 직전에 질문을 하려 하자 황 대표가 "질문을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참석자인 곽상도 의원은 중증 환자에게 입원치료를 집중해야 한다는 김 원장의 주장에 대해 "정상적 방역 체계가 안 되는 상황에서 환자 80%는 문제가 없으니 사실상 방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라고 반발하며 잠시 입씨름이 벌어졌습니다.

대구 중구남구가 지역구인 곽 의원은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실이 없어 입원을 못 한 채 자가 격리된 사람이 어제 오전 기준 570명이라고 밝히면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곽 의원은 의대 정원 확충 건의에도 "조국 교수 딸 같은 사람이 (의대) 들어와서, (정원 확충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힐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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