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수장, ‘민주·인권’ 놓고 또 충돌

입력 2021.05.08 (06:30) 수정 2021.05.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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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설전을 벌였습니다.

러시아까지 미국 비판에 가세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미-러 정상 간 만남이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화상으로 개최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또다시 격돌했습니다.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동에서 서로를 공개 비난한 지 50일 만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먼저 노예제나 고문 등 인권 문제에 관해서는 그 어떤 주권 국가도 백지 수표를 부여받지 않았다며 중국을 겨냥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포함된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먼저 나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유엔 회원국,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규정을 무시하거나 국제법 위반 책임을 물으려는 시도를 저지한다면, 이는 다른 나라들에 '해당 규정들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제재를 비롯한 강제 수단은 최후에 사용해야 하는 정치적 해법이라며 미국의 공개적 압박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 "유엔 안보리(논의)를 회피하는 모든 일방적인 행동들은 불법적이며 반드시 폐기돼야 합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미국이 추진 중인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이념에 기반한 선 긋기로 국제적 긴장만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민주국가 명단'은 필연적으로 미국 자신에 의해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세 나라 외교수장들은 다만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등 현안에 관해선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러 정상 회담과 관련해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조만간 만날 것을 확신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 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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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외교수장, ‘민주·인권’ 놓고 또 충돌
    • 입력 2021-05-08 06:30:32
    • 수정2021-05-08 08: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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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설전을 벌였습니다.

러시아까지 미국 비판에 가세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미-러 정상 간 만남이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화상으로 개최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또다시 격돌했습니다.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동에서 서로를 공개 비난한 지 50일 만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먼저 노예제나 고문 등 인권 문제에 관해서는 그 어떤 주권 국가도 백지 수표를 부여받지 않았다며 중국을 겨냥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포함된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먼저 나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유엔 회원국,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규정을 무시하거나 국제법 위반 책임을 물으려는 시도를 저지한다면, 이는 다른 나라들에 '해당 규정들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제재를 비롯한 강제 수단은 최후에 사용해야 하는 정치적 해법이라며 미국의 공개적 압박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 "유엔 안보리(논의)를 회피하는 모든 일방적인 행동들은 불법적이며 반드시 폐기돼야 합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미국이 추진 중인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이념에 기반한 선 긋기로 국제적 긴장만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민주국가 명단'은 필연적으로 미국 자신에 의해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세 나라 외교수장들은 다만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등 현안에 관해선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미-러 정상 회담과 관련해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조만간 만날 것을 확신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영상 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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