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나오지마” 면전 경고에도…이재명 ‘당권 도전’ 속내는?

입력 2022.06.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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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에서 23~24일 1박 2일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워크숍, 최대 관심사 역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여부였습니다.

전체 의원이 참여한 자유토론에선 지난 22일 이재명 의원과의 회동에서 동반 불출마를 제안했다는 설훈 의원의 '깜짝 발언'이 나오기도 했고, 23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이재명 의원이 속해 있던 조별 분임토론에선 홍영표 의원이 "당의 단결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워크숍 내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고민하고 있다"라며 당권 도전 여부에 거듭 말을 아꼈습니다.

이 의원과 같은 분임토론 조였던 고용진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지금 계속 108번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본인의 여러 정치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있어서 아주 깊은 고심에 빠져있는 상태로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어제(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어제(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재명, 출마 결심 굳힌 듯…"불출마 요구로 선택지 좁혀"

자신을 향한 당내 책임론이 분출되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의원, 속내가 궁금해졌습니다.

친 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이미 결심은 굳혔고, 출마 선언은 최대한 늦게 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또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항마'가 없으니 저렇게 흔드는 것"이라며 "당권은 리더십 있는 사람이 잡는 게 맞다"며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 의원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다"며 "거듭된 불출마 압박에 당원들이 반발하며 이 의원의 출마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이해찬 상임고문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지난달 23일 이해찬 상임고문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 이해찬-이재명 만찬…"'당 대표, 李밖에 더 있나' 힘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재명 의원은 당 원로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고문은 이 의원에게 "지금 전당대회 나올 인물이 이재명밖에 더 있냐"며 힘을 실어줬다고 해당 자리에 배석한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또 8월 전당대회에서 현행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 지도체제'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번에 뽑는 '순수 집단 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 고문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이라면 친이재명계를 제외한 의원들 대다수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만류하는 상황에서, '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상임고문이 이 의원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되는 겁니다. 만일 이 상임고문이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한다면, '친 이재명 대 반 이재명'으로 흐르는 당권 구도에 새로운 흐름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 이재명 출마, 당내 우려 시선 극복이 과제

민주당은 1박 2일간 진행한 의원 워크숍에서 취합한 의원들의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내부 성찰 ▲대선·지방선거 평가 ▲팬덤·계파정치 ▲향후 진로 ▲전당대회 준비 등 5가지 주제에 대한 토론 결과였습니다.

이 가운데 대선 패배와 관련해서는 "대선 때 정당과 후보자 모두 시대 가치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던 점을 성찰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지적했고,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대해서는 "대선 패배 후 책임지지 않는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국회의원과 당직자가 같이 반성하고 책임질 부분"이라는 단서를 뒀지만, 당내 반발에도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강행했던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재선 의원 모임 등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책임론과 이로 인한 당내 갈등을 의식한 듯 이재명 의원은 가급적 전당대회가 임박해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의 침묵은 결심이 서지 않아서가 아니라 출마 선언과 동시에 당 내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출마가 임박해질수록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 재선 의원 48명 중 34명이 사실상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등 당내엔 여전히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들은 적지 않습니다.

명실공히 유력 당권 주자라 할지라도 당내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 없이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고, 설령 당선되더라도 당 쇄신 동력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용하느냐가 앞으로 남은 기간 이 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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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나오지마” 면전 경고에도…이재명 ‘당권 도전’ 속내는?
    • 입력 2022-06-25 07:01:54
    여심야심

충남 예산에서 23~24일 1박 2일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워크숍, 최대 관심사 역시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여부였습니다.

전체 의원이 참여한 자유토론에선 지난 22일 이재명 의원과의 회동에서 동반 불출마를 제안했다는 설훈 의원의 '깜짝 발언'이 나오기도 했고, 23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이재명 의원이 속해 있던 조별 분임토론에선 홍영표 의원이 "당의 단결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의원은 워크숍 내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고민하고 있다"라며 당권 도전 여부에 거듭 말을 아꼈습니다.

이 의원과 같은 분임토론 조였던 고용진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지금 계속 108번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본인의 여러 정치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있어서 아주 깊은 고심에 빠져있는 상태로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8월 전당대회 당권 도전이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어제(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재명, 출마 결심 굳힌 듯…"불출마 요구로 선택지 좁혀"

자신을 향한 당내 책임론이 분출되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의원, 속내가 궁금해졌습니다.

친 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이미 결심은 굳혔고, 출마 선언은 최대한 늦게 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또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항마'가 없으니 저렇게 흔드는 것"이라며 "당권은 리더십 있는 사람이 잡는 게 맞다"며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 의원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다"며 "거듭된 불출마 압박에 당원들이 반발하며 이 의원의 출마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이해찬 상임고문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 이해찬-이재명 만찬…"'당 대표, 李밖에 더 있나' 힘 실어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재명 의원은 당 원로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고문은 이 의원에게 "지금 전당대회 나올 인물이 이재명밖에 더 있냐"며 힘을 실어줬다고 해당 자리에 배석한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또 8월 전당대회에서 현행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 지도체제'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번에 뽑는 '순수 집단 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 고문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이라면 친이재명계를 제외한 의원들 대다수가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만류하는 상황에서, '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상임고문이 이 의원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되는 겁니다. 만일 이 상임고문이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한다면, '친 이재명 대 반 이재명'으로 흐르는 당권 구도에 새로운 흐름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 이재명 출마, 당내 우려 시선 극복이 과제

민주당은 1박 2일간 진행한 의원 워크숍에서 취합한 의원들의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내부 성찰 ▲대선·지방선거 평가 ▲팬덤·계파정치 ▲향후 진로 ▲전당대회 준비 등 5가지 주제에 대한 토론 결과였습니다.

이 가운데 대선 패배와 관련해서는 "대선 때 정당과 후보자 모두 시대 가치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던 점을 성찰해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지적했고,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대해서는 "대선 패배 후 책임지지 않는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국회의원과 당직자가 같이 반성하고 책임질 부분"이라는 단서를 뒀지만, 당내 반발에도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강행했던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재선 의원 모임 등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책임론과 이로 인한 당내 갈등을 의식한 듯 이재명 의원은 가급적 전당대회가 임박해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원의 침묵은 결심이 서지 않아서가 아니라 출마 선언과 동시에 당 내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출마가 임박해질수록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 재선 의원 48명 중 34명이 사실상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등 당내엔 여전히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선 우려 섞인 시선들은 적지 않습니다.

명실공히 유력 당권 주자라 할지라도 당내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 없이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고, 설령 당선되더라도 당 쇄신 동력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용하느냐가 앞으로 남은 기간 이 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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