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뉴스9(전주) “하늘에서 복 많이 받아”…이태원 참사 유가족 합동 차례

입력 2023.01.22 (21:25)

수정 2023.01.23 (07:00)

[앵커]

오늘(22일), 모두가 행복해야 할 설날이지요.

하지만 "온 가족 함께 즐거이 보내라"는 흔한 덕담이, 사무치게 애달픈 이들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차례상을 차리고, 명절을 함께 쇠지 못하게 된 아들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딸과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었던 지난 추석이 아득해집니다.

계절은 흐르고 어김없이 돌아온 명절, 이제 엄마는 딸 영정 앞에 섰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바르게 커준 딸, 넉넉히 해준 것 없어 엄마는 못내 서글픕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제 주제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줄 알았는데, 딸 덕에 해외여행도 다녀왔어요. 항상 그렇게 엄마를 많이 챙겨주고…."]

올봄 결혼을 앞두고 딸은 참사로 스러졌습니다.

명절 연휴 하루 전, 속도 모르고 날아든 웨딩 앨범에 엄마는 억장이 또 무너집니다.

[조은하/故김수진 어머니 :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그런데 안 죽고 그거…. 결혼식 진행하고 살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전라북도에 연고를 둔 이태원 참사 희생자는 8명.

유족들은 아들딸이 좋아했던 음식 하나씩 올려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유족들이 원하는 건,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벌하는 일입니다.

어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고 없이 분향소를 찾은 걸 두고도 '도둑 조문'을 했다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문성철/故문효균 아버지 : "그렇게 왔다 가면 저희는 상처가 더 커져요. 마음이 더 아파요. 국가 공무원이 나서서 2차 가해를 하는 것밖에 안 돼요, 지금."]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는 오는 26일과 다음 달 5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수진아, 복 많이 받고 엄마 걱정하지 마. 엄마 열심히 살게."]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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