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결함 수입차 새 차로 ‘둔갑’

입력 2008.11.07 (21:54)

수정 2008.11.07 (22:01)

<앵커 멘트>
새 수입차를 구입할 때, 꼼꼼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수입차의 경우 외국에서 들어올 때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수입업체가 이를 수리해 버젓이 새차로 팔고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올 여름 수입차를 구입한 김 모씨는 최근 세차도중 보닛 색이 차체와 미세하게 다른 점을 발견했습니다.

확인 결과 보닛이 원래 회사 제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김OO(지난 6월 수입차 구매자) : "구입 차 사간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고... 너희 회사에서 샀지 우주에서 샀느냐."

정모씨도 지난해 산 수입차의 앞범퍼 일부가 도색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이 판매 업체 역시 그럴 리 없다며 잡아뗐습니다.

이 업체의 내부 자료입니다.

정씨 차량의 도색이 벗겨져 출고 전날 새로 도색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업체의 차량 관리 기록부를 보면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팔린 126대 가운데 18대가 자체 수리된 뒤 모두 새 차로 팔려나갔습니다.

업체 측은 자료를 제시하자 잘못을 시인합니다.

<녹취> 정OO(지난해 5월 수입차 구매자) : "구임 항공이냐 배냐 했더니 항공으로 온다고 했고 했냐 안 했냐. 이거야. 자료가 있으니까..."

업계에선 수입차를 부분 수리한 뒤 새 차로 파는 게 공공연한 관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입차는 배로 운반되고 육상 운송을 통해 보관 장소로 옮겨지는데 그 과정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까지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손상을 입거나 마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함들이 소비자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아무 문제 없는 새 차로 둔갑해 팔리고 있습니다.

<녹취> 수입차 판매자 : "범퍼가 제일 많이 상하거든요. 보통 30% 이상 갈아요. 저희도 마찬가지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죠. 상품을 파는 데 있어서."

소비자원에는 지난 한해만도 도장 불량 등 수입차에 대한 고발이 3백 건 넘게 접수되는 등 소비자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우(인하공전 자동차과 교수) : "선진국의 경우에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인도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서 그것을 수리했을 경우에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수입업체들은 출고 전 수리는 생산 공정의 마지막 단계로 새 차와 같은 상태로 출고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입차 판매는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늘어 지난해에만 5만 3천 대가 팔렸습니다.

현장추적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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