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부업자들이 채무자에게 빚을 받아내기 위해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빚을 받아내는 수법도 다양해졌습니다.
곽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오모 씨는 지난해 말 고민 끝에 무허가 대부업자에게 천만원을 빌렸습니다.
그러나 오 씨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자 대부업자가 색다른 제안을 했습니다.
상해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거짓으로 허리를 다쳤다며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 2월 오 씨는 보험금 천6백만 원을 타냈고, 이 돈은 고스란히 원금과 이자 명목으로 대부업자에게 건네졌습니다.
<녹취> 오OO(채무자) : "저야 뭐 손해 볼 것도 없고, 그렇게 해서 (보험 계약서에) 서명하게 됐는데, 그게 사기까지 될 줄 생각도 못 했습니다."
대부업자들은 채무자 가운데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신용불량자와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이같은 수법의 보험 사기에 동원해 보험금 8여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이들은 보험금을 더 많이 수령하기 위해 채무자 한 사람당 10개에서 최고 15개 이르는 상해보험에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보험사기에는 실적 수당을 노린 보험설계사가 가담했고, 입원 환자를 유치하려는 병원의 허술한 진료 체계도 한 몫 했습니다.
<인터뷰> 장영수(광주지방경찰청) :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병원 한 곳만 가도 되는데 같은 병명으로 여러 곳 병원을 가서 치료를 하고 그걸로 인해 보험금을 청구했기 때문에..."
경찰은 무허가 대부업자 김모 씨 등 2명에 대해 보험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채무자 24명과 보험설계사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