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한적십자사의 관리 실수로 천 8백여명분의 혈액이 폐기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게다가 폐기해야 할 이 혈액을 병원의 환자들에게 수혈까지 됐다가 적십자사가 뒤늦게 회수에 나섰습니다.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지역 적십자사 혈액원 냉장실에 있던 천8백여명분의 혈액입니다.
부산의 모든 병원이 나흘간 쓸 분량이지만, 사용금지 조치로 못쓰게 됐습니다.
지난 5일. 적십자사 직원이 전기 공사를 위해 냉장실 온도 경보장치를 끄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녹취>적십자사 부산혈액원 관계자 : "꺼놨으면 다시 알람이 울릴 수 있게 켜야 되는데. 꺼놨으니까 인지를 못한 거죠."
냉장실 안에 보관중이던 혈액이 기준 온도에서 벗어난 채 방치돼 있다가 한 시간 반만에 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혈액 가운데 400명분이 병원으로 공급됐다는 점입니다.
적십자사는 뒤늦게 혈액을 수거했지만, 이미 병원에서 수술 환자 세 명에게 수혈이 된 뒤였습니다.
<인터뷰>이대동(적십자사 부산혈액원 실장) : "저희 직원의 판단의 착오로 나가게 된 겁니다."
수혈받은 환자들에 대한 사후 조치도 허술했습니다.
<녹취>수혈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혈액원에서 연락받기를, (수혈) 스타트했다니까,다 줘도 된다고 했어요. 나는 찝찝해서 끊어버렸다고."
해당 환자들에게 이상 증세는 없었지만,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문제의 혈액과 함께 폐기했어야 할 혈소판도 이미 3백 명에게 수혈됐습니다.
혈소판은 백혈병 등 중증환자들에게 수혈하는 혈액제제여서 대한적십자사의 허술한 혈액관리로 인한 안전성 논란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