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장마철을 전후해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쥐꼬리 보상에 농민들은 피해 신고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구마밭이 뿌리를 드러낸 채 죄다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곳곳에 멧돼지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멧돼지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어 한번 지나간 밭은 이처럼 그야말로 초토화되기 일쑤입니다.
<인터뷰> 심순이(고구마 재배) : "완전히 망쳤지. 누가 봐도 다 망친 거예요. 이거는. 여기더 더 묻어봐도 뿌리가 달리지도 않고 못 써요."
옥수수밭 역시 가지가 부러진 채 드러누웠습니다.
옥수수대를 바닥에 뭉갠 뒤 열매만 골라 먹은 겁니다.
인근 밭에선 고라니가 붉은 팥의 새순을 죄다 따 먹었습니다.
이처럼 야생동물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늘어난 것은 수렵 금지로 개체수가 늘어난 데다 최근 장마철을 전후해 활동폭까지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피해를 입어도 농민들이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피해 면적이 적을 경우 아예 보상 대상에서 빠지고, 설사 보상을 받더라도 최대 5백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3년간 도내 농작물 피해액 21억여 원 가운데 보상액은 채 30%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한용수(옥수수 재배) : "일정규모 이상이 돼야 뭔가 보상이 조금, 그것도 일부 나오는 거죠. 전체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고. 농사꾼이 1년 농사를 완전히 망치는 거죠. 한번 버려버리면."
장맛철 폭우에 이은 야생동물 피해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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