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습지는 각종 새들의 번식터

입력 2011.08.29 (07:04)

<앵커 멘트>

더위가 한창인 요즘 습지에서는 각종 새들의 번식활동이 한창입니다.

생명이 태어나는 습지, 하지만, 각종 개발 앞에 습지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습지의 여름을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겉으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온갖 새들의 둥지가 숨어 있습니다.

갈대 사이에 뿔논병아리가 알을 품고 있습니다.

먼저 태어난 새끼들은 어미의 등 위로 올라가 날개 속에 숨습니다.

어미가 외출하러 날개를 털면 새끼들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논병아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위험이 다가오면 재빨리 풀로 덮어 알을 숨기고 몸을 피합니다.

덤불해오라기는 부들을 엮어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잡아온 먹이를 토해내서 새끼를 먹입니다.

10년 전 시화호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했던 갈대밭이 지금은 온갖 곤충과 물고기 그리고 새들이 서식하는 습지로 살아났습니다.

<인터뷰>최종인(안산시 지구환경과) : "쉽게 먹이를 찾을 수 있고, 쉽게 은폐할 수 있고, 사람이 간섭하지 않고 그런 조건 때문에 새들이 찾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다른 습지에서도 새들의 번식이 한창입니다.

새끼 물닭은 연잎 위를 걸어다니며 먹이를 찾습니다.

덤불해오라기의 재빠른 사냥 실력도 볼 수 있습니다.

수초와 수서곤충, 그리고 물고기 같은 다양한 생명이 풍성한 습지는 새들의 번식에 최적지입니다.

<인터뷰> 이우신(교수/서울대 산림과학부) : "갈대 같은 식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기 때문에 천적이 접근하기 힘들고 서식하는 종은 둥지를 틀기 편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찾는 450여 종의 새 가운데 2백 종가량이 습지에서 번식합니다.

습지의 포식자, 뱀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들에게 뱀보다 위험한 건 사람입니다.

습지를 매립하는 각종 개발로 번식지가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안산 갈대습지 바로 옆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도 곧 사라질 상황입니다.

저 뒤에 여의도 두 배 면적의 습지도 오는 9월부터 주택단지 개발이 시작됩니다.

사람의 욕심 앞에 지금도 습지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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