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한강의 원형, 장항습지를 가다

입력 2011.10.16 (21:47)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혹시 장항습지를 아시나요?

고라니와 말똥게 등 자연 그대로의 한강 생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고 놀라실거에요.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곳에 용태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푸른 습지가 길게 이어집니다.

길이 7킬로미터에 최대 폭이 6백 미터, 국내 최대 규모의 버드나무 군락지가 펼쳐집니다.

버드나무 아래 어디서나 말똥게를 볼 수 있습니다.

말똥게는 버드나무 잎을 먹고, 나무는 그 배설물을 흡수하는 공생관계입니다.

<인터뷰> 박평수(고양환경운동연합) : "이렇게 말똥게가 구멍을 팜으로써 버드나무 뿌리가 호흡을 할 수 있는, 통기를 원활하게 해주는, 그런 작용을 하죠."

강가 갯벌은 작은 펄콩게의 세상입니다.

구멍을 뚫고 유기물을 먹어 갯벌을 정화해 줍니다.

모래톱에는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가 떼를 지어 날아와 쉬고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 해마다 만 마리가 넘는 철새들이 여기서 겨울을 지냅니다.

군사보호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데다가 수중보 아래까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면서 다양한 먹잇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평수(고양환경운동연합) : "갯벌이 자연스럽게 보존돼 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먹잇감이 상당히 풍부하죠. 그래서 새들이 와서 먹이터로, 휴식처로..."

밀물과 썰물에 따라 물이 습지를 넘나들면서 만들어낸 갯골의 원형도 볼 수 있습니다.

대낮에도 곳곳에서 고라니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여기서만 고라니가 백 마리가 넘고 족제비와 삵도 살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생태 가치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돼 람사르 습지 등록이 추진중입니다.

이런 경관과 생태를 볼 수 있는 것은 그나마 4대 강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 한강하구가 인위적으로 막혀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단 30분, 자연 그대로 강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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