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폐업해 빚더미 차량 ‘세탁’

입력 2011.10.18 (07:03)

<앵커 멘트>

저당잡힌 차량을 정상차량으로 둔갑시켜 유통해 온 렌터카 업체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무늬만 정상차량이 되면서 남아 있던 할부금도 사라졌습니다.

김영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자동차 매매단지.

저당잡힌 차량이 정상 차량으로 탈바꿈되는 일이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자동차 매매업자(음성변조) : "큰 단지에서는 (그런 일이) 많아요. 차를 일단 싸게 팔아야되고, 손님에게 미끼를 주기 위해."

36살 박모 씨 등은 경기도의 한 렌터카 업체를 인수해 넉 달 동안 이른바 대포차 백여 대를 정상 차량인 것처럼 팔았습니다.

해당 차량들엔 대출업체에 갚아야 할 할부금이 남아있었지만 고의로 렌터카 업체를 폐업하면서 모두 사라지는 점을 노렸습니다.

자진 폐업 신고 뒤, 폐업 절차를 건너뛰고 방치하면 관청에서 차량등록을 자동으로 말소해 차량 할부금 같은 저당권도 없어지는 이른바 '불법 부활차'ㅂ니다.

남은 할부금은 차량을 담보로 대출해줬던 대출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습니다.

<녹취> 대출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 등록) 말소 돼버리면 근저당설정권자로서 효력도 없어져 구제받을 수 있는 기능이 없습니다."

이들이 이런 식으로 챙긴 돈만 13억여 원.

<녹취> 박○○(피의자/음성변조) : "(저당권) 설정이 안돼 있고 깨끗한 차면 현찰로 차를 사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현찰차랑 똑같은 거 아닙니까."

담보 잡힌 차량을 넘긴 사람들은 차도 없이 빚 독촉에 계속 쫓기게 되고, 고의 폐업한 업자 배만 불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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