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문화재 반환 이어지길

입력 2011.10.19 (07:05)

수정 2011.10.19 (07:19)

[한상덕 해설위원]



일제에 국권을 빼앗겼던 암울한 시절 약탈당한 우리 책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우리나라를 방문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들고 와 오늘 정상회담석상에서 전달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10일 발효된 ’한 일 도서 협정‘에 따라 이번에 반환되는 도서는 대례의궤 1권 1책, 왕세자 가례도감 의궤 1권 2책, 홍재전서 전체100권중 2권으로 모두 3종 5책입니다.



홍재전서는 국왕 정조의 시문과 교지 등을 엮은 문집이고 대례의궤는 1897년 10월 12일 고종이 환구단에서 대한 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과정을 정리한 것이며 왕세자 가례도감 의궤는 순종의 왕세자 시절 결혼식 과정을 그림으로 풀어 담아낸 것입니다.



이번 일본의 도서 반환은 지난해 11월 일본 궁내청이 소장해온 조선왕실 의궤 등 우리 도서 1205책 전체를 오는 12월 10일까지 모두 반환하기로 한 한 일 양국 정부 간의 합의에 따른 것입니다.



나머지 1200 책도 예정된 기일 내에 모두 차질 없이 반환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이번 도서 반환과정에서 일본 총리가 직접 들고 와 전달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귀중한 문화재 약탈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고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갑게 받아들입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두 나라의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왔습니다. 일본은 이번 도서 반환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로서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첫 단추를 꿰었을 뿐입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이처럼 귀중한 책들이 돌아오게 된 것을 계기로 일제에 의해 약탈당하다 시피 반출돼 일본 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우리의 옛 그림과 도자기 공예품 석물 등 국보급 문화재들이 하루 속히 돌아오게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문화재청은 책이 모두 반환되면 2주 뒤에 종묘에서 고유제를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반환 완료에 맞춰 대 국민 보고회를 개최하고 두 달 뒤에는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회를 열어 일반에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선조들의 얼과 정신이 깃든 귀중한 문화적 자산을 돌려받는 우리로서는 힘이 없었던 시절, 굴욕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민족정기의 복원으로 문화 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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