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개의 기사가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하나는 6.25전쟁에서 사망한 군인의 유족에게 보훈처는 당시의 보상금 지급 규정에 따라 5,000원을 지급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또 다른 기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되어 5년간 구금되었던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병장을 귀환시키는 조건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수감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재소자 1,027명을 풀어주기로 하였습니다.
국가의 근본적 존재의의는 외적의 침략으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상당한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군인들은 외적이 침략하였을 때 목숨을 돌보지 않고 나가서 싸워야 하고, 그 대신에 국가는 그러한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을 기리고 그 가족들의 생활을 보장합니다. 미국의 경우 6.25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하여 적대국인 북한에 대한 보상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1950년 북한 공산군의 침략을 받았으나, 이를 물리치고 오늘의 경제 번영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수많은 군인과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6.25전쟁 시 한국군만 16만명 이상이 전사하거나 실종됐습니다. 과거의 한국은 가난하여 이런 희생에 대한 보훈을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보훈처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나 이제 우리는 우리의 위상에 걸맞는 보훈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평성과 규정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하지만, 또한 상황에 맞도록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재량권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와 함께 국민들도 노력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국가가 필요로 할 경우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있을 경우 이들을 진정으로 존경해주고 어려운 사정을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보훈대상자들은 국가의 보상보다 이웃의 따뜻한 눈길과 손길에 더욱 감사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쟁이나 국지도발과 같이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입니다. 부끄럽지만 우리는 그동안 국가를 위한 희생을 기릴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국가들의 예를 참고하면서 선진국의 위상에 걸맞는 보훈국가로 발돋움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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