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전 약수'로 유명한 경북 봉화군의 오전마을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보부상 추모제'를 올립니다.
5백여 년 동안 이어온 전통인데 어떤 사연이 있는지, 김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박하나마 정성을 다해 제사상을 차렸습니다.
주민들은 예의를 다해 절을 올립니다.
비석에는 11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조선 성종 시대 경상도와 강원도를 넘나들던 보부상들입니다.
<인터뷰>황영수(오전2리 이장) : "이분들이 우리 조상들에게 여기서 살 수 있도록 땅을 희사했죠."
당시 보부상들은 이곳에서 전국 최고 수질로 손꼽히는 약수터를 발견하고 터전을 이뤘다가 자신들의 토지를 주민들에게 희사했습니다.
이 토지는 6년 전 댐 공사로 물에 잠겨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순 없지만 주민들은 보상금을 마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했습니다.
후손들도 은혜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신종원(前이장) : "당장 필요하다고 다 써버리면 보이는 게 없으니까 잊어버릴 수 있지."
백 가구가 채 되지 않는 조그만 산골마을에서 5백여 년을 잇고 있는 '보부상 추모제'.
대를 이어 은혜를 잊지 않는 이 소박한 행사가 인정이 메마른 요즘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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