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7500개 품목의 약값을 내리겠다는 보건복지부 발표에 제약업계가 심하게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7500개 품목의 약값을 내리면 1조 7천억 원의 약값이 절감돼 건보재정에 반영됩니다. 당연히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복지부가 약값 인하를 강행한 것은 현재 처방약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복제약값을 제약 회사들이 부풀려 그 차액을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있어 내릴 여지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약값을 내리면 그만큼 리베이트 재원이 사라지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리베이트를 받는 의료진들까지 처벌을 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올해 초 시행이 됐습니다. 자격정지에 징역형 벌금형 몰수 추징까지 기능하도록 됐습니다. 얼마 전 쌍벌제 조사를 받던 의사가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도 최근까지 대학병원에서 수 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놓고 교수 의사들이 폭력까지 행사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3년 동안 5백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6곳에 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가혹한 형벌도 리베이트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베이트 규모는 어림잡아 3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리베이트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직접 리베이트를 할 수 없게 되자 광고대행사 등을 동원해 설문조사 답변에 사례를 하는 방법 등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큰 틀에서 학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지원은 허용하고 있으나 견본품 형태로 약품을 제공하는 행위 등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상탭니다.
최근 복지부는 급기야 병원과 약국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안주고 안받는다는 결의를 하면 의료수가를 올려주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리베이트는 엄연히 불법행위입니다. 의료수가가 낮아 불법행위가 이루어져 왔다면 정부가 그동안 범죄자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복지부는 수많은 이해집단의 미묘한 갈등을 조절해야 하는 고도의 정치력을 필요로 하는 조직입니다.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대증요법만을 계속 내놓다보면 둑이 무너지는 어리석음을 겪을 수 있습니다.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큰 목표를 세우고 이해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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