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 조상들은 어떤 자연재해를 가장 두려워 했을까요? 삼국시대 기록을 분석해 봤더니 '가뭄'이었습니다.
김민경 기상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제의 왕자가 농촌 들녘을 찾았습니다.
<녹취> "모든 작물은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직접 볍씨를 고르며 비가 오지 않음을 걱정합니다.
이처럼 농업을 기반으로 하던 삼국시대 때 가장 큰 재난은 '가뭄'이었습니다.
삼국사기엔 서기 300년 고구려에서 가뭄으로 인한 대규모 흉년, 또 신라에서도 가뭄으로 자녀까지 팔았다는 극한 상황이 기록돼있습니다.
기상청이 최근 삼국시대 문헌자료 속 기상재해를 분석한 결과, 가뭄이 전체의 26%로 가장 많았습니다.
가뭄은 농작물 흉작과 기근으로 이어져 국가 기반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주요 관심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뭄에 대비해 백제에선 저수지인 벽골제를 쌓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단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전영신(기상청 황사연구과장) : "가뭄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오래 나타나는데 비해 홍수는 좁은 지역에서 단시간 나타나는 현상이라, 당시 가뭄을 가장 관심있게 기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엔 3백여 건의 천문현상과 지진도 기록돼 있어 각종 현상의 주기를 분석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