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남한산성 성곽 주위에 `철제 인공 둘레길'이 만들어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해발 450미터 남한산성 서쪽 성곽.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철제빔으로 틀과 기둥을 만들고, 합판으로 바닥을 대 `인공 둘레길'을 만듭니다.
<인터뷰> 등산객 : "아니 자연경관이 자연적인게 좋은데 철조물 같은 게 있으면 아무래도..."
이 같은 둘레길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부터.
경기도는 등산객이 늘면서 성곽 주변의 토사가 유실된다며, 4백 미터 길이의 탐방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녹취> 경기도 관계자(음변): "계속 샛길이 나고, 계속 다니고 해서 성곽의 토사 유출 위험성이 있어서"
하지만, 환경단체는 문화유산인 성곽을 철제 구조물로 둘러싸는 것은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현정(성남환경운동연합 간사) :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하기를 바라면서 인공구조물을 계속 만드는 것은 모순입니다. 지금 있는 구조물도 철거해야 하지 않을까"
논란이 일자 경기도는 `철제 둘레길'의 길이를 절반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