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변호사가 돈 가로채 도주

<앵커 멘트>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등기를 대행해준다며 돈만 받아 가로챈 변호사가 재판을 받다 도주했습니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까지 발부해 검거에 나섰지만, 일주일째 행방이 묘연합니다.

상은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틉니다.

2009년 12월, 아파트로 이사온 강남희씨는 입주를 하자마자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 업무를 대신 해주겠다던 변호사가 돈만 챙기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이렇게 당하고 나서 주변사람들한테 말을 하니까 제가 바보였더라고요. 다들 변호사는 허가받은 사기꾼이다. 그걸 몰랐냐?"

피해자는 이 아파트 말고 경기도 고양의 아파트 주민들까지 모두 200여명...피해규모는 2억원을 육박합니다.

결국 주민들로부터 고소당한 주 모 변호사는 재판에 넘겨져 변호인이 아닌 피고인의 신분으로 법원에 서게 됐습니다.

주 변호사는 그러나 예정된 선고기일에 나타나지 않고 잠적했습니다. 재판부가 구속 영장을 발부해 수배를 내렸지만 아직 소재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믿고 선임한 변호사가 오히려 사기를 쳤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내가 힘이 없고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내 돈을 내고라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재판부는 주 씨를 검거하지 못하더라도 다음달 7일 선고를 내리기로 했지만, 피해자들이 금전적 피해를 회복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상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