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돌아온 용병’ 네맥 마틴의 투혼에 힘입어 ’난적’ 현대캐피탈을 꺾고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대한항공은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 농협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마틴의 맹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을 3-2(24-26, 25-14, 23-25, 32-30, 25-23)로 꺾었다.
마틴이 슬로바키아 대표팀에 불려간 사이 3연패에 빠졌던 대한항공은 모처럼 접전을 승리로 이끌어 전력을 재정비할 기회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승점 17점을 쌓아 드림식스(16점)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문성민이 부상을 털어내면서 제 전력을 드러내 최근 3연승을 달리던 현대캐피탈은 거침없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풀세트 접전을 펼치면서 승점 1점을 보태 18점으로 KEPCO(승점 17점)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꺾을 수 있었던 힘은 단연 네맥 마틴의 투혼이었다.
특히 전날 귀국해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네맥 마틴이 서브에이스로만 7득점을 올리는 등 34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또 서브에이스 수에서 현대캐피탈에 13-5로 크게 앞섰다.
현대캐피탈 주포 댈러스 수니아스도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후위·서브·블로킹 득점 각 3점 이상)을 달성하며 37득점을 올렸으나 마틴의 활약 앞에서 빛이 바랬다.
듀스 접전이 벌어진 1세트부터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에서 명암이 갈렸다.
24-24에서 수니아스는 어렵게 올라온 공을 레프트 대각선 강타로 연결해 득점한 반면 이어진 공격에서 대한항공 마틴은 라이트 공격이 블로커 위로 넘어가는 실수를 저질러 1세트를 내줬다.
반격에 나선 대한항공은 2세트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며 초반에 13-4까지 점수를 벌려 손쉽게 흐름을 되돌렸다.
대한항공 마틴은 2세트 6-3부터 12-3까지 세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무려 7차례나 연속으로 강력한 서브를 때려 상대의 반격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마틴은 3세트에도 13-18부터 서브에이스 3개를 곁들여 6차례 연속 서브를 넣어 18-18 동점을 만드는 ’서브 쇼’를 이어갔다.
그러나 마틴은 22-22에서 두 차례 연속 공격이 코트를 벗어난 탓에 3세트 승리를 현대캐피탈에 헌납했다.
마틴은 4세트 중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 체력에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코트에 돌아오는 투혼을 보인 마틴은 30-30에서 다시 서브에이스와 라이트 강타로 2득점,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5세트에 선발 출전한 마틴은 24-23에서 오른쪽 강타로 터치아웃을 성공시켜 끝없이 이어진 듀스 접전에 종지부를 찍고 이날의 영웅이 됐다.
마틴은 경기를 마치고 "내가 없는 동안 3연패에 빠져 있었기에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슴’으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