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보이스 피싱’ 피해 막으려면?

입력 2011.11.30 (22:09)

<녹취> "여보세요! (네, 여기 경찰청 수사관인데요.)"



<앵커 멘트>



요즘 이런 전화가 오면 한번쯤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전화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수법도 점점 정교해지면서 사회 경험이 풍부하거나 금융업계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도 속아 넘어가기 일쑵니다.



먼저,억울하게 당한 피해자들 사연을 윤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초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주부 장 씨의 삶을 뒤흔들었습니다.



의심이 많던 장 씨였지만 본인과 남편의 개인정보를 술술 대며 수사 중이라는 말에 보이스피싱 올가미에 걸려들었습니다.



<녹취>장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내 정보를 다 알고 있으면 진짜 국가기관인줄 알아요."



사기단은 빼낸 금융정보로 공인인증서를 쉽게 재발급 받았고, 인터넷뱅킹을 통해 카드대출을 일으켜 장씨 계좌로 입금된 돈과 정기적금, 보통예금 등 모두 90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녹취>장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이 돈을 제가 감당할 능력이 없어요 집안이 엉망이에요, 사실 생활비도 없어요"



40대 가장인 회사원 이씨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습니다.



사기단은 카드대출금은 물론 전세값 인상분에 쓰려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받은 돈까지 6천만 원을 싹쓸이 해갔습니다.



<녹취>이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10년을 모아야 되는 돈이죠. 10년을 아끼면서 진짜 얘들한데 먹을 것 안 사주고 아끼면서 바둥바둥 모아야.."



피해자들은 본인 책임도 있지만 카드사의 허술한 대출도 문제가 많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녹취>장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어떻게 얼굴도 안보도 대출을 해주느냐.. 그 많은 돈을 할라면 대출 서류를 받고 하든지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든지..."



<앵커 멘트>



이처럼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늘면서 피해 규모 만도 3천억 원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준호 기자..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진다면서요?



<기자 멘트>



보이스피싱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5천 4백여 건, 올 10월까지만 6천 1백여 건이 발생해 벌써 지난해 피해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피해자는 3만2천여 명, 성인 1200명 가운데 1명 꼴로 피해를 당했다는 뜻입니다.



피해 금액도 매년 수백 억원으로 올해 벌써 7백억 원을 넘어섰고, 누적금액은 3천 3백억 원에 이릅니다.



과거의 보이스피싱이 어눌한 한국말에 어설픈 이유를 댔다면, 지금은 유창한 서울말씨에 기관을 사칭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피해가 줄지 않습니다.



사기범들이 주로 어떤 수법을 쓰는지 피해자 증언을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일단 은행이나 수사시관을 사칭합니다.



<녹취> "국민은행 원효로 지점인데요" "서울지검 박검사입니다."



발신번호엔 은행이나 경찰, 검찰의 실제 전화번호가 표시됩니다.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전화하기 때문에 더 속기 쉽습니다.



<녹취> "주민번호가 700101-1234567 맞죠?"



고도로 계산된 정교한 연기를 통해 사람들을 철저히 속입니다.



먼저 가짜 은행원이 전화를 겁니다.



<녹취> "홍길동 씨 통장을 갖고 어떤 사람이 돈을 찾으러 왔는데 부탁한 적 있나요? (없는데요.) 그래요? 야 저놈 잡아..저놈 잡아!! 아 지금 도망갔는데요.. 선생님 저희가 원효로 용산경찰서에다가 보호신청을 해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인터뷰>피해자 : "연기가 워낙 리얼해가지고요 제가 전혀 의심을 할 수 없었습니다. 효과음도 집어넣고..."



15분 뒤 가짜 형사가 전화를 겁니다.



<녹취> "검찰청에서 두번 출두하라고 했는데 왜 안 했어요? 이 형사, 홍길동씨랑 통화됐으니까 203호 곽검사한테 전화 걸어봐. 곽검사 계십니까? 아. 회의중이시라고요.. 저..검사님 회의중이시라는데요..검사님 회의 끝나면 바로 전화 드릴 겁니다. 잘 조사받으셔서 혐의를 푸세요."



이번엔 가짜 검사가 전화해 불법자금세탁에 연루됐다고 압박한 뒤 유선상 조사를 한다면서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요구합니다.



그리곤 카드론을 받아 피해자 계좌로 입금시킨 뒤, 불법자금이어서 국고계좌로 환수해야 한다며 이체를 요구해 돈을 가로채는 것으로 사기극이 완성됩니다.



<앵커 멘트>



보이스피싱을 당해 일단 돈을 송금하고 나면 되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정민 기자가 예방법과 사후 대처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개인정보를 들먹이며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범.



일단 통화가 이뤄지면 상대방이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협박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인터뷰>보이스 피싱 피해자 : "지금 이거 선생님 이거 조사받으시면서 녹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안하면 통신 무슨 법에 해가지고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설명하면서..."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나 금융정보를 전화로 묻는 일이 결코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정보를 들먹이는 전화는 무조건 끊는 것이 최선입니다.



<인터뷰>이민수(경찰청 지능1계장) : "전화나 인터넷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전화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드시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보는게 필요합니다."



엉겁결에 송금을 해버렸다면 즉시 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인터뷰>조성래(금감원 실장) : "112센터로 전화를 하시면 해당 거래은행을 연결시켜 줘서 예금지급을 정지하게 됩니다. 그럼 사기범 계좌에서 돈이 인출되지 않기 때문에.."



사기범들이 돈을 찾는 것은 통상 입금 5분 이내, 사후 방지보다는 사전 예방이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