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힐러리 미 국무장관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이 모습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함께 한 사람이 바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였기 때문입니다.
미 국무장관이 동남아의 고립국가 미얀마를 찾은 것은 50년 만의 일인데요.
북한과의 관계 단절부터 요구했습니다. 먼저 워싱턴에서 최규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이 인권탄압국,미얀마 끌어안기에 나섰습니다.
고립에서 개입으로 180도 전략수정입니다.
미국은 정치범 석방과 인권탄압 중단 등 민주화 조치와 함께 가장 먼저 북한과의 관계단절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과의 밀월관계를 청산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클린턴(미 국무장관) : "미얀마가 실질적 조치를 취하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로 호응할 것입니다."
중국 견제를 선언한 미국은 개발원조 지원에 이은 경제제재 해제 등 당근을 제시하며 중국의 뒷마당, 미얀마에 성큼 발을 들여놨습니다.
2014년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 차례인 미얀마 정부는 민주화의 꽃, 아웅산 수치 면담을 허용하며 미국의 손짓에 호응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간 패권다툼에서 줄타기외교로 이득을 챙기려는 미얀마 정권에 미국이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웅산 수치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는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은 중국은 물론 폐쇄국가 북한을 압박하는 상징적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최규식입니다.
<앵커 멘트>
미국이 미얀마와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는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작전으로 보이는데요, 호주에 미군기지를 건설하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얀마까지 포섭하면, 중국은 전방위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겠죠. 베이징에서 원종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과 미얀마의 관계 개선을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심경은 편할 리 없습니다.
더구나 미얀마는 중국의 전통적 우방입니다.
미얀마마저 미국에 기울면 동남아에서 중국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불편한 속내는 드러내지 않은 채 대신 미얀마 끌어안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녹취>홍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얀마와 서방 국가들은 상호 존중의 기초에서 접촉을 강화하고 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방중한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을 시진핑 부주석이 극진히 환대하며 유대를 강조했고, 미국을 겨냥해선 미얀마 제재를 풀라며 공세를 폈습니다.
관영매체들은 더 날을 세웠습니다.
미국이 미얀마에서 중국의 지위를 무너뜨리고,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인터뷰>자칭궈(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 "아시아, 특히 중국 주변국들과 연합해 점차 늘어나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겁니다."
아시아 안보와 경제 패권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집니다.
우리도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원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