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 배추는 저렴하지만 양념류 가격은 만만치 않죠.
김장철 대목을 틈타 값싼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에 섞어 판 업체가 적발됐는데요, 단속에 걸린 것만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김형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나주의 한 고춧가루 제조공장에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국산이라고 적힌 봉지에 기계에서 분쇄된 고춧가루가 담기고, 한쪽 구석엔 국산으로 표기된 고춧가루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녹취> 고춧가루 제조업체 대표(음성변조) : "저희가 원초 자체를 이 공장에서 중국산을 사용을 안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단속반은 공장 쓰레기통에서 중국산이라고 적힌 고추포대 수 십장을 발견합니다.
<녹취> 고춧가루 제조업체 관계자 : (이게 무슨 포대인가요?) "고물상에서 가져간다고...보관할 데가 없어서..."
업체가 소유한 다른 창고에도 중국산 고추 수백 포대가 쌓여 있습니다.
실제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이 업체가 시중에 유통시킨 고춧가루 9개 제품을 사들여 분석한 결과, 국산이라고 적힌 모든 제품에서 중국산 고춧가루가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단속 반원 : "다 시료채취 했는데... 과학적인 분석 방법입니다. 이렇게 혼합으로 나왔습니다."
국내산 고추는 평균가격이 1킬로그램당 3만 원 선인 데 반해 중국산은 8천 원에 불과합니다.
국산으로 둔갑한 이 중국산 고춧가루는 싼 가격 덕택에 김치 공장에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체는 그동안 원산지를 속여 팔다, 3번이나 적발됐습니다.
처벌 수위가 약하다 보니 김장철 한 몫 잡으면 된다는 식으로 배짱 영업을 한 겁니다.
<인터뷰> 송병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 : "현재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내년부터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5천만 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김장철 대목에 양념값이 폭등하자, '가짜 국산 고춧가루'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형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