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구온난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중입니다.
지난 30년간 한반도 평균 기온은 0.7도 올랐고, 강수량은 144밀리미터 증가했습니다.
폭우와 폭설 등 기상재해까지 겹치면서 농수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의 시금치 재배단지.
수확철인데도, 시금치 잎은 누렇게 변했고, 뿌리는 썩어 버렸습니다.
<인터뷰>최태민(시금치 재배 농민): "이 논을 전부 다 갈아야 될 형편인데 올해 전부가 허탈해가지고 갈 기운이 안 나는 거야."
이렇게 작황이 나쁜 건 지난 가을에 전년보다 4배나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
계속된 비에 뿌리가 썩어 시금치가 아예 자라지 못한 겁니다.
이곳 남해군 지역에서만 시금치 재배 면적의 70% 이상이 이 같은 습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수급 차질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2010년엔 이상 고온으로 가을 배추 대란이, 지난해엔 긴 장마로 고춧값이 폭등했습니다.
온난화 영향으로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동해안의 대표 생선이던 명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박석례(서울 등촌동): "국산은 맛있기는 한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액은 매년 2조 원.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도 사상 최저인 60%로 떨어졌습니다.
정부는 기후 변동에 강한 품종 발굴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품종 개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농수산물 수급 불안은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앵커 멘트>
유통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먹거리를 찾아 해외를 누비다보니 지난해 대형마트 3개 회사가 해외에서 직접 사들인 농수산물은 5천 7백억원대로 4년새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해연 기자가 먹거리 수급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찌민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롱안.
용의 여의주를 닮았다는 과일, 용과 수확이 한창입니다.
국내 유통업체 직원이 사계절 도입이 가능한 저렴한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인근(이마트 베트남 소싱 사무소장): "고급 품질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현지 베트남에서 공급하는게 더 경쟁력 있고요."
수산물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는게 관건, 메콩강 최대인 이 새우 양식장에서 헌국인 입맛에 맞는 품종을 골라옵니다.
최근엔 물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인터뷰> 부이 민슨(베트남 새우 수출업체 팀장): "몇달전 태국에 홍수가 나서 (수산물 수급이 어려워)해외 바이어가 최근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물량확보를 위한 전담 사무소를 이 곳 베트남 현지에 속속 개설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프랑스산 돼지고기 등, 해외 산지에서 국내로 직접 들여오는 먹거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해외 먹거리 생산자들도 이런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응웬 반 호앙(빈 디엔 농수산물 도매센터 팀장): "새로운 농업 기술로 수확량과 품질을 해마다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 속에, 값싸고도 우리 식성에 맞는 해외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